'주가 1/3토막' 6년째 버티던 개미들…"유커 온다" 카지노株 들썩

김소연 기자 2023. 8. 10.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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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 카지노 복합리조트 전경. /사진 제공=파라다이스그룹


중국인 큰 손 '유커'가 돌아온다는 소식에 카지노주가 들썩이고 있다. 사드 이후 중국인 관광객이 끊기면서 시작된 카지노주 암흑기가 끝날지 관심이 커진다.

10일 오전 11시36분 GKL은 전일대비 2970원(22.50%) 뛴 1만6170원을 나타내고 있다. 롯데관광개발은 2570원(25.02%) 뛰어 1만2840원을 기록 중이고 파라다이스도 15%대 강세를 보인다.

이날 주가가 급등한 것은 중국 단체관광객이 돌아온다는 소식 덕분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중국인의 한국행 단체여행 금지 조치를 해제하고 한국인의 중국 입국 시 지문 채취를 면제할 계획이다. 이번 주 내로 한국행 단체 관광객들의 비자 발급 중단도 해제할 예정이다. 중국 정부의 한국향 단체비자 발급이 허용된다면 2020년 1월 발급 중단 이후 3년 7개월만이다.

중국의 한국향 단체비자는 2017년 3월 한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보복조치로 발급이 중단됐다. 중국인들이 단체 관광을 선호하는 터라 한때 연 800만명에 달했던 중국인 관광객 발길은 뚝 끊겼다. 코로나 팬데믹이 덮치기 2년 전부터 중국인 관광객이 끊긴 탓에 중국인 특수를 봤던 업종들은 모조리 피해를 봤고, 특히 내국인 관광객이 허용되지 않는 탓에 외국인 전용 카지노 기업들은 주가 타격이 컸다.

이들 주가는 2017년을 최고점으로 내리 하락세를 보였다. GKL의 전날 주가는 1만3200원으로 2017년 최고가(3만4150원) 대비 약 3분의 1토막이 나 있는 상태였다. 파라다이스도 2017년 최고가(2만8000원) 대비 전일(1만4450원) 기준반토막 상태였다. 실적은 점차 회복됐지만, 중국인의 공백에 투자심리 개선이 이뤄지지 않은 탓이다.

= 2017년 한국을 찾은 유커들 /뉴스1


금한령 직후에는 금세 중국과의 관계가 개선돼 중국인 큰 손들이 돌아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번지면서 중국인 관광객 공백은 6년 가량 지속됐다. 공백기 동안 카지노들은 뼈를 깎는 변화를 이뤘다. 중국인의 부재를 일본인 VIP로 메꾸고, 비용 절감 등으로 체질을 개선했다. 덕분에 현재 카지노주 실적은 코로나19 이전의 90% 수준으로 회복됐다.

롯데관광개발은 지난 7월 역대급 실적을 발표했다. 중국인 관광객은 없었지만 제주도를 찾는 외국인이 늘어난 덕분이었다. 제주도 드림타워 복합리조트내 위치한 외국인 전용 드림타워 카지노는 2021년 7월 개장 후 줄곧 입장객 수가 월평균 5000여명이었던 것에서 현재는 약 2만3000명까지 늘어났다. 덕분에 7월 카지노 매출액은 20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7% 뛰었다. 특히 카지노 테이블 드롭액(고객이 칩 구입에 쓴 금액)은 7월 1303억원에 달해 전년 동월 대비 430% 급증했다.

이날 2분기 실적을 발표한 파라다이스도 시장의 높아진 기대치에 부합한 호실적을 내놨다. 파라다이스의 2분기 연결 매출액은 275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2%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549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파라다이스는 2분기 깜짝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지난 7월 300억원이었던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최근 500억원대로 높아졌는데, 이를 달성했다. GKL 역시 2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09% 증가한 1002억원,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해 110억원을 기록했다.

중국인 없이도 호실적을 달성한 카지노주들에 마지막 퍼즐까지 맞춰진 셈이다. 증권업계도 올해 카지노 업황을 낙관한다.

이화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시장 기대 대비 더딘 방문객 수 회복 속도 탓에 사업자 전반의 주가가 지지부진했다"며 "코로나19 이전 대비 늘어난 영업시간 및 테이블 수에 따른 외형 성장을 아직 누려보지 못했기에, 추가적인 실적 업사이드가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도 "하반기에는 국내 외국인 입국자 수 증가, 일본/동남아 등 새로운 VIP 고객 등장에 이어 중국 VIP 마케팅 재개 효과를 기대해볼 만 하다"며 "상반기보다 하반기가, 올해보다는 내년이 더 기대된다"고 밝혔다.

김소연 기자 nicks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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