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현장] "2002 월드컵 한국전, 내가 뛰었으면 이겼다"...'이탈리아 레전드'들의 재치 속 쓰라린 기억
[마이데일리 = 여의도 최병진 기자] 이탈리아 레전드들에게도 ‘2002년’의 기억은 여전히 쓰렸다.
‘세계 축구 레전드’ 호나우지뉴(43·브라질), 마르코 마테라치(49), 파비오 칸나바로(49·이탈리아)는 라싱시티그룹과 여행전문회사 트래블링이 주관하는 행사를 위해 한국을 찾았다.
지난 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세 명은 12일까지 한국에 머물며 팬미팅, 예능 프로그램 출연 등 다양한 스케쥴을 소화할 예정이다.
호나우지뉴는 ‘외계인’이라는 별명으로 화려한 드리블과 개인기를 자랑한 선수다. 2002 한일월드컵에서는 브라질 대표팀을 이끌며 우승을 차지했다.
마테라치와 칸나바로는 이탈리아 수비의 레전드다. 마테라치는 인터밀란에서 뛰며 2009-10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트로피를 들어 올렸고 칸나바로는 센터백으로는 유일하게 발롱도르를 수상한 인물이다. 은퇴 후에는 광저우 헝다(중국), 중국 축구 대표팀을 이끌기도 했다.
두 선수는 2002년 한일 월드컵에 대한 기억을 가지고 있었다. 한국과 이탈리아는 당시 월드컵 16강에서 맞대결을 펼쳤다. 이탈리아는 크리스티안 비에리의 선제골로 리드를 잡았으나 후만 막판 설기현에게 동점골을 허용했고 연장전에서는 안정환에게 골든골을 내주며 탈락했다.
마테라치는 “한국에 이전에 왔을 때는 좋은 기억이 아니었다(웃음). 당시 우승을 차지한 호나우지뉴는 기분이 좋을 것”이라며 재치 있는 한국 입성 소감을 전했다. 마테라치는 이어 “20년 전을 떠올려 봐도 한국은 좋은 실력을 가지고 있었다. 월드컵에서도 매번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2002년 회상은 계속됐다. 마테라치는 당시 결승골을 기록한 안정환에 대해 “뛰어난 선수였지만 좋은 기억이 아니다(웃음)”라고 전했고 칸나바로는 월드컵 당시 인상적인 선수에 대해 “한국전에 뛰지 않았기 때문에 고르지 않을 것(웃음)”이라며 유쾌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한국전에 본인이 뛰었으면 경기 결과가 달라졌을 것 같냐’는 질문에 칸나바로는 웃으며 “물론이다”라고 빠른 답변을 남겼고 마테라치도 “쉬운 질문이다”라며 승리를 자신했다.
[파비오 칸나바로·마르코 마테라치·2002년 한국과 이타리아 경기. 사진 = 최병진 기자·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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