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가 이어 은행 신용등급 강등’ 국내외 영향 미미
피치, 부채한도 협상때 아닌 이달 국가 등급 강등
금융시장 충격 줄이며 금융사 시간 벌기용
글로벌 신평사 의도적 뒷북 행동 나선다 평가도
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국내 3·5·10년 등 주요 국고채 금리는 0.03% 내외 상승하며 3.7% 전후 금리를 기록했다. 전날 미국 국채 금리가 은행 신용등급 강등 등의 이슈로 하락한 것과 반대로 소폭 상승한 셈이다.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장중 1320원을 넘어서기도 했지만 1315.7원에 마감하며 추가상승이 제한되는 모습이다. 증시에서는 외국인이 매수에 나서며 코스피 1.2%, 코스닥 1.9% 등 상승했다. 미국 증시에서 금융업종이 0.9% 하락한 가운데 국내 은행주도 1% 내외로 하락하며 크게 내리지 않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무디스의 신용등급 강등 이슈 자체가 새로운 내용이 아닌데다 확산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김준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무디스의 미국 은행 대규모 등급 조정은 지난 4월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이벤트에 따른 미국 은행산업 전망 조정과 등급·전망 하향의 후속 조치”라며 “평정 근거 또한 시장에서 예상하지 못한 새로운 내용이 없었다”고 평가했다. 무디스는 자금 조달비용 상승에 따른 수익성 저하, 자본 약화 가능성, 상업용 부동산 대출 관련 위험 상승 등을 이유로 미국 은행의 신용등급을 내렸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무디스가 미국 은행시스템의 불안 요소를 다시 들추며 불안하게 만든 건 사실이지만 초대형은행까지 확산되지는 않는 걱정”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더 오르지 않더라도 높은 수준에서 오래 머무르게 되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양적긴축이 지속되면서 은행시스템에서 예금이 감소한다면 초대형은행도 수익성이 낮아질 수 있지만 당장 문제가 부각될 가능성은 낮다는 설명이다.
최근 미국 신용평가사들의 신용등급 강등이 의도적으로 시간을 벌어주기 위해 뒤늦게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제 신용평가사의 신용등급 부여 타이밍을 보면 시장이 안정을 찾은 이후에 등급 하향 조정이 단행되는 경향이 있어 보인다”며 “역설적으로 신용등급 하락 압력에 노출된 금융사는 실제 등급 행동까지 예상한 것보다 많은 시간을 벌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으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주요 신용평가사들이 SVB 파산사태 발생 당시인 지난 3월이 아니고, 미국 부채한도 협상이 한창인 지난 5월이 아닌 지금 각 미국의 은행과 국가 신용등급을 강등한 것은 시장에 주는 충격을 고려해 이뤄진 것으로 볼 수 있으며 이런 상황에서 금융사들은 충당금 적립 등의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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