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눈' 강한 비바람 퍼부으며 수도권으로…북한 넘어가도 '많은 비'(종합)
11일 잼버리 콘서트 땐 빗방울…7호 태풍 란은 15일 도쿄행
(서울=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10일 오전 9시20분쯤 경남 거제 부근 해안을 통해 상륙한 제6호 태풍 '카눈'이 본격적인 한반도 남북 관통을 시작했다. 카눈은 상륙할 때 강도가 '강'에서 '중'으로 다소 약해졌다. 속도도 느려서 더 많은 비바람이 내륙을 때리고 있다. 카눈은 북상하며 500㎜ 넘는 많은 비를 뿌리겠고, 바람도 시속 100㎞가 넘는 곳이 많겠다.
기상청에 따르면 카눈은 낮 12시쯤 대구 남남서쪽 약 50㎞ 부근 육상까지 이동하겠다. 오후 3시에는 청주 남동쪽 약 60㎞ 부근을 지나겠고, 오후 6시에는 청주 북북동쪽 약 40㎞ 부근을, 오후 9시에는 서울 동남동쪽 약 30㎞ 부근을 지나겠다. 서울과는 오후 10시쯤 가장 가까울 것으로 예보됐다.
11일 오전 0시에는 서울 북쪽 약 40㎞ 부근 육상까지 다다른다. 이 지역은 북한과 접경을 맞대고 있는 지점이다. 밤 12시 전후로 북한으로 넘어간 카눈은 11일 오전 6시 평양 남남동쪽 약 70㎞ 부근 육상까지 진출하겠다.
상륙 뒤 이동속도는 시간당 30~35㎞쯤이다. 이동속도가 느린 편에 속하는데, 이는 태풍을 이끄는 '지향류'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상륙 직전인 오전 9시 카눈의 중심 기압은 975h㎩, 최대풍속은 초속 32m(시속 115㎞)였다. 상륙하면서 세력이 다소 약해졌다. 상륙 당시 태풍 강도는 '중'으로 지붕이 날아갈 수준의 위력이다.
카눈은 앞으로 36시간 내인 11일 오후 9시쯤 신의주 남남동쪽 약 40㎞ 부근 육상에서 열대 저압부로 바뀌면서 소멸 수순을 밟겠다.
카눈은 11일 북한 쪽으로 빠져나가지만 비는 11일 오후까지 중부 지방을 중심으로 계속되겠다. 박정민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태풍 통과 뒤 후면에서 유입되는 비구름에서 비가 내리겠다. 새벽까지 일부 지역에서는 강도가 강한 비가 내릴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에는 11일 오후 3시까지 비가 내리겠고, 밤부터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될 K-POP 슈퍼 라이브(잼버리 콘서트) 때는 산발적으로 빗방울만 떨어지겠다.
11일까지 예상 강수량은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은 최대 200㎜, 강원 영동은 300㎜(많은 곳 500㎜ 이상) 강원 영서 200㎜, 충청 200㎜, 전북 200㎜, 광주·전남 150㎜(많은 곳 전남 동부 200㎜ 이상) 경상권 200㎜(많은 곳 경상서부 내륙, 경상 해안 300㎜ 이상) 울릉도·독도 80㎜, 제주 40㎜다.
강원 영동과 경상권 해안, 경상 서부 내륙에는 시간당 60~80㎜(강원 영동 많은 곳은 100㎜ 이상) 전라 동부에는 시간당 40~60㎜, 그 밖의 지역에서는 시간당 30㎜ 내외의 집중호우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
지역별로 강한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되는 시각은 전남 남부와 경상권 남부, 경남권은 10일 오전까지, 전남권 북부와 전북 동부, 충남 남동 내륙, 충북 중·남부, 경북 북부는 10일 낮까지, 경기 남부, 강원 남부, 충남 서해안, 충남 북부 내륙, 충북 북부, 전북 서부는 10일 오후까지, 수도권 북부와 강원 중·북부는 10일 오후까지다.
카눈이 지나가는 동안 바람이 계속 강하게 불겠다. 최대 순간 풍속이 전남 동부 남해안과 경상권 해안에는 시속 144㎞(초속 40m) 내외, 강원 영동과 경상권 내륙, 전라권(전남 동부 남해안 제외), 충남 서해안, 제주도에는 시속 90~125㎞(초속 25~35m) 인천과 경기 서해안, 경기 남부 내륙, 강원 영서, 충청 내륙에는 시속 70~110㎞(초속 20~30m), 서울과 경기 북부 내륙은 시속 55~90㎞(초속 15~25m)로 바람이 매우 강하게 불겠다.
카눈은 벌써 많은 비를 뿌렸고, 바람도 강하게 불고 있다. 9일부터 10일 오전 10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양산 328.5㎜, 북창원 326.5㎜, 제주 서귀포 284.5㎜(한라산 남벽),울주 275.5㎜, 경주(토함산) 263.0㎜ 등이다.
최대 순간풍속은 부산(가덕도) 시속 126㎞(초속 23.9m) 통영 매물도 시속 123㎞, 거제 시속 108㎞, 여수(간여암) 시속 105㎞, 제주(고산) 시속 93㎞ 등이다.
태풍이 지나간 뒤에는 토요일인 12일부터 동아시아 기압계가 재편되겠다. 북태평양 고기압의 확장 정도에 따라 폭염이 다시 찾아올지, 이번처럼 태풍이 유입되기 좋은 '태풍의 길'이 만들어질지는 이후에나 알 수 있을 전망이다.
한편 제7호 태풍 '란'(Lan)은 10일 오전 9시 기준 일본 도쿄 남남동쪽 약 1240㎞에서 시속 6㎞로 서진 중이다. 이 태풍은 광복절인 15일 오전 9시 일본 도쿄 남서쪽 약 240㎞ 부근 해상을 통해 일본 열도에 상륙할 것으로 예보된 상태다.
ac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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