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억 손실 날라"…태풍 '카눈' 영향권 든 삼성·SK 반도체 공장 '비상'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6호 태풍 '카눈'이 한반도를 관통하면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전자 등 주요 전자 기업들도 비상대응체제 가동에 들어갔다. 특히 반도체 공장은 전력이 중단될 경우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어 상황을 더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오는 11일 태풍이 한반도를 빠져나갈 때까지 비상대응체제를 유지한다.
지금까지 태풍으로 국내 반도체 공장에 문제가 생긴 사례는 거의 없지만, 전력 공급이 단 1초라도 끊기면 공정 중인 웨이퍼(반도체 기판)를 모두 폐기해야 하는 등 막대한 피해가 발생한다는 점에서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경우 2021년 한파로 정전 사태를 겪으며 공장 가동이 멈춰 대규모 손실을 입은 바 있다. 당시 삼성전자는 컨콜을 통해 "총 7만1천 장의 반도체 웨이퍼 생산 차질이 발생했으며 피해 규모는 3천억∼4천억원 정도"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TSMC는 지난달 태풍에 대비해 대만에 위치한 모든 반도체 공장을 대상으로 24시간 대응 비상체계를 유지해 눈길을 끌었다. 삼성전자도 매년 여름마다 태풍이 오는 만큼 팹 주변을 둘러 싸는 방식으로 방풍림을 심어 강풍에 대비하고 있다. 이 방풍림은 외부에서 유입되는 먼지와 바람을 1차로 걸러주는 역할도 한다.
삼성전자는 무정전전원공급장치(UPS)로 정전 또는 화재 시 전원 공급이 끊어져도 팹 가동을 원활히 해주는 설비 점검도 마쳤다. UPS는 평소 전력을 저장해 두었다가 전원을 공급해 안정적으로 팹이 운영되도록 하는 장치다.
또 삼성전자는 이번 태풍에 대비해 배수로·우수로 등 침수대비 시설을 정비하고 지하시설물 등 현장 점검도 진행했다. 안전 사고 예방을 위해 현재 진행 중인 건설공사 역시 중단한 상태다.
SK하이닉스는 잠재 위험에 신속히 대응하는 '비상 대응 시스템' 가동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일단 팹 가동을 위해 전력을 공급하는 변전소 두 곳은 각각 다른 곳에서 전기를 공급 받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다. 또 태풍 등 자연재해나 사고에 따라 외부에서 전기 공급에 차질이 생겨도 팹에 공급하는 전류·전력에 문제가 없도록 장비 특성에 맞게 맞춤형 전원공급 시스템을 작동한다.
SK하이닉스는 빛을 통해 웨이퍼에 회로를 그려 넣는 포토 장비나, 반도체 칩 문제를 측정하는 MI장비 등 지진과 강풍으로 인한 진동에 민감한 장비들은 이를 경감시키는 '제진대'라는 받침대에 설치하고 있다.
다만 SK하이닉스는 지난 9일 오후 4시 9분부터 청주 사업장에 위치한 M11과 M15 등 공장이 순간 전압 강하가 발생해 몇 초간 생산 라인 가동이 멈춰서 가슴을 쓸어내렸다. 피해는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이번 태풍과 관련해 직원들에게 안전 수칙을 재차 강조했다. 사내 공지를 통해 야외 작업을 최소화하고, 악천후가 발생할 경우 즉시 작업을 중지하고 보고하도록 했다. 태풍으로 출퇴근이 어려운 경우 유연근무제 적극 활용하라는 내용도 담겼다.
부산 등에 사업장을 둔 삼성전기도 현수막과 옥외간판 등 구조물에 대한 점검을 강화하고 배수로, 배수구 등의 사전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또 정전 대비 비상발전기 등 예비 시설을 확인하는 등 안전대책 강화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LG전자는 최소한의 비상대기 인원을 제외하고 이날 0시부터 낮 12시까지 경남 창원에 위치한 LG스마트파크 생산라인 출입을 금지시켰다. 창원사업장에 근무하는 사무직 직원의 경우 재택근무를 실시하며 통근버스도 운영하지 않기로 했다.
다행히 창원사업장 하계휴가 기간으로, 생산 물량 등에는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 이날 정오를 기준으로 창원시가 태풍 영향권에서 벗어날 예정인데, LG전자 사업장에는 별다른 피해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LG전자 구미, 평택 등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임직원들도 이날 조직책임자 재량에 따라 원격근무를 실시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사업장 내 구조물 고정, 보강, 해제 등 작업을 통해 강풍에 대비한 조치를 완료했다"며 "우수관 및 배수로 점검과 각종 출입구와 창문 잠금조치를 시행하는 등 사전 준비에 만반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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