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좌파, ‘자유’없는 민주주의 환상 빠져”

김유진 기자 2023. 8. 10.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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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를 휩쓰는 포퓰리즘의 광풍, 좌·우파 전체주의를 막기 위해서는 자유민주주의가 최선의 '치료제'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오피니언 리더 모임인 더플랫폼 주최로 열린 '8·15 광복과 자유민주주의' 특별 세미나에서 전문가들은 민주주의 위기의 시대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의미, 한국 자유민주주의의 발전 방향을 정확히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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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플랫폼 ‘8·15 광복’ 세미나
“비자유적 민주주의가 자유 공격
포퓰리즘·전체주의 전세계 확산”
“정치 양극화만큼 저질화도 심각
중대선거구제·결선투표제 도입”
尹, 국기에 대한 경례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8·15 광복절을 앞두고 열린 독립유공자 및 유족 초청 오찬에 부인 김건희 여사와 함께 참석해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를 휩쓰는 포퓰리즘의 광풍, 좌·우파 전체주의를 막기 위해서는 자유민주주의가 최선의 ‘치료제’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오피니언 리더 모임인 더플랫폼 주최로 열린 ‘8·15 광복과 자유민주주의’ 특별 세미나에서 전문가들은 민주주의 위기의 시대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의미, 한국 자유민주주의의 발전 방향을 정확히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평중 한신대 철학과 명예교수는 10일 ‘한국 자유민주주의와 시민사회의 위기’ 발제에서 “자유주의를 적대해 온 한국 좌파, 자유주의를 왜곡해 온 한국 우파의 자유주의 전유 방식이 자유민주주의 위기를 증폭시켰다”며 “한국 좌파는 자유주의의 보편적 성취가 현대 민주주의의 실질을 구성한다는 교훈에 눈 감았다”고 지적했다. 윤 명예교수는 “오늘날 우리는 비자유주의적 민주주의가 법치주의나 삼권분립 같은 자유주의 제도를 공격해 자유민주주의 자체를 허무는 흐름을 목도하고 있다”며 “포퓰리즘적 권위주의와 전체주의의 세계적 확산이 그 증거”라고 말했다. 윤 명예교수는 한국의 좌파 진영을 향해 “‘자유주의 없는 민주주의’ 환상에 빠졌다”고 비판하며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는 현대 자유주의와 민주주의의 불가분리성을 투명하게 보여주며 자유민주주의야말로 자유주의 진화의 결실”이라고 주장했다.

박지향 서울대 명예교수는 ‘서구 자유민주주의의 역사적 전개와 과제’를 주제로 한 발제에서 “우리 헌법 제1조의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라는 선언은 단순히 정치체제를 넘어 성숙한 공화주의를 인지하고 실천하는 국민의 존재를 의미해야 한다”며 “여기서 공화주의는 개인이 사적으로 누려야 할 권리의 확보보다는 시민으로서 갖추어야 할 덕의 고양을 강조하는 정치 이데올로기”라고 덧붙였다.

박찬욱 서울대 명예교수는 ‘한국 자유민주주의 체제와 시민문화의 현 좌표’ 발제에서 “한국은 1987년 이후 35년 이상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붕괴하지 않고 지속되고 있지만 심층적으로 분석하면 박근혜 정부 시기 민주주의 퇴행이 역력했다”며 “단, 헌법이 정한 제도화된 절차대로 탄핵 심판이 진행돼 문재인 정부 초반 복원력을 보여줬지만, 문재인 정부 후반기 퇴행 징조가 농후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박 명예교수는 “문재인 정부 시기에는 정치 양극화와 제로섬 정치가 심화하고 대통령에게 권력이 집중되는 양상도 짙어졌다”면서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거대 야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과 행정부에 대해 초강수 견제 전략에 호소하면서 국정운영에서 협치는 실종되고 대통령과 행정부가 난관에 봉착했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에 대해서는 “당면한 민주주의 위기 해소를 위해 정치 양극화를 완화하고 협치가 있는 국정운영을 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토론자로 나선 이용식 문화일보 주필은 “정치의 양극화만큼 저질화도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하고, 정치적 소명과 합리적 자질을 갖춘 사람의 정치 참여를 넓힐 대책의 하나로 중대선거구제 또는 결선투표제 도입을 제안했다.

전재성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한국의 국제적 위상, 한미동맹,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위한 연대’ 발제에서 “한국은 미국 주도 자유주의 규칙 기반 질서에서 발전해왔다”며 “한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은 대미 전략과 궤를 같이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참석해 축사했다. 국제형사재판소(ICC) 소장을 지낸 송상현 더플랫폼 이사장, 김형오 전 국회의장, 김황식 전 국무총리, 이경숙 전 숙명여대 총장이 좌장을 맡아 토론을 이끌었다.

김유진 기자 klu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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