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국가, 전세계 절반도 안돼… 한국 정치문화는 D학점

조재연 기자 2023. 8. 10.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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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직면한 '자유민주주의의 위기'는 민주주의를 연구하는 국제 연구단체들이 내놓은 객관적 지표를 통해서도 확인된다.

200개에 가까운 세계 각국 가운데 자유 국가는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인구 기준으로는 5분의 1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기준으로 보면 세계 총인구 79억 명 중 20%가 자유 국가, 41%는 부분 자유 국가, 나머지 39%는 부자유 국가에서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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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자유지수 분석해보니
한국 글로벌자유점수 83점 그쳐
선도적 체제 평가받긴 역부족

세계가 직면한 ‘자유민주주의의 위기’는 민주주의를 연구하는 국제 연구단체들이 내놓은 객관적 지표를 통해서도 확인된다. 200개에 가까운 세계 각국 가운데 자유 국가는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인구 기준으로는 5분의 1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유 국가로 분류되는 한국 역시 최상위 점수는 받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국제 인권감시단체 프리덤하우스(Freedom House)가 발표하는 세계자유지수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195개국 중 자유 국가는 43%, 부분 자유 국가는 28%, 부자유 국가는 29%였다. 인구 기준으로 보면 세계 총인구 79억 명 중 20%가 자유 국가, 41%는 부분 자유 국가, 나머지 39%는 부자유 국가에서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자유 국가에 속하지만, 자유의 두 차원 모두에서 최고 점수인 1을 받지 못하고 2에 머물렀다. 100점 만점으로 환산한 글로벌 자유 점수는 83점(정치적 권리 33/40, 시민적 자유 50/60)에 그쳐, 선도적인 자유민주주의 체제라는 평가를 받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인구 100만 명 이상인 국가 중 40개국 가까이가 한국 이상의 점수를 받았다. 1973년 이래 매년 발표되는 세계자유지수는 직전 연도의 국가별 정치적 권리와 시민적 자유의 점수, 자유 지위 등을 평가한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경쟁력 분석기관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이 평가한 민주주의 지수 기준은 한층 엄격하다. EIU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세계 인구의 8%만이 완전민주주의 국가에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인 167개국 중 24개국(14.4%)이 완전민주주의 체제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한국은 24위로 8.03점을 받아 간신히 자유민주주의 국가로 평가되기는 했지만, 범주 안에서는 최하위로 결손민주주의를 겨우 면한 수준이었다. 선거 과정과 다원주의 9.58, 정치참여 7.22, 정부의 기능수행 8.57, 시민적 자유 8.53, 정치문화 6.25 순이었다. 10일 더플랫폼 세미나에서 이 같은 지표를 소개한 박찬욱 서울대 명예교수는 “대학의 학업 성적 평점에 빗대어 전체적으로 힘겹게 B 학점을 받았다고 할 수 있다”며 “선거 과정과 다원주의 차원에서는 A 학점이지만 정치문화 차원에서 상대적으로 상당히 낮은 D 학점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이어 “정치문화 차원의 낮은 점수는 정치인들의 비타협적·선악 이분법적 대립으로 정책 결정에 난관이 많고. 민주 정치와 공직자에 대한 일반 대중의 신뢰가 저하돼 있음을 말해준다”며 “이러한 정치문화는 정치적 제약을 받지 않는 강한 지도자의 통치에 대한 지지를 상승시키고 민주적 리더십보다 독재 성향을 뒷받침할 우려가 있다”고 우려했다.

조재연 기자 jaeye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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