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개월來 최대폭 늘어난 가계부채… 금리·연체율도 동시 상승

박정경 기자 2023. 8. 10.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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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부동산 시장이 살아날 조짐을 보이면서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이 22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늘어났다.

최근 대출금리가 반등하고 연체율도 오르고 있어 한국 경제의 '뇌관'으로 꼽히는 가계부채 증가에 대한 우려도 확대되고 있다.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 증가 폭은 6조 원으로 2021년 9월 6조4000억 원 이후 1년 10개월 만의 최대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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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가계대출 6조 늘어 1068조
주담대 금리 상단 7%대에 근접
연체율 상승까지 겹치며 ‘우려’

최근 들어 부동산 시장이 살아날 조짐을 보이면서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이 22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늘어났다. 최근 대출금리가 반등하고 연체율도 오르고 있어 한국 경제의 ‘뇌관’으로 꼽히는 가계부채 증가에 대한 우려도 확대되고 있다. 금융 당국은 10일 오후 가계대출 점검회의를 열고 관련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인데,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날 금융위원회와 한국은행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역대 최대 규모인 1068조1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 증가 폭은 6조 원으로 2021년 9월 6조4000억 원 이후 1년 10개월 만의 최대치다. 당시는 초저금리를 발판으로 부동산과 주식시장에 대출 자금이 몰렸으나, 현재는 기준금리가 연 3.5%로 올랐음에도 가계대출이 초저금리 시대에 맞먹는 수준으로 늘고 있다.

문제는 시중금리는 상승 압박과 연체율도 동시에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9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코픽스)는 연 4.08∼6.92%로 집계됐다. 미국 국채 금리 상승으로 국내 대출금리에 연동되는 은행채 금리가 상승 압력을 받아 주담대 금리 상단이 7%대에 근접한 것이다. 은행권에서는 당분간 시중금리 오름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차주들의 이자 부담이 크게 늘면서 이에 따른 연체율 상승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지난 5월 말 기준 국내 은행의 원화 대출 연체율은 0.4%로 전년 동기(0.24%)와 비교하면 0.16%포인트 상승했다.

대출·금리·연체율 동반 상승세가 뚜렷해 곳곳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나친 가계부채는 가처분소득을 줄여 소비를 감소시키고, 이는 내수 위축과 소득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만들어내 개인과 금융시스템 전반의 부실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 당국도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금융위는 이날 오후 이세훈 사무처장 주재로 ‘가계부채 관련 관계기관 점검회의’를 개최한다. 하지만 정부는 현재까지는 규제 보완 등 적극적 대책보다는 상황 관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현재 가계부채 증가세는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라며 “실물경제가 생각만큼 살아나지 않고 있다는 게 더 큰 문제라면 문제”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시각이 안일하다는 비판과 함께 금융 불균형이 확대되면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필요하다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의 지적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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