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엣 유심초[오후여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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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김광섭의 1969년 시 '저녁에'는 다양한 장르로 변주된다.
그 한 대목을 제목으로 삼은 김환기 화백의 1970년 작품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도 그중 하나다.
'저렇게 많은 별들 중에/ 별 하나가 나를 내려다본다/ 이렇게 많은 사람 중에/ 그 별 하나를 쳐다본다/ 밤이 깊을수록/ 별은 밝음 속에 사라지고' 하고 시작하는 시를 가사로, 유시형이 작사한 대목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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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김광섭의 1969년 시 ‘저녁에’는 다양한 장르로 변주된다. 그 한 대목을 제목으로 삼은 김환기 화백의 1970년 작품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도 그중 하나다. 미국 뉴욕에서 ‘전면 점화(點畵)’를 창조하던 김 화백은 서울에서 가까이 지냈던 시인이 별세했다는 잘못된 소식을 듣고, 두고 온 것들에 대한 그리움을 짙푸른 색의 작은 점을 무수히 찍어서 담아냈다. 그 제목의 노래도 있다. 1951년생인 유시형이 두 살 아래 동생 유의형과 1975년 결성한 듀엣 유심초(有心草)가 1980년에 발표했다. 이세문 작곡이다. ‘저렇게 많은 별들 중에/ 별 하나가 나를 내려다본다/ 이렇게 많은 사람 중에/ 그 별 하나를 쳐다본다/ 밤이 깊을수록/ 별은 밝음 속에 사라지고’ 하고 시작하는 시를 가사로, 유시형이 작사한 대목을 덧붙였다. ‘너를 생각하면 문득 떠오르는 꽃 한 송이/ 나는 꽃잎에 숨어서 기다리리/ 이렇게 정다운 너 하나 나 하나는/ 나비와 꽃송이 되어 다시 만나자’ 하고.
그 앨범의 또 다른 불멸의 명곡 ‘사랑이여’는 최용식 작사·작곡으로, ‘별처럼 아름다운 사랑이여/ 꿈처럼 행복했던 사랑이여/ 머물고 간 바람처럼 기약 없이 멀어져간 내 사랑아/ 한 송이 꽃으로 피어나라/ 지지 않는 사랑의 꽃으로’ 하고 시작한다. 최용식은 군 복무 중에 서세건 작사·작곡인 유심초의 데뷔곡 ‘너와의 석별’을 듣고 감명받아, 유심초에게 주고 싶은 노래로 ‘사랑이여’ 등을 만들었다. 이 밖에 남화용 작사·작곡의 ‘사랑하는 그대에게’ 등도 유심초 명곡이다.
대중음악평론가 임진모는 “유심초는 오래 활동하지 않았어도 굵직한 궤적을 남겼다. 지금 들어도 눈물 날 것 같은 소슬하면서 아린 감성, 시적인 가사는 다른 어떤 음악에서도 찾을 수 없을 만큼 각별했다”고 말한 적이 있다. 활동 당시 유심초는 작명 이유에 대해 “온통 음악으로 이뤄지고, 음악 속에서 온 마을 사람들이 평화롭게 사는 마을 ‘유심초’가 이탈리아 전설 속에 있다는 이야기를 동화에서 읽었다. 어떻게 하면 우리 주위를 동화 아닌 현실로 만들 수 있을까 하는 맹랑한 생각을 해보곤 한다”고 했다. 이제 무대에 오른 유심초를 보기는 어렵지만, ‘순수(純粹)’보다 ‘타락’이 더 두드러져 보이는 세태여서 그 노래들을 더 듣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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