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북한 ‘전쟁 준비’ 운운하는 데 개탄 금치 못해”
통일부가 10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개최에 대해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 것이 북한 당국임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적반하장식 주장을 하며 전쟁 준비, 무장장비 대량 생산을 운운하는 데 대해 개탄을 금치 못한다”고 비판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김 위원장은 전날 평양 노동당 중앙위 본부청사에서 당 중앙군사위 제8기 제7차 확대회의를 열어 군에 전투준비 태세와 각종 무장장비 대량 생산을 강조했다고 북한 공식매체들이 이날 보도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은 전쟁 준비와 무력 증강에 나서면 나설수록 보다 강력한 한·미 확장억제와 압도적 대응에 직면해 안보가 취약해질 뿐이라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며 “부족한 재화를 헛된 무력 증강이나 열병식에 투입할 게 아니라 북한 주민의 민생을 돌보는데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당 중앙군사위 회의 개최를 놓고 “이달 곧 있을 한·미 연합훈련에 대한 나름대로의 대응 아닌가 싶다”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이 남한 지도를 펴놓고 일부 지역을 손으로 가리킨 데 대해 이 당국자는 “(가리킨 지역은) 수도권과 대전 지역으로 보인다”며 “위협적 행동으로 남쪽에 메시지를 주고 싶었던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당 중앙군사위 회의에서 박수일 군 총참모장이 해임되고 리영길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총참모장에 임명됐다. 리 총참모장이 2018~2019년 총참모장을 맡았고 이후 사회안전상, 국방상 등을 역임한 이력을 감안하면 북한 군부의 통상적인 회전문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북한은 당 중앙군사위 회의에서 다음달 9일 정권 수립 75주년 기념 민간무력열병식 개최 문제를 논의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그동안 북한이 김정은 체제에서 열병식을 자주 했는데 1년에 세번 (개최)한 경우는 없었다”며 “만약 이번에 하게 되면 (올해) 세번째 하게 된다는 측면에서 과거와 (달리) 이례적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북한은 올해 2월 건군절 75주년 열병식과 지난달 전승절(한국전쟁 정전협정 체결일) 70주년 기념 열병식을 개최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민간무력열병식 개념과 관련해 “2021년 9·9절 당시 민간 및 안전무력 열병식이란 이름으로 개최한 바 있다”며 “우리로 치면 민방위인 노농적위군, 사회안전군, 소방대 같은 부대들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그러면서 “(당시) 전략적 무기 이런 건 아니고 재래식 무기를 중심으로 김정은 중심의 단결과 자력 자강을 강조하는 소규모 열병식 개념으로 추진한 바 있다”며 “(이번에도) 아마 비슷한 형태가 되지 않을까 추정한다”고 말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이 이번처럼 열병식 개최를 공식적으로 예고한 사례가 있는지 묻자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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