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태풍 '카눈' 상륙에 대응 태세에 당력 총동원
홍준표 대구시장·김태흠 충남지사 등 지자체장들도 대비
[서울=뉴시스] 정윤아 한은진 기자 = 국민의힘은 태풍 '카눈'상륙에 당력을 총동원해 대응태세 강화에 나섰다. 특히 김기현 대표는 지난 수해 당시 미국 순방 중이었던 점을 의식해 각별히 신경 쓰는 모양새다.
김기현 대표는 10일 최고위회의가 시작하자마자 태풍에 대한 주의를 당부했다.
김 대표는 "강력한 위력을 가진 6호 태풍 카눈이 우리나라에 왔다"며 "지난 7월 수일째 내렸던 폭우로 중부지방의 지반이 약화돼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중앙정부, 지방정부를 비롯한 모든 행정기관에서는 산사태 위험 지역과 강물 범람이 예상되는 지역 등 안전 취약지대를 꼼꼼하게 살펴보고 피해 예방에 총력을 다해 주실 것을 당부 드린다"며 "아울러 우리 당에서도 이미 주요 당직자를 중심으로 각 지역별로 취약지역 사전대비, 관찰강화, 유사시 대피를 위한 협조 등 대책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지시를 내렸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전날 전국 시도당에 "카눈 비상대기 및 상황파악에 만전을 기하라"는 공문을 보냈다.
공문에는 피해 예상 지역 방문 및 점검활동 적극 실시, 상습 침수지역 및 각종 공사 현장 점검 강화, 시·도 소방재난본부 및 지역 소방서 등 유관기관과 협조체계 구축, 피해발생에 따른 대피장소 파악 및 비상연락망 구축 등 내용도 담겼다.
아울러 김 대표는 사무처 당직자들에게 '비상연락체계 유지 및 음주 자제' 등 당부성 공지도 했다.
자연재난 상황에서 당직자들이 음주를 하다 구설수에 오를 일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의도다.
김 대표는 지난 8일 기상청 국가센터를 찾아 카눈 대비 상황을 점검했다.
그는 "수도권에 한해 기상청이 (호우) 재난문자를 보내는 것을 시범 운영하는데 이 부분을 조금 더 확대할 필요 있는지 적극 검토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후변화 법안의 조속한 처리도 예고했다.
국민의힘 지역구 의원들도 각 지역에 머물며 태풍 피해를 대비하고 있다. 의원들은 페이스북 등에 태풍 현황을 올리며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김태흠 충남지사·김진태 강원지사 등 국민의힘 소속 지자체장들도 대비태세를 갖췄다.
국민의힘이 태풍 카눈 대비에 집중하는 것은 지난달 경북, 충북, 충남을 덮친 수해 때 각종 논란에 시달렸기 때문으로 보인다.
당시 수해로 충북 청주 오송읍의 궁평지하차도에서 14명의 사망자가 나오는 등 막대한 피해가 생겼다. 충청과 경북 등 사망자만 44명이 나오는 등 수해 피해가 심각했다.
당시 윤석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나고 있었고, 김기현 대표는 미국 출장 중이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만 지난달 16일 충청·경북 수해 피해지역을 방문해 피해 상황을 둘러보고 대책 마련에 분주히 움직였다.
김 대표는 귀국을 앞당기고 "작년 수해 피해 이후 관계당국과 관계자들이 노력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피해가 커진 것에 대해 대단히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 안팎에선 대통령이 순방 중일 때 굳이 집권 여당 대표까지 방미를 해야 했느냐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직접 수해 피해지역에 의원, 당직자들과 함께 가 복구를 도왔다. 또 고위 당정협의회에서 재난지원금과 재해복구지원금 대폭 인상, 특별재난지역 추가 선포 검토 등 수해 복구 지원 대책을 제시했다.
당 내부에선 홍준표 대구시장이 수해 골프 파문으로 당 중앙윤리위원회에서 당원권 정지 10개월 받는 등 논란이 이어졌다.
홍 시장은 당시 대구엔 비가 내리지 않았다고 설명했으나, 대처 방법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홍 시장은 카눈 북상 소식에 여름휴가를 하루 만에 반납하고 업무에 복귀했다.
국민의힘은 이날부터 비상대기에 들어갔다.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10일 최고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태풍이 상륙함에 따라 혹시 모를 인명 및 재산 피해에 대비해 각 시도당이 태풍 진행상황을 파악하는 비상대기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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