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화업계 ‘고부가가치 사업’ 승부수
中 기초소재 증설로 수익성 악화
제품확대·경쟁력 강화 ‘반전’ 모색
석유화학업계의 시황이 좀처럼 반등하지 않는 가운데 LG화학·롯데케미칼·금호석유화학 등 주요 기업이 고부가가치 사업을 통해 적극적인 위기 극복에 나서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석화 기업들은 2분기 실적 발표에서 기초소재 부문의 약세가 이어지면서 ‘실적 보릿고개’를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고부가 제품과 이차전지 등을 다루는 첨단소재 부문의 경우 흑자가 이어지면서 대조를 이뤘다. 중국이 기초소재에 대한 자급률을 계속 높이는 만큼 국내 석화업계는 신사업을 통해 반등의 기회를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롯데케미칼은 2분기 첨단소재 부문에서 영업이익 751억원을 달성했다. 전년(713억원) 동기 대비 5.3% 상승한 것으로, 같은 기간 적자 폭이 커진 기초소재 사업(-465억원 → -828억원)과 상반된 행보를 보였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고수익 지역 수출 확대, 제품 수익성 개선으로 첨단소재 영업이익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롯데케미칼 첨단소재 사업은 ‘스페셜티’라고 불리는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제품을 다룬다. 고부가합성수지(ABS), 폴리카보네이트(PC) 등이 대표 제품이다. 고기능성 소재인 ABS는 텔레비전, 라디오 같은 가전 부품에 주로 사용된다. PC는 자동차 헤드램프, 방음벽 등에 적용된다.
LG화학 역시 신사업 부문에서 선방했다. 이차전지 소재인 양극재와 반도체 소재 등을 다루는 첨단소재 부문은 2분기 영업이익 1850억원을 달성했다. LG화학의 주요 사업군(LG에너지솔루션 제외) 중에서 가장 높은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이다.
LG화학 측은 “탄소나노튜브(CNT) 등 고부가 제품에서 견조한 수익성을 이어갔다”고 설명했다. CNT는 전기, 열 전도율이 다이아몬드와 동일하면서 강도는 철강의 100배에 달하는 차세대 소재다.
석화업계에서 고부가가치 사업의 중요성은 계속 커지고 있다. 중국은 에틸렌으로 대표되는 기초소재를 중심으로 광범위한 증설을 진행하고 있다.
중국이 증설을 멈추지 않는 한 기초소재들의 수익성은 당분간 크게 반등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8일 기준 에틸렌 스프레드(에틸렌에서 원재료인 나프타 가격 제외한 값)는 t(톤)당 136.62달러에 그쳤다. 수익성 확보 마지노선으로 통하는 t당 300달러에도 한참 미치지 못한다.
주요 석화 기업들은 업황 악화 속에서도 고부가가치 사업 강화로 위기를 극복한다는 전략이다. LG화학은 5월 충남 대산에서 CNT 4공장을 착공했다. 공장이 준공되면 LG화학의 CNT 생산능력은 현재의 두 배 이상인 6100t으로 확대한다.
이차전지 소재 부문에서도 경쟁력 강화에 공을 들인다. LG화학은 올해 연산 12만t 규모의 니켈 생산능력을 2028년 47만t까지 확대한다.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 외 신규 글로벌 고객사 비중은 40%까지 끌어올릴 예정이다.
롯데케미칼은 제품군 확대을 통해 고부가 스페셜티 사업 매출을 현재 7조원대에서 18조원까지 늘릴 계획이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경우 동박 생산량을 올해 6만t에서 2028년까지 24만t까지 늘린다.
금호석유화학 역시 CNT를 미래 먹거리로 보고, 전남 순천에 신규 생산라인을 건설하고 있다. 이를 통해 CNT 연간 생산능력은 120t에서 360t까지 늘어난다.
한화솔루션과 한화토털에너지스는 최근 폴리올레핀 엘라스토머(POE) 파일럿 공장을 준공했다. 태양광 패널용 필름으로 사용되는 POE는 고무와 플라스틱 성질을 모두 가진 고부가합성수지다. 두 회사는 시험 생산을 거친 후 연산 10만t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춘 공장 건설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SK지오센트릭은 에틸렌 아크릴산(EAA) 생산 능력을 키우고 있다. 현재 중국에 EAA 글로벌 제4공장 설립을 진행 중이다. 멸균팩부터 강화유리까지 다양한 제품에 활용되는 EAA는 SK지오센트릭을 포함해 글로벌 업체 3~4곳만 생산할 수 있는 고부가 제품으로 꼽힌다.
석화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석유화학 분야에서 상당한 발전을 이뤘지만, 기초소재를 제외한 다른 제품군에서는 여전히 우리나라와 기술 격차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한영대 기자
yeongda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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