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돋보기] 기후 변화와 모기와의 전쟁

KBS 2023. 8. 10.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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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질병관리청이 지난 3일 전국에 말라리아 경보를 발령하는 등 올 여름에도 끝없는 모기와의 전쟁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오랜 시간 인류의 생명을 위협해 온 모기에 대해 현재 인류가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 알아봅니다.

신이현 한국방역협회 연구소장 연결돼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모기와의 전쟁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답변]

모기와의 전쟁은 인류의 역사와 함께해 왔다고 볼 수 있는데요.

모기는 생존과 산란을 위한 영양분을 얻기 위해 사람을 비롯해 동물들을 무차별 공격하기 때문에, 지금까지 인류는 모기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살충제가 개발되기 전까지는 자연에서 얻는 다양한 식물질의 이용과 모깃불 등으로 맞서 싸웠습니다.

이후 17세기부터 강력한 살충제가 개발되면서 모두가 모기와의 전쟁에서 곧 승리할 것이라고 여겼습니다.

그러나 모기가 살충제에 대한 저항성을 발달시켜 이를 무력화시키기 시작했고, 게다가 무분별한 살충제의 사용은 환경과 생태계를 위협하는 상황을 초래하였습니다.

살충제에 의한 모기 방제가 한계에 이르자 모기를 잡아먹는 천적을 이용한 생물학적 방법, 수컷을 불임시켜 방사하여 무정란을 산란케 하는 방법, 그리고 여러 방제방법을 효율적으로 적용하고자 하는 통합적 방법이 제안되었고, 최근에는 공생균인 Wolbachia(볼바키아)를 인공적으로 감염시켜 생리적 특성을 변화시킨 모기를 풀어놓아 모기를 방제하거나 감염병 전파능력을 잃게 하는 방법을 개발하여 시범적으로 운영하는 단계에 이르렀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모기와의 전쟁 역사를 돌이켜 보면 이러한 우리의 노력을 비웃기라도 하듯 모기는 새로운 생존전략을 세워 지금까지도 성공적으로 우리 인간을 괴롭히고 있습니다.

[앵커]

모기가 일으키는 여러 질병들이 있지 않습니까? 방역에 어느 정도 진전이 있습니까?

[답변]

말라리아, 뇌염, 뎅기열, 황열, 치쿤구니아열, 웨스트나일열, 사상충증 등 세계적으로 모기가 매개하는 질병이 여러 가지 있으나, 우리나라에는 일본뇌염, 삼일열말라리아가 토착성 질병으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감염병 중 곤충이 매개하는 질병을 퇴치하는 것이 가장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병원체가 사람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모기에서도 발육증식하고, 일본뇌염의 경우에는 자연계에 있는 다른 생물에도 병원체가 존재하여 전파경로가 복잡하고 싸워야 할 대상이 많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질병관리청을 중심으로, 보건환경연구원, 보건소 및 병원 등 감염병을 관리하는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고, 국가적으로 어느 정도 잘 관리되고 있어 이러한 질병에 크게 위협받고 있는 상태는 아닙니다.

모기를 방제하는 전략도 국가 지침을 만들어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으며 효과적 방제법을 능동적으로 적용하고 있으며 방제 관리를 위한 연구도 지속하고 있습니다.

다만, 급속한 기후변화로 인해 모기매개 질환의 증가 및 새로운 질병의 유입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보다 효율적이고 적극적인 국가적 모기 관리를 위해서는 방역협회 등 국내 방제 전문기관과의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이를 통한 신속한 감시 관리를 운영함과 동시에 교육을 통한 방제 전문인력의 지속적인 양성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앵커]

기후변화가 한국의 모기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어떻게 보십니까?

[답변]

우리나라에 서식하고 있는 모기종은 56종입니다.

이들은 각각 지역적 분포 특성을 갖고 있으며 논, 저수지, 연못, 수로, 폐타이어, 깡통 등 심지어 작은 나무구멍 등의 고인물에 유충 서식하는 독특한 특성을 갖고 있습니다.

기후 온난화가 가속되고 있는 시점에서 예측되는 모기 생태 변화에 대해 말씀드리면, 온대지역인 우리나라의 경우 기온이 올라가면 일부 북방계열의 모기종은 더 북쪽으로 서식 이동하여 분포지역이 축소되겠으나, 대부분의 종은 서식분포가 확대되고 모기의 활동기간이 길어지게 될 것입니다.

또한 그 동안 우리나라에 서식하지 않던 아열대성 모기종이 새롭게 서식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결과는 결국 모기의 병원체 보유와 흡혈빈도를 증가시켜 질병 발생 가능성을 더 높게 만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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