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자연재난에 문화유산 지킬 중장기 보호대책 마련 필요

2023. 8. 1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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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창영 광주대 방재안전학과 교수

7월 전국적으로 내린 폭우로 인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백제역사유적지구에서 공주 공산성 누각 침수, 토사 유실 등 많은 문화유산 피해가 발생하였다. 이번 폭우로 인해 전국 총 34건의 문화유산에서 피해가 발생하였다. 

유형을 살펴보면 보물 1건, 사적 19건, 천연기념물 5건, 명승 3건, 국가민속문화재 5건, 등록문화재 1건으로 집계되었다. 이러한 문화유산 피해는 단순한 문화재로서의 피해뿐만 아니라 우리의 공동체 역사와 문화를 상실하는 것을 의미한다.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기후변화로 인한 재난은 인명과 재산에 피해를 입힐 뿐만 아니라 문화유산에도 지속적으로 피해를 입히고 있다. 

세계유산센터(World Heritage Centre)는 1979년부터 2019년까지의 피해기록을 바탕으로 문화유산에 영향을 주는 기후변화 요인을 해수면 변화, 사막화, 가뭄, 홍수, 폭풍우, 기온변화, 기타 등 총 7가지로 분류하고 있다. 

이런 요인들은 문화유산에 다양한 피해를 줄 수 있다. 특히 저속의 홍수류는 오랜 기간 지속될 경우 목조 및 석조 문화유산 기반의 점토나 심층토 제거, 공동 형성, 추가적인 지반 침하를 유발할 수 있다. 

이는 석조나 목조 문화유산의 부분적, 대규모 붕괴로 이어져 엄청난 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

충북 진천군청 직원들이 지난 2017년 7월에 내린 폭우로 유실된 ‘농다리’ 교각 일부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국내에서도 기후변화와 풍수해로 인한 문화유산의 피해는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국립문화재연구원의 통계자료를 보면, 최근 20년간(2002~2020년) 풍수해로 인한 문화유산의 피해는 총 979건이었다. 

그 중 태풍으로 인한 피해가 522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그 뒤로 호우로 인한 피해가 447건, 강풍으로 인한 피해가 10건으로 나타났다. 상위 3개 지역 모두 남부지방인 것을 알 수 있다. 

문화유산 종류에 따라 일부 차이는 있지만 2000년대 후반으로 갈수록 풍수해 피해는 점차 증가하다가 2013년을 기점으로 크게 줄었고, 2010년대 후반 들어 다시 증가하는 흐름을 보였다. 이는 동아시아 지역 전반에서 확인되는 강수량 변화 양상과 유사했다. 

또한 최근 10년(2011∼2022년)간 전국 927건의 목조 문화유산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살펴보면 이 중 236건(25.4%)이 흰개미 등으로 인한 생물피해가 발생하였다. 

기후변화로 인한 문화유산의 피해유형은 다양화되고 위험성은 통계와 최근에 발생한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기후위기 시대 집중호우, 태풍, 폭염, 산불 등으로 인한 문화유산 피해는 더욱더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러한 피해가 지속됨에도 불구하고 문화유산을 보호하기 위한 국가 차원의 대책은 연속성을 가지지 못하고 있으며 단발성 대책에 그치고 있다. 

문화유산분야 기후변화 대응 연구를 살펴보면 2000년대 후반부터 2021년까지 정부중심의 연구와 일부 논문이 대부분으로 유럽과 같이 문화유산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국가들에 비해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또한 연구분야를 보더라도 IT기반의 위험평가 도구 개발에 치우쳐 있으며, 건축문화재 위험지표에 대한 과학적 이론과 모델링 방법론, 문화재 유형, 지역별 특성 등을 고려한 연구는 여전히 부족한 것을 알 수 있다.

기후변화는 단기적인 변동보다는 장기적인 변화에 대한 이해와 대응이 중요하다. 또한 문화유산은 그 특성상 한번 훼손되면 복원이 어려워 국가적, 민족적, 세계적 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상실할 수 있기 때문에, 사전 예방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우리의 역사를 대변해주는 소중한 자료로 지속가능하게 보존 및 관리하여 후손에게도 온전하게 물려줄 역사와 문화이다. 

문화유산은 이를 위해선 기후변화의 장기적인 추세와 이에 따른 문화유산의 위험도를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문제를 접근하여 대응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따라서 기후변화로 인해 발생하는 자연재난의 영향을 최소화하려면, 문화유산별 입지적, 공간적 특성을 고려한 적응기술이 개발될 수 있도록 중장기적 관점에서 종합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미리 준비해두면 근심이 될 것이 없다”라는 뜻을 가진 ‘유비무환(有備無患)’이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매년 기후변화에 대한 위험성과 위기를 언급하고 있지만 여전히 집중호우, 가뭄, 폭염, 폭설 등의 자연재난으로 인해 많은 문화유산이 반복적으로 훼손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후변화로 인한 문화유산을 보호하기 위해 선제적인 재난예측과 사전예방이 중요한 요소 중에 하나이다.

따라서 기후변화로 인한 풍수해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이 시급한 상황에서 단기적인 방재대책뿐만 아니라 과학적으로 접근하고 지속가능한 중장기 재난안전 방재대책을 선제적으로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중장기 종합대책 마련을 통해 문화유산 보호하고 민족문화를 계승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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