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물 공장의 마법…균주로 나일론 재료 만들었다

문세영 기자 2023. 8. 10.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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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일론을 친환경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방법이 개발됐다.

KAIST는 이상엽 생명화학공학과 특훈교수와 한태희 박사가 미생물 균주로 나일론을 생산하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연구팀은 미생물 균주를 이용해 역사상 가장 오래된 합성섬유인 나일론 일종인 '나일론-5'의 단량체(고분자를 만드는 재료)인 발레로락탐을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바이오매스인 포도당을 탄소원으로 사용해 발레로락탐을 생산하는 미생물 균주를 개발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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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엽 KAIST 특훈교수 연구팀
이상엽 KAIST 생명화학공학과 교수(왼쪽)와 한태희 박사. KAIST 제공.

나일론을 친환경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방법이 개발됐다. 환경오염으로 기후변화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환경친화적인 합성섬유 생산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KAIST는 이상엽 생명화학공학과 특훈교수와 한태희 박사가 미생물 균주로 나일론을 생산하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연구팀은 미생물 균주를 이용해 역사상 가장 오래된 합성섬유인 나일론 일종인 ‘나일론-5’의 단량체(고분자를 만드는 재료)인 발레로락탐을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발레로락탐을 서로 연결하면 고분자인 나일론-5를 합성할 수 있다. 나일론-5는 탄소 5개짜리 단량체로 이뤄진 고분자 물질이다. 가공성이 좋고 가벼우며 질긴 특징이 있어 의류뿐 아니라 배드민턴 라켓줄, 어망, 텐트, 기어 부품 등 산업 전반에 활용되고 있다. 

문제는 석유화학 기반으로 발레로락탐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극한의 화학적 반응이 필요하고 유해 폐기물을 생성한다는 점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발레로락탐을 친환경적이면서도 고효율적으로 생산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연구팀은 이를 위해 미생물 세포공장 개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 특훈교수는 효과적으로 미생물 균주를 개발하기 위해 미생물의 대사회로를 조작하는 기술인 ‘시스템 대사공학’을 창시했다.

연구팀은 발레로락탐을 생산하는 데 대사공학을 적용했다. 세균의 일종인 코리네박테리움에 발레로락탐을 생산 및 합성할 수 있는 대사회로를 구축한 것이다. 연구팀은 "바이오매스인 포도당을 탄소원으로 사용해 발레로락탐을 생산하는 미생물 균주를 개발했다"고 말했다. 

이 교수 연구팀은 앞서 2017년 대장균을 대사공학적으로 개량해 세계 최초로 발레로락탐을 생산하는 전략을 제시했다. 하지만 해당 전략은 낮은 생산성과 부산물 생성 등의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미생물의 발레로락탐 생산능력을 향상시켰고, 부산물 제거를 위한 시스템 대사공학 전략을 도입했다. 주요 부산물 생산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제거하고, 유전자 스크리닝을 통해 부산물이자 전구체인 5-아미노발레르산을 발레로락탐으로 전환했다. 

5-아미노발레르산을 발레로락탐으로 전환하는 유전자를 게놈 상에 여러 번 삽입하는 전략을 통해 발레로락탐 생산을 위한 대사 흐름도 강화했다. 세계 최고 농도인 76.1g/L의 발레로락탐을 고효율적으로 생산하는 데 성공한 것.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대사공학지’에 지난달 12일 발표됐다.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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