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선사장 직접챙긴 'HD현대글로벌서비스' IPO 몸값은…

나은수 2023. 8. 10.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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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선박 뜨면서 개조 선박 시장 커져
내년 코스피 상장 예정…2년전 1.7조 가치

국제해사기구(IMO)가 선박 관련 환경 규제를 강화하면서 기존 노후화된 선박을 친환경 선박으로 전환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여기에 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노후화된 LNG(액화천연가스)선박을 해상 LNG터미널 격인 FSRU(부유식 가스 저장 설비)로 활용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HD현대는 조선사 최초로 선박 AS 전문기업 HD현대글로벌서비스를 설립, 관련 시장에 뛰어 들었다. 선박개조시장이 매년 커지면서 이 회사의 실적도 꾸준히 우상향 중이다. HD현대는 내년 HD현대글로벌서비스를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시키겠다는 목표다. 

정기선 사장 직접 챙겨

HD현대글로벌서비스는 2016년 12월 현대중공업㈜(현 HD현대)의 조선, 엔진, 전기전자 사업부의 AS 부문을 현물 출자해 출범한 곳이다. 설립 초기에는 조선, 엔진 등과 관련된 보증서비스를 영위했지만 2018년 계열사 현대힘스로부터 선박연료유 공급 사업을 양수 받으며 사업 범위를 넓혔다. 현재는 미국, 네덜란드 등 5개의 해외 법인도 거느리고 있다.  

HD현대 관계자는 "HD현대글로벌서비스의 핵심 사업은 단연 선박개조사업"이라며 "자동차로 비유하면 경유차를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바꾸는 거라고 이해하면 된다"고 말했다. 

회사 설립에는 정기선 HD현대 사장의 의지가 피력됐다는 후문이다. 정 사장은 회사 설립 초기인 2017년~2021년까지 대표이사직을 지내며 회사를 직접 진두지휘했다. 현재는 현대중공업 엔진기계사업본부 부사장을 지냈던 이기동 대표이사가 이끌고 있다.

HD현대 관계자는 "정 사장이 HD현대 사장직으로 자리를 옮겼지만 지금도 여전히 HD현대글로벌서비스에 관심이 많다"며 "HD현대글로벌서비스 친환경 선박 분야에 중요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 사장이 대표이사를 지내는 동안 HD현대글로벌서비스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했다. 정 사장이 이 회사의 마지막 대표이사로 지냈던 2021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3338억원, 영업이익 1420억원을 기록했다. 2017년과 비교할 때 매출은 5.5배, 영업이익은 2.5배 커졌다. 지난해에도 매출 1조3338억원, 영업이익 1420억원을 기록하며 매년 두자릿수 영업이익률을 유지해나가고 있다. 

최근에는 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노후화된 LNG선박을 FSRU로 전환하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관련 수주에도 나서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HD현대글로벌서비스는 이르면 다음달 FSRU 개조 프로젝트 첫 수주를 따낼 것으로 예상된다. 

HD현대 관계자는 "새롭게 FSRU를 만드는 것보다 기존 선박을 개조해만드는 것이 시간, 비용 면에서 확연히 절감된다"며 "앞으로 HD현대글로비스의 새로운 먹거리 분야"라고 말했다. 

내년 IPO, 몸값 얼마일까 

HD현대글로벌서비스는 최근 이사회를 열고 IPO 계획을 확정하며 상장 주관사 선정 절차에 돌입한 상황이다. 내년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하겠다는 목표다. 아직 상장 방식이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정 사장이 최근 "친환경 분야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만큼 관련 재원 확보를 위한 신주 발행이 유력한 상황이다. 

현재 이 회사의 몸값을 정확히 추산할 순 없지만 추정은 가능하다. HD현대는 2021년 자사가 보유한 HD현대글로벌서비스 지분 38%를 미국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설립한 펀드(GLOBAL VESSEL SOLUTIONS, L.P.)에 넘겼다. 당시 지분 매각 규모가 6534억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2년 전 이 회사의 기업가치는 1조7000억원이었던 셈이다.

다만 HD현대글로벌서비스가 상장에 나설 경우, HD현대 개인주주들의 반발도 예상된다. HD현대의 HD현대글로벌서비스 지분율이 상대적으로 하락하면서 주식 가치가 희석될 수 있어서다. HD현대는 과거 HD한국조선해양(당시 한국조선해양)의 100% 자회사로 있었던 HD현대중공업(당시 현대중공업)을 상장시키면서 HD한국조선해양의 주주들의 반발을 산 바 있다. 

나은수 (curymero0311@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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