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투헬, 서로에게 빠졌다…김민재가 밝힌 뮌헨 선택 이유, 바로 투헬 감독
[포포투=김환]
김민재가 바이에른 뮌헨 이적을 선택한 결정적인 이유는 바로 토마스 투헬 감독이었다.
김민재는 독일 매체 ‘빌트’와의 인터뷰에서 뮌헨 이적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이 인터뷰에서 김민재는 “투헬 감독의 전화가 결정적이었다. 난 정말 감동했다. 투헬 감독은 나에 대해 긍정적인 이야기들을 했다. 그는 나와 내 플레이에 대해 모든 것들을 알고 있었고, 나에 대한 명확한 플랜도 갖고 있었다. 정말 상세하게 말이다. 그와의 통화는 나에게 자신감과 안정감을 줬다”라며 투헬 감독과의 통화가 뮌헨 이적에 결정타를 날렸다고 말했다.
이어 김민재는 “투헬 감독이 말하는 내 경기와 내 강점에 대한 생각들은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들과 정확하게 일치했다. 투헬 감독과의 대화 이후 뮌헨 이적을 결심했다”라고 덧붙였다.
신뢰 관계를 쌓고 있는 김민재와 투헬 감독이다. 투헬 감독은 김민재가 뮌헨에 입단한 직후부터 김민재를 믿었다. 투헬 감독은 김민재의 합류 이후 “김민재는 지난 시즌 나폴리에서 환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김민재는 중국과 튀르키예를 거쳐 나폴리에 입단한 특이한 커리어를 갖고 있지만, 이는 김민재의 퀄리티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김민재는 키가 크고 빠르며, 정말 믿음직스럽다. 김민재는 결점이 없는 시즌을 보냈다. 그는 뤼카 에르난데스의 완벽한 대체자다. 이전에도 김민재과 영상 통화로 몇 차례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하며 김민재에 대해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어 뮌헨 공식 채널에 공개된 영상에서 투헬 감독은 김민재에게 다가와 김민재를 포옹하고 볼을 쓰다듬는 등 애정을 드러내며 “너는 여기서 정말 잘할 수 있을 거야. 네가 와서 정말 행복하다. 뮌헨 생활이 마음에 들 거야. 내가 약속한다”고 말했다.
6월 초부터 한 달 동안 기초군사훈련을 받은 김민재는 컨디션과 경기 감각이 올라오지 않은 탓에 뮌헨에 합류한 이후 훈련에 집중하다 일본 투어에서 진행한 가와사키 프론탈레와의 친선경기가 되어서야 처음으로 출전했다. 김민재는 가와사키전에서 뱅자맹 파바르와 호흡을 맞추며 전반전을 소화했고, 뮌헨이 전반전을 무실점으로 넘기는 데에 기여했다.
김민재는 컨디션이 100%가 아니었음에도 자신의 장점을 확실하게 보여줬다. 전반 7분 코너킥에서 헤더로 상대의 골문을 위협한 데에 이어 전반 11분경에는 높은 위치에서 상대 공격을 끊어낸 뒤 직접 공을 몰고 곧바로 공격에 가담, 박스 왼편까지 올라가 박스 안에 있던 동료에게 컷백 패스를 내줬다. 김민재의 패스는 득점으로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뮌헨은 이 공격에서 코너킥을 얻었다. 공격 능력이라는 김민재의 장점을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
전반 29분에는 수비 미스로 상대에게 공을 내줬지만, 김민재는 빠른 속도로 복귀해 공을 끊어냈다. 김민재의 리커버리 능력이 빛났던 수비였다. 이렇듯 김민재는 컨디션이 확실하게 올라오지는 않았지만 자신의 데뷔전에서 장점들을 여러 차례 보여주며 준수한 데뷔전을 치렀다. 김민재는 45분을 소화한 뒤 우파메카노와 교체되어 나갔다. 뮌헨은 후반전 들어 터진 요시프 스타니시치의 결승골로 승리를 거뒀다.
김민재는 이어진 리버풀전에서도 선발로 출전하며 두 경기 연속 선발 출전을 기록했다. 파바르와 호흡을 맞췄던 지난 경기와는 달리 리버풀전 김민재의 파트너는 다요 우파메카노였다. 김민재는 가와사키전과 마찬가지로 왼쪽 센터백으로 출전해 팀의 수비를 책임졌다. 코디 각포에게 선제골을 허용하는 장면에서 전진 수비로 인해 뒷공간을 내주는 실수를 범했지만, 이후 모하메드 살라의 슈팅을 막아내는 등 자신의 실수를 만회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김민재는 어시스트로 실수를 완벽하게 씻어냈다. 전반 33분 전방으로 뛰어 들어가는 세르주 그나브리를 향해 정확한 롱 패스를 연결했고, 그나브리는 조엘 마팁을 제친 뒤 침착하게 마무리하며 추격골을 기록했다. 기세를 탄 뮌헨은 전반전이 종료되기 전 르로이 사네의 동점골로 균형을 맞춘 채 하프타임을 맞이했다. 김민재는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마타이스 더 리흐트와 교체되어 나갔다.
김민재의 활약에 투헬 감독도 엄지를 치켜세웠다. 투헬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팀에 월드 클래스 센터백들을 보유한 기분을 묻는 질문에 “쉬운 질문이다. 뛰어나지 않았다면 우리 팀에 올 수 없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현재 뮌헨은 김민재를 비롯해 더 리흐트, 우파메카노, 파바르라는 걸출한 센터백들을 보유하고 있다.
투헬 감독만큼 뮌헨 내에서도 김민재에 대한 기대가 상당하다. 뮌헨은 김민재 영입 발표가 나온 뒤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김민재에 대한 정보가 담긴 게시글을 올렸다. 김민재가 지난 시즌 월드 클래스 수비수로 성장하기는 했으나, 김민재와 관련된 정보가 부족한 팬들을 위한 게시글이었다.
뮌헨은 “김민재는 어떤 팀에서 뛰더라도 늘 주전으로 뛰었다. 김민재는 190cm의 신장을 보유했고, 나폴리에서 공중 경합에 강한 모습을 보여줬다. 지난 시즌 리그에서 92차례 공중 경합에서 승리했다. 수비수들 중에서는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었다. 그리고 머리로만 두 골을 넣었다”라며 김민재의 공중볼 경합 능력이 뛰어나다는 점을 설명했다.
이어 “김민재는 지난 시즌 경합 상황에서 뛰어났다. 모든 대회를 통틀어 63%의 경합 성공률을 기록 중이다. 또한 리그 35경기에서 상대의 드리블을 허용한 것은 다섯 번뿐이다”라며 김민재의 경합 성공률이 높고 상대에게 드리블 돌파를 잘 허용하지 않는다는 점도 짚었다.
또한 뮌헨은 “김민재는 수비력 외에도 빌드업 능력까지 갖춘 선수다. 김민재는 모든 대회를 통틀어 91%의 패스 성공률을 기록하고 있고, 지난 시즌 유럽 5대 리그 기준 필드 플레이어들 중 가장 많은 전진 패스(1,057회)와 세 번째로 많은 패스를 받은 선수(2,547회)였다”라며 김민재의 빌드업 능력도 언급했다.
뮌헨은 김민재에게 관심을 갖기 시작한 이후 빠르게 접근했고, 개인 합의까지 이뤄냈다. 초기에 나왔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적설에 이어 여름 이적시장이 열리자 뮌헨은 김민재 영입 경쟁에 뛰어들었고, 이후로 줄곧 선두를 지켰다. 맨유는 일찍이 김민재와 연결됐던 것에 비해 정작 영입전에서는 뮌헨을 이기지 못했다. 결국 김민재를 품은 최종 승자는 뮌헨이 됐다.
도중 김민재가 기초군사훈련을 받기 위해 한국에 들어와야 했지만, 김민재의 해외 에이전트가 꾸준히 뮌헨과 접촉하며 협상을 진행해 합의를 이끌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뮌헨은 김민재의 바이아웃 금액을 지불할 의사가 충분했고, 김민재에게는 높은 연봉을 제안해 마음을 사로잡았다.
뮌헨은 김민재 영입에 정성을 쏟았다. 김민재 영입을 빠르게 매듭짓기 위해 김민재가 훈련소에서 퇴소하는 날짜에 맞춰 구단 메디컬 팀을 한국에 파견, 한국에서 김민재의 메디컬 테스트를 진행했다. 이는 이례적인 일이었으며, 뮌헨의 행보를 본 독일 언론들도 “미친 메디컬 테스트”라는 표현을 사용할 정도였다.
이 과정에서 투헬 감독의 전화 한 통이 김민재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다. 또한 김민재도 뮌헨에 입단한 직후 투헬 감독의 마음에 든 모양새다. 독일 ‘TZ’는 “김민재는 투헬 감독의 제안을 거부한 뒤 뮌헨의 롤 모델이 됐다. 새로운 선수김민재는 뮌헨 훈련 캠프 한 가운데에 있으며, 투헬 감독의 찬사를 받았다”라며 투헬 감독이 김민재에게 찬사를 보냈다고 전했다.
이는 김민재의 태도 때문이었다. 김민재는 이달 초 기초군사훈련을 마치고 훈련소에서 나온 뒤 휴가를 즐기고 있었다. 국내에서 휴식하며 개인 시간을 보내는 중이었다. 김민재는 휴가를 더 즐기다 뮌헨의 아시아 투어 일정에 맞춰 팀에 합류할 수 있었지만, 뮌헨의 제안에도 불구하고 먼저 팀에 합류하는 것을 택했다. 게다가 김민재는 합류 직후부터 훈련에 참가했고, 이는 팀에 좋은 인상을 남길 수밖에 없었다.
‘TZ’는 “김민재는 수비의 보스가 되는 과정에서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아 했고, 아시아 투어에 합류하라는 구단의 제안을 정중하게 거절했다. 김민재는 휴가를 즐기는 것보다 전속력으로 시즌을 준비할 것이다”라며 김민재가 휴가를 즐기는 대신 조기 합류를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이렇듯 김민재는 좋은 태도, 그리고 좋은 경기력으로 투헬 감독과 동료들의 신뢰를 쌓아가고 있다. 김민재의 뮌헨 생활이 기대되는 이유다.
김환 기자 hwankim14@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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