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디의 타임캡슐] "엔터는 하이브, 뷰티는 크레이버"
(지디넷코리아=백봉삼 기자)'지디의 타임캡슐'은 기업가치 1조원을 꿈꾸는 '내일의 유니콘 기업'을 만나는 인터뷰 코너입니다. "회사의 2년 뒤를 예상해보고, 2년 뒤 다시 만나 그 때 그 다짐과 약속을 점검해보면 어떨까" 하는 취지에서 기획됐습니다. 오늘 만난 이 회사의 타임캡슐에는 어떤 것들이 담겨있을까요. 2년 뒤를 기대해주세요. [편집자주]
미래의 뷰티 업계 하이브를 꿈꾸는 기업이 있다. 바로 '스킨1004' 브랜드로 잘 알려진 크레이버(구 비투링크)다. 여느 스타트업과 마찬가지로 '죽음의 계곡'을 지나, 또 한 번의 도약을 준비하는 크레이버 이소형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지나온 2년을 더듬어 본 뒤, 다가올 2년을 그려봤다. 쉽지 않았고, 또 쉽지 않겠지만 이 대표는 올해 1·2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바탕으로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 독보적인 뷰티 기업이 되겠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이 대표에 따르면 크레이버는 K뷰티 글로벌 유통 사업으로 2014년 창업 첫 해 8억원대 매출에서 4년 만에 675억원 매출을 올리며 빠른 성장 곡선을 그렸다. 이 때만 해도 한국 뷰티 브랜드들이 중국을 중심으로 해외에서 '귀한 대접'을 받던 때여서, 자체 기술력이나 경쟁력이 우수하지 않아도 폭풍 성장이 가능했다.
그러던 2019년 이후, 중국과의 사드(THAAD) 갈등과 한한령(한국 콘텐츠 금지령) 영향으로 국내 뷰티 기업을 비롯해 가전, 게임, 자동차 등 한-중 외교 및 무역관계가 악화됐고 크레이버도 큰 어려움을 겪었다. 2021년에는 300억원에 달했던 현금 보유액이 30억원까지 급감했으며, 연 최대 100억원 규모의 매출 손실을 입었다. 순식간에 천국에서 지옥으로 떨어진 것과 같은 충격이었다. 중국이 선진화 됐고, 한국 뷰티 브랜드가 중국 시장에서 자생력을 갖추지 못한 탓이 컸다.
앞이 깜깜한 상황에서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했다. 그 때까지만 해도 전체 매출의 약 60%를 중국에 의존했던 터라 대대적인 체질 개선이 요구됐다. 기존 브랜드들을 국내외에 유통하는 사업 모델로는 한계가 있었다. 서로 머리를 맞댔지만 극적인 '묘수'란 건 없었다. 결국 직접 부딪쳐 시행착오를 겪는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다다랐다.
이소형 크레이버 대표는 “해보기 전에는 뭐가 맞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란 판단을 내렸다. 그리고 동시에 거의 10개의 프로젝트를 출시했다. 그 중에 옥석을 가렸고, 기술력 있는 뷰티 브랜드를 인수해 육성한 뒤 동남아, 미국, 유럽, 남미 등 더 넓은 시장에 유통하는 길을 택했다. 단순 화장품 유통 기업에서 '뷰티 브랜드 애그리게이터' 기업으로 사업 모델과 뱡향을 전환한 것이다. 브랜드 애그리게이터란 다수의 중소상공인 브랜드를 인수 후, 통합 운영·관리하면서 전체 규모를 빠르게 확장시키는 사업 모델을 뜻한다.
이소형 대표에 따르면 위기를 극복한 또 하나의 비결은 구성원들에게 기업 운영 전반을 투명하게 공유하는 것이었다. 회사의 어려운 상황과, 새롭게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을 숨기지 않고 임직원 모두에게 알림으로써 조직력이 흐트러지지 않게 관리했다. 그 결과 지난해 회사 매출은 585억원을 기록했고, 올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창사 이후 역대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거뒀다. 이 회사의 2분기 매출은 224억원, 영업익익 30억원이다. 중국과 타사 브랜드 매출에 의존했던 수익 구조가 다변화되고 자체 브랜드 경쟁력을 갖춘 덕분이다.
크레이버는 현재 '스킨1004'·'이데넬'·'띰' 등 5개의 스킨케어 및 색조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이 중 이데넬은 2020년 인수한 SR바이오텍이 갖고 있던 ‘알텀’이란 피부 흡수율 기술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화장품 브랜드다. 피부 진피층까지 유효 성분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기술력을 갖고 있어 향후 고연령층을 타깃으로 한 고가의 안티에이징 제품을 확대한다는 게 이소형 대표의 구상이다. 현재 젋은층 중심으로 소구되는 K뷰티 시장을 한류 음악과 드라마가 그랬던 것처럼 전 연령층에 확대시킨다는 것이 크레이버의 청사진이다.
이소형 대표는 회사 성장을 위해 함께 뛰고 있는 직원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그리고 회사가 성장하는 만큼 구성원들도 '영앤리치'가 될 수 있도록 수익과 보상을 공유할테니, 주어진 업무에 열정과 최선을 다해달라고 강조했다. 또 2년 후 크레이버의 성장을 그려보며, 성공하더라도 늘 초심을 잃지 않는 겸손한 이소형이 되자고도 스스로 다짐했다.
크레이버의 지난 2년간의 시행착오와 우여곡절 성공기, 그리고 ‘뷰티계의 하이브’를 꿈꾸는 이소형 대표의 더 많은 이야기들은 아래 동영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영상 촬영 장비 제공=Fujifilm X-S20]
백봉삼 기자(paikshow@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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