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 디즈니, 스트리밍 요금 올리고 계정공유 금지 추진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실적 부진 등으로 구조조정 중인 '콘텐츠 왕국' 디즈니가 수익성 개선을 위해 스트리밍 플랫폼 요금을 인상하고 계정 암호 공유도 금지한다.
10일(현지시간) 미국 CNBC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디즈니는 전날 주요 스트리밍 서비스 요금제의 가격을 올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디즈니의 대표 스트리밍 플랫폼인 디즈니+의 경우 광고 없는 요금제의 가격이 월 13.99달러(약 1만8천400원)로 27% 인상된다.
디즈니 계열의 또다른 플랫폼 훌루의 광고 없는 요금제 가격도 20% 오른 월 17.99달러(약 2만3천700원)로 책정됐다.
광고가 포함된 요금제의 가격은 이전과 동일하게 유지된다.
아울러 디즈니는 내년에 계정 암호 공유를 막기 위한 대책을 내놓을 방침이다.
업계 경쟁 업체인 넷플릭스는 이미 지난 5월부터 미국 시장에서 구독자들의 계정 공유 금지 조치를 도입한 상태다.
넷플릭스는 기존 계정에 같은 가구 구성원이 아닌 사람을 추가하려면 한 달에 약 7.99달러(약 1만500원)를 더 내게 했다.
디즈니도 넷플릭스와 마찬가지로 계정의 암호를 공유하는 공짜 시청자 등으로 인해 수익성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디즈니가 어떤 방법으로 계정 암호 공유를 막을지는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밥 아이거 디즈니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실적발표에서 "우리는 이미 계정 공유의 많은 부분을 모니터링할 기술적 능력을 갖추고 있다"며 관련 전략에 최우선 순위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거 CEO는 2005년부터 디즈니를 이끌며 픽사, 마블, 루카스필름, 21세기폭스 등을 인수해 회사를 콘텐츠 제국으로 키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2020년 2월 자리에서 물러났으나 후임 밥 체이펙이 실적 부진으로 조기 경질되자 지난해 11월 디즈니 수장으로 복귀, 현재 인원 감축, 비용 절감 등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그는 계정 공유 제한 조치가 가입자 증가에 미칠 영향과 관련해 "분명히 일부 영향은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추측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넷플릭스의 경우 계정 무료 공유 금지가 시작된 후 신규 가입자 수가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넷플릭스의 가입자는 올해 2분기에 전 세계에서 589만명 증가해 총 2억3천839만명이 됐다.
다만 2분기 매출액은 81억8천700만달러(약 10조8천억원)로 작년 동기보다 2.7%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83억달러)에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디즈니는 전날 지난 2분기의 스트리밍 영상 서비스 손실 규모가 5억1천200만달러(약 6천740억원)로 전년 동기 약 11억달러(약 1조4천500억원)에서 줄었다고 밝혔다.
다만, 인도를 제외한 디즈니+의 가입자는 2분기에 80만명이 늘어났지만 시장 추정치에 못 미쳤다.
특히 인도 자회사 디즈니+핫스타의 경우 세계 최고 인기 크리켓 리그인 인디언 프리미어리그(IPL)의 중계권 재확보에 실패하면서 1천250만명의 구독자가 빠져나갔다.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디즈니의 2분기 매출도 223억3천만달러(약 29조4천억원)로 시장 추정치보다 다소 밑돌았다.
전통적인 TV 부문 사업은 높은 스포츠 프로그램 제작비와 낮은 제휴 관련 수익 등으로 인해 지속 쇠퇴하는 분위기다.
케이블 TV 부문 매출은 7% 하락한 67억달러(약 8조8천200억원)를 기록했고, 영업이익도 23% 폭락한 19억달러(약 2조5천억원)에 그쳤다.
영화와 TV 등 콘텐츠 판매·라이선스 사업에서도 실사 뮤지컬 영화 '인어공주' 등 일부 대작의 실패 등으로 인해 2억4천300만달러(약 3천200억원)의 영업 손실을 봤다. 이는 작년 동기 손실 규모 2천700만달러(약 355억원)보다 크게 확대된 것이다.
이처럼 수익성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디즈니는 최근 알짜 스포츠채널인 ESPN 매각까지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스트리밍 손실과 TV 부문 쇠퇴는 디즈니에 원투펀치급 충격이라고 평가했다.
c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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