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대출 제한·실검 중단… 증권가 `테마주 광풍` 억제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 연합뉴스.

최근 이차전지와 초전도체 등 특정 종목을 중심으로 '묻지마'에 가까운 투자 광풍이 이어지자, 증권업계도 자체적인 관리에 팔을 걷고 나섰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들은 급격한 변동성을 보이는 종목에 한해 증거금률을 높이거나 고객들에게 레버리지(차입) 투자에 대한 주의를 당부하는 등 조치를 취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전날 오후 6시부터 에코프로에이치엔을 신용·대출 불가 종목으로 변경하고 증거금률을 100%로 상향했다. 지난 4일부터는 초전도체 테마주로 주가가 급등한 덕성과 신성델타테크에 대한 신용·대출을 막기도 했다. 단기 신용융자 이자율을 '0%'로 제공하고 있는 대신증권은 전날 홈페이지와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등에 공지를 띄우고 "최근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단기간에 과도한 투자자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레버리지를 활용한 투자는 주가 하락 시 손실이 확대될 수 있으니 반드시 상환능력을 고려해 투자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KB증권은 이달 2일부터 신용·대출 금리를 연 4.2%로 60일간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하지만 전날부터 포스코홀딩스·포스코퓨처엠·포스코인터내셔널 등 포스코그룹주와 에코프로비엠·엘앤에프·나노신소재 등 이차전지 주요 종목들의 신용·대출 증거금률은 기존 20~40%에서 100%로 상향 적용하고 있다. 증거금률 100%를 적용하면 1억원 한도 이내에선 신용융자거래가 가능하지만, 사흘 이내 초단기 미수거래는 제한된다.

삼성증권은 이달 초부터 자사 이용 고객들의 검색량과 매수·매도 주문이 많은 종목을 실시간으로 집계해 순위로 보여주는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실시간 매수·매도·검색 상위 종목을 보고 뇌동매매(남을 따라 하는 매매)를 일으키는 고객들을 보호하자는 취지다.

최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테마주 열기로 허위 풍문이 나도는 것과 관련해 집중 점검과 철저한 대응을 지시했다. 특히 테마주 투자 열기에 편승한 증권사들의 공격적인 신용융자 확대는 '빚투(빚을 내서 투자)'를 부추길 수 있으므로 과열되지 않도록 관리해달라고 요청했다.신하연기자 summer@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