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LPG 추진선 국제기준 최종 승인…국내 선박 건조 길 열렸다

연합뉴스 제공.

국제해사기구(IMO)에서 LPG(액화석유가스) 추진 선박의 국제기준을 최종 승인해 국내에서도 친환경 LPG 선박을 건조할 길이 열린다.

10일 대한LPG협회에 따르면 IMO 제107차 해사안전위원회에서 LPG 추진 선박 국제 기준을 최종 승인했다. 이번에 승인된 LPG 선박 안전지침은 우리나라 해양수산부가 지난 2019년 6월 화물 컨테이너 운송 전문위원회에 제안한 내용을 바탕으로 약 4년 동안 논의됐다.

LPG 추진선은 기존 선박유 대비 미세먼지와 황산화물 등 유해 배기가스의 배출량이 90% 이상 적고,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15%가량 줄어든다. 또 연료의 보관과 운송이 손쉬워 선박에 연료를 공급하는 벙커링이 편리하다.

이에 우리나라는 미세먼지와 온실가스를 대폭 줄일 수 있는 LPG를 친환경 선박용 연료로 주목해왔다. 2018년 제정된 환경친화적 선박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에서 LPG를 친환경 연료로 선정해 정책 지원이 가능했다.

이후 친환경 LPG 선박 기술개발과 실증을 위한 정부 과제의 일환으로 HD한국조선해양은 2020년부터 1MW급 '힘센엔진'의 LPG 고압연료분사장치 기술개발을 완료했다. 향후 국제기준이 적용된 친환경 LPG선박 보급이 가능하게 됐다.

해양수산부도 지난해부터 에너지 절감형 친환경 LPG 어선 개발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번 사업으로 16톤급 어장 양식장 관리선을 2025년까지 제작할 계획이다. 700마력 LPG 엔진을 탑재한 어선은 대기오염과 디젤 누출 시 해상오염 등을 방지할 수 있는 대안으로 평가된다. 실증을 거쳐 2026년부터 보급될 계획이다.

그간 국내에서는 LPG를 연료로 사용하는 선박에 대한 건조나 연료 공급에 대한 기준이 없어 선박 건조와 운항이 어려웠지만, 이번에 국제기준이 승인되면서 국내 법규 마련도 탄력을 받게 됐다. 국제기준은 향후 국내 LPG 선박 건조 기준을 제정하는데 기초로 활용될 예정이다.

최재혁 한국해양대 기관시스템공학부 교수는 "국내 등록 선박 7만여척 중 절반 이상이 선령 15년 이상의 노후 선박으로 친환경선으로의 전환이 시급하다"며 "LPG 선박에 대한 국제기준이 발효됐으니 국내 법령과 제도도 조속히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한나기자 park27@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