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늪' 가구업계, 2분기 깜짝 흑자…재택근무 끝난 덕?
신세계까사, 전 분기 대비 적자 줄여
회복 시작?…"부동산 시장 흐름 봐야"
[서울=뉴시스] 배민욱 기자 = 가구업계가 긴 불황을 끝내고 하반기 실적 반등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올해 2분기(4~6월) 실적이 다소 개선됐기 때문이다. 전년 동기 대비 완전 회복세라고 평가하기는 어렵지만 지난 1분기(1~3월)와 비교하면 반등을 이뤘다고 볼 수 있다.
그동안 가구업계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실적 부진을 거듭해왔다. 최근에는 한샘과 현대리바트가 주택시장 침체, 원자재·인건비 인상 등의 이유로 가격을 각각 3%(홈퍼니싱 부분 일부 품목), 5%(가정용 가구 일부 품목)를 인상하기도 했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샘은 부동산 침체 속 3분기 연속 적자 멈추고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한샘은 2분기 매출액 5147억9300만원, 영업이익 12억2600만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3.0%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43.2% 감소했다. 다만 지난 1분기(1~3월)와 비교하면 흑자전환했다. 당기순손실은 4억1900만원으로 적자전환(전년동기 당기순이익 9억8600만원)했다.
한샘 관계자는 "사업부문 중 B2B(기업간 거래) 사업부문이 지속적 품질개선, 건설사와 신뢰관계 형성을 통해 꾸준히 수주량을 증가시켜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며 "공급망 관리를 통한 원가 개선으로 2분기 원가율을 지난해 4분기(10~12월) 대비 1.2%p낮추는 성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현대리바트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현대리바트의 2분기 매출액은 3986억7100만원, 영업이익은 34억7600만원으로 나타났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0.7% 올랐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했다. 당기순이익은 20억800만원으로 같은 기간과 비교해 흑자 전환했다.
현대리바트 관계자는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 전환에 따른 사무·제조업 정상화로 사무용 가구 판매 호조와 빌트인 가구 공급물량 증가로 매출·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했다"고 말했다.
신세계까사는 적자폭을 줄였다. 신세계까사는 부동산 시장 침체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8.8% 감소한 551억원, 영업손실은 5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은 전년 대비(42억원) 손실 폭이 11억원 커졌다. 다만 1분기(88억원)와 비교하면 적자 폭은 줄어들었다.
가구업계는 2분기에 반등한 실적을 하반기까지 이어가기 위해 집중하고 있다.
관건은 주택 거래량 회복이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전국 부동산 주택매매거래량을 살펴보면 6월에는 5만2592건을 기록하며 24% 성장했다. 2021년 월평균 거래량과 비교해도 약 62% 수준으로 회복한 수치다. 이 같은 회복세는 7월 이후도 지속 중이다. 특히 올해 2분기 서울의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총 1만828건으로 62.1%의 성장세를 보였다.
하반기 부동산 시장이 회복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는 체질 개선과 성장 기반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주택 거래량이 회복된다면 하반기 실적은 더욱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한샘은 1년 반만에 대표이사를 교체하는 등 반등 돌파구를 찾고 있다. 한샘의 새로운 대표로 김유진 대표집행임원이 지난 1일 취임했다. 한샘의 구원투수로 등장한 김 대표는 1981년생이다. 40대 초반의 젊은 CEO(최고경영자)다.
김 대표는 취임 메시지에서 "국내 가구·인테리어 업계는 2022년 이후 시작된 부동산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한샘도 그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면서 "장기적으로 수익이 동반된 성장을 실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샘은 경기 회복 국면에 대비해 성장·수익성 개선이 가능한 사업 구조를 구축할 계획이다.
리하우스사업본부는 리모델링 '패키지 경쟁력'을 강화하고 오프라인 채널 다각화와 우수 대리점 육성 등 업황 타개를 위한 영업력을 극대화하고 있다. 홈퍼니싱사업본부는 하반기 내에 홈퍼니싱의 한샘몰 통합 작업을 진행할 예정으로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고객경험을 선사하는 옴니채널을 구현해 나갈 계획이다.
한샘 관계자는 "매출 성장을 배제한 단기 비용절감과 수익성 개선 없는 맹목적 매출 성장을 지양한다"며 "장기적으로 매출 성장과 수익성 개선이 가능한 사업 구조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리바트는 제품 고급화, 프리미엄 영업망 확대, 글로벌 아티스트 협업을 통한 브랜드 고급화, 상업용 인테리어 시장 진출 확대에 집중한다.
현대리바트는 제품군 고급화 일환으로 침대, 소파, 식탁 등 프리미엄 원목가구를 올해 하반기 선보일 계획이다. 또 백화점을 중심으로 '리바트 토탈' 신규 매장을 오픈하는 등 고객 접점을 늘리고 브랜드 고급화 전략을 추진한다.
현대리바트는 해외 디자이너와 협업해 국내에서 보기 힘들었던 독창적인 디자인의 가구도 추가로 선보인다. 디자인을 강조한 차별화된 프리미엄 가구 사업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이들은 호텔·리조트, 전시장 등 상업용 인테리어 시장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을 방침이다.
신세계까사는 마테라소, 캄포 등 대표 상품의 지속 성장과 하반기 신규 점포 운영, 신제품 출시 등으로 영업효율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신세계까사 관계자는 "상품 개발과 운영에 있어 수익성을 적극 개선하고 경기 회복 시 매출 성장의 기반을 마련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까사미아를 디자인 정체성 강화를 통한 '파워 브랜드'로 육성하고 새로운 스타일의 디자인을 반영한 신제품을 하반기 대거 출시할 예정이다. 침실 카테고리의 포트폴리오도 확대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성과가 회복의 시작이라고 보기에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부동산 시장의 흐름 등을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게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성수기 효과를 제외했을때 흑자 전환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며 "주택·아파트 거래량 회복 등이 지속되는지 지켜봐야 한다. 주택거래량이 회복되지 않는다면 가구업계 실적 개선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mkba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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