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에 가라앉은 SKC…“하반기 반등 가능성”
하반기 동박 수요 회복·말레이 공장 효과 기대
경영 여건 악화로 SKC의 올해 2분기 수익이 급감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부진으로 이차전지용 동박과 반도체 소재, 화학 부문 등 전 사업부문의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크게 줄었다.
SKC는 2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 36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SKC는 지난해 4분기부터 3개 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가게 됐다. 이 기간 매출액은 63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3% 감소했다.
사업별로는 이차전지 소재 부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 감소한 1796억원, 영업이익은 98.6% 감소한 4억원으로 집계됐다. 유럽 시장 수요 부진으로 판매량이 감소하고, 전력비 추가 인상 등 원가 부담이 늘어난 탓이다.
이에 대해 최두환 SK피유코어 대표 겸 SKC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특히 이차전지용 동박 사업의 경우 전기차 신차 출시가 줄어드는 등 계절적 비수기 영향이 있었다”며 “하반기엔 신차 출시가 예정되어 있고 연말 성수기 효과를 바라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소재 부문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820억원, 53억원으로 파악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9.5%, 15.9% 줄어든 규모다. 주요 고객사 감산에 따른 가동률 하락이 실적 부진으로 이어졌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지난해 2분기 7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던 화학 부문은 96억원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9% 감소한 3617억원을 기록했다. 글로벌 수요 회복이 지연되고 공급 경쟁이 심화한 영향이 컸다.
“이차전지·반도체·친환경 3대 축 투자 변함없어”
SKC는 실적발표 후 진행한 추가세션에서 하반기 구체적인 경영 계획을 밝혔다. 업황이 개선될 시기를 대비해 과감한 사업재편과 투자를 이어가며 주요 사업부문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SKC는 이차전지·반도체·친환경 등 3대 성장축을 설정해 원천 기술을 확보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해당 부문에 적극 투자함으로써 시황 및 가격 경쟁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동박사업 투자사 SK넥실리스가 해외 생산거점인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공장의 3분기 상업가동 개시를 목표로 고객사 인증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언급했다. 이미 주요 고객사 인증이 70% 이상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특히 해당 공장은 월등한 기술력과 업계 평균 대비 30% 이상 향상된 생산성을 갖추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재생 에너지 기반의 저렴한 전력 등 압도적인 원가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얘기다.
아울러 SK넥실리스는 신규 중장기 계약 등을 통해 연내 글로벌 주요 고객사 수를 15곳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중장기적으로는 고부가 제품 판매 비중을 58%까지 늘리고 지난해까지 절반 수준이었던 북미 및 유럽 시장 판매 비중을 90%까지 확대해 나간다는 목표다.
반도체 소재 부문은 SK엔펄스의 고객사 확대와 신규 제품군 확대로 사업 확장에 나설 예정이다. 올 3분기 내 반도체 후공정 인수를 완료해 고객사를 늘리기로 했다.
실리콘 음극재 사업 상업화도 추진한다. 연내 시범 생산을 시작하고 양산 계획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SKC는 지난 6월 코팅형 저함량 제품 사업을 위한 자회사를 설립한 후 파일럿 설비 건설을 시작한 바 있다.
증권가 “하반기 적자 행진 끊는다”
증권가는 올해 하반기 SKC의 실적 반등을 점치고 있다. 하반기부터 SKC의 주력 제품인 동박의 수급이 회복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C는 3분기 137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전년 동기와 비교했을 땐 62%가량 감소한 수치이나, 전기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할 것이란 관측은 긍정적 시그널로 평가된다.
이어 4분기엔 177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전년 동기 2094억 영업손실 대비 큰 폭의 개선이 이뤄질 것이란 게 증권가 중론이다.
김현태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하반기부터 생산성과 수익성이 국내보다 높은 말레이시아 공장이 가동되므로 이를 기점으로 실적 및 분위기 반전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상반기 중국·유럽·미국 등 주요 지역에서 전기차 판매가 꾸준히 강세를 보였고 1분기 동박 수출량이 전년 대비 17% 감소, 2분기에는 3% 감소로 감소폭을 줄였기 때문에 하반기 중 수급이 회복될 것”이라며 “하반기 가동을 시작할 말레이시아 동박 공장의 경우 전체 생산능력의 약 60%가 고객사들과의 내년 물량 협의를 완료한 것으로 추정되고 추가적인 공급 계약 등이 나올 전망이어서 동박 판매량 급증은 필연적”이라고 진단했다.
강민경 (klk707@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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