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제지가 투자한 시스피아, 사용후배터리 재사용 시장 진출
[파이낸셜뉴스] 영풍제지로부터 투자를 유치한 시스피아가 전기차 사용후배터리 재사용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
10일 시스피아 김오영 공동대표는 “올해 10월부터 개정안이 시행되는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리법」에 따라 사용후배터리를 전기저장장치(ESS) 등으로 재사용하기 위한 안전성검사제도(KC인증)가 시행될 예정”이라며 “정부가 전기차 사용후배터리를 순환자원으로 판단하고 폐기물관리법 하위법령 일부개정안을 입법예고해 ‘재사용 사업자에 대한 폐기물 재활용 시설 설치 의무’를 면제하는 등 사업 환경이 대폭 개선되고 있다”고 사업 진출 배경을 전했다.
사용후배터리 산업은 크게 재활용과 재사용으로 분류된다. 재활용(Recycle)은 사용후배터리를 원재료 수준으로 완전히 분해한 후 고가의 주요 원소재를 회수해 새로운 배터리 생산에 재투입하는 것이며, 재사용(Reuse)는 적정 수준의 배터리 성능이 남아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사용후배터리를 다시 정리하고 포장해 다른 목적의 응용 분야에서 사용하는 것이다.
재사용은 구체적으로 팩을 모듈 단위로 해체하거나 팩 그대로 성능·안전성 평가를 거쳐 새로운 배터리관리시스템(BMS)과 연결해 시스템을 제작하는 것이다. 에너지저장장치(ESS), 캠핑용 파워뱅크, 무정전 전원공급장치(UPS), 태양광 가로등, 골프 카트, 농기계 등 무수히 많은 아이템에 적용이 가능하다.
현행 기준에 따르면 사용후배터리 재사용 사업자도 재활용에 필요한 파쇄·처리 시설을 운영해야 한다. 이에 정부는 전기차 사용후배터리 재사용 사업장에 대해 운영할 필요가 없는 재활용 시설 설치 의무를 면제하는 것이라고 개정 의도를 명백히 밝혔다.
또 지난 26일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오는 10월 19일부터 시행 예정인 ‘재사용전지 안전성 검사제도’가 원활히 수행될 수 있도록 안전성 검사기관 지정을 위한 사전접수를 개시한다고 공고했으며 시스피아는 안전성 검사기관 지정을 위한 준비를 마무리하고 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 등록된 전기차는 2022년 말 현재 약 39만 대이며 그 중 2021년, 2022년에 등록된 전기차가 27만 대를 넘는다.
회사 관계자는 “대부분의 전기차는 최근에 보급된 것으로 사용후배터리 재사용 시장은 이제 시작단계에 머물러 있다”며 “현재 사용후배터리(폐배터리) 사업 분야는 배터리 제조과정에서 발생하는 불량품을 재활용하는 분야만 급성장하고 있고 재사용 분야는 초기단계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전기차 사용후배터리가 배출되는 2025년 이후에는 재사용 사업분야도 매우 중요한 이슈가 부각될 것으로 전망이다. 지구 온난화에 따른 전력망의 불안전성 등의 우려 때문이다. 즉 기상이변 등에 따른 전기저장장치에 대한 수요는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향후 전자기기 및 전기자동차의 배터리에 의해 운영될 것이기 때문에 전력 공급이 수요에 미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이수연 시스피아 공동대표는 “사용후배터리 재사용의 기술적 측면은 △사용후배터리 진단기술 △배터리팩 분리기술 △재사용배터리의 최적 운영기술 △사용후배터리 팩 제조기술 등이 있다”며 “시스피아는 성능시험 및 진단과 관련해 특허 및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고 나머지 부분은 기술력 있는 기업의 인수를 통해 빠르게 보충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영풍제지 또는 다른 전략적 투자처로부터의 추가적인 자금유치가 진행될 예정”이라며 “영풍제지가 보유한 수도권 대규모 물류센터를 적극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영풍제지는 사용후배터리 사업 추진 과정에서 최근 시스피아에 전환사채로 투자했고 향후 전환권을 행사하면 시스피아 최대주주 지위에 오르게 된다. 영풍제지는 사용후배터리 재사용은 시스피아를 통해 진행하고 재활용은 직접 운영할 것으로 알려졌다.
영풍제지는 사용후배터리 재활용 분야에 기술과 노하우가 축적된 중국 기업과 협업을 통해 대규모 투자와 함께 재활용 사업도 진행할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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