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PT 평가회의가 거부한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와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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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NPT(핵확산금지조약)에 따라 핵보유국의 지위를 가질 수 없으며 앞으로도 그럴 수 없음을 재확인한다."
오스트리아 빈 국제회의장에서 진행 중인 제11차 핵확산금지조약(NPT) 평가회의 제1차 준비위원회에서 한국과 미국, 영국 등 74개국이 10일(현지시간) 채택한 공동성명의 한 대목이다.
국제사회에서 '사실상 핵무장국'으로 평가받는 북한에 대해 '핵보유국 지위'를 가질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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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 북한 향해 '비핵화 협상' 복귀 촉구
(서울=연합뉴스) 이우탁 기자 = "북한은 NPT(핵확산금지조약)에 따라 핵보유국의 지위를 가질 수 없으며 앞으로도 그럴 수 없음을 재확인한다."
오스트리아 빈 국제회의장에서 진행 중인 제11차 핵확산금지조약(NPT) 평가회의 제1차 준비위원회에서 한국과 미국, 영국 등 74개국이 10일(현지시간) 채택한 공동성명의 한 대목이다.
국제사회에서 '사실상 핵무장국'으로 평가받는 북한에 대해 '핵보유국 지위'를 가질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한 것이다. 그렇다면 핵보유국 지위는 어떻게 획득할 수 있을까.
NPT 조약을 보면 회원국들은 '핵보유국(Nuclear Weapon States)'과 '핵무기 비보유국(Non-Nuclear Weapon States)'으로 구분된다.
'핵보유국'에 대한 정의는 조약 제9조 3항에 명시되어 있는데, 1968년 NPT 체제 출범 이전에 핵무기 개발을 완료한 국가들을 의미한다. 세계 최초로 원자탄을 개발한 미국과 소련(러시아), 영국, 프랑스, 중국 등 5개국(P5)이다.
그 외 국가들은 모두 핵무기 비보유국에 해당한다. NPT는 철저하게 소급 적용을 못하도록 했기 때문에 P5 이외에는 공식적인 핵보유국은 더 이상 없다.
그런데 오늘날 국제사회에서 이스라엘과 인도, 파키스탄은 '사실상(de facto) 핵보유국'으로 통칭한다. 그리고 북한이 그 뒤를 이어 '사실상 핵보유국' 행세를 하려한다.
그렇다면 '사실상 핵보유국'은 어떻게 될 수 있을까. 공식화된 절차는 없다. 그런데도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존재하는데는 몇가지 조건을 구비해야 한다.
먼저 당연한 얘기이지만 핵실험에 성공한 뒤 '신뢰성 있는 핵 억제력'을 갖춰야 한다. 북한은 대체로 이런 조건을 갖춘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렇지만 두번째 조건이 북한의 발목을 잡고 있다. 핵무기를 보유하는 정당성이 인정돼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를 결정하는 것은 세계최강 미국의 몫으로 국제사회는 용인하고 있다.
미국이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받아들이면 가능하다는 얘기다. 이스라엘과 인도, 파키스탄은 각각 미국으로부터 암묵적인 용인 등을 받아 국제사회에서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존재하게 된 것이다.
미국이 공식적으로 이 세 국가를 핵보유국가로 인정한 것은 물론 아니다. 개별 국가들과 원자력 협정 등의 형태로 국제사회에 미국의 의지를 드러내게 되며, 다른 나라들은 미국의 행위를 사실상 받아들이게 된다.
이스라엘과 인도, 파키스탄의 '사실상 핵보유국' 지위는 따라서 언제든 미국에 의해 부정당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세나라는 철저하게 미국 관계를 중시하며 우호적 협력관계를 유지하는데 노력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북한은 미국의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 미국은 어떤 경우에도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번에 열린 NPT 평가회의 1차 준비위 공동성명에서 74개국은 "북한이 핵 활동과 핵시설을 확장·개조하려는 모든 노력을 중단해야 한다"며 "모든 핵무기, 탄도미사일 및 관련 프로그램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방식으로 포기하기 위한 구체적 조처를 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북한 스스로 '핵보유국'을 자처하며 세계를 향해 핵위협을 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국제사회는 북한을 향해 '비핵화 협상'에 복귀할 것을 압박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은 1985년 NPT에 가입했으나 1차 핵 위기 발발 후인 1993년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특별사찰 요구에 반발해 탈퇴 의사를 밝혔다가 철회했고, 다시 2차 북핵 위기 도중인 2003년 1월 NPT 탈퇴를 선언했다.
lw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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