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족 “항공·숙박 환불되나요” 발동동...전국 337개편 결항

천재지변은 예약금 없이 환불
해외 영세업체는 약관 확인을
숙박은 최종 결정권 숙소에

제6호 태풍 ‘카눈’이 북상하면서 항공기 운항에 차질을 빚은 9일 오후 김포공항 국내선 출발 항공편 안내 전광판에 제주행 항공기 결항 표시가 띄워져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오늘 오후 출국인데 결항되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아침부터 캐리어 끌고 나가야 하는 상황인데 참 답답하고 불안하네요.”

제6호 태풍 카눈 북상으로 인해 항공편이 줄줄이 결항하면서 각종 여행 카페에는 이 같은 글이 쏟아지고 있다. 태풍으로 인한 항공기 결항시 보상 여부를 궁금해하는 소비자들도 늘고 있다.

10일 행안부 중앙재난안전 상황실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기준 전국 14개 공항에서 337개의 항공편(국내선 275, 국제선 62)이 결항됐다. 제주공항이 122편으로 가장 많고 김해공항 82편, 김포공항 77편 등이다. 여객선 98개 항로 128척, 도선 76개 항로 92척의 운항 역시 중지됐다.

앞서 인천공항공사는 전날 오후 5시 20분을 기준으로 위기단계를 ‘심각’ 단계로 조정하고 1600명이 비상근무를 하고 있다.

공사는 태풍이 북상할 것을 대비해 배수시설, 수목 정비, 건설현장 크레인 운영을 중지했으며 항공사와 협의해 항공기 결박을 진행중이다.

현재 항공사와 여행사들은 태풍 등 천재지변에 따른 결항은 위약금 없이 항공권 환불을 해주고 있다. 다만 태풍 예고만으로는 환불이 불가능하다. 천재지변으로 인해 결항이 확정된 후에 취소해야만 전액 환불을 받을 수 있다.

또 영세한 해외 온라인 여행사에서 티켓을 구매한 경우 취소 등에 관한 정보 제공이 미흡하거나 항공사 사정으로 항공권이 취소되는 경우에도 소비자에게 수수료를 부과하는 등 불리한 약관을 운영하는 경우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숙소마다 환불 정책이 다른 점도 유의해야 한다. 현재 한국소비자원의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르면 기후 변화 및 천재지변으로 소비자의 숙박 지역 이동 또는 숙박업소 이용이 불가해 숙박 당일 계약 취소 시 계약금 전액을 환급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부분의 여행 플랫폼들도 태풍 피해가 발생할 경우 최대한 환불 조치를 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최종 결정권은 숙소에 있다고 안내한다. 천재지변의 정도를 규정할 수 없는 데다 각 숙소마다 약관이 다르기 때문이다.

공정위와 소비자원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항공권을 구매할 때는 취소·환급 규정 등 약관을 자세히 확인하고 운항 정보 변경에 대비해 등록한 메일을 수시로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제6호 태풍 ‘카눈’은 오전 9시 20분쯤 경남 거제 부근으로 상륙했다.

상륙 후 카눈은 정오 대구 서남서쪽 50㎞ 지점, 오후 6시 청주 북북동쪽 20㎞ 지점, 오후 9시 서울 동남동쪽 40㎞ 지점을 지나 자정께는 서울 북북동쪽 40㎞ 지점에 이르겠다. 이후 새벽에 북한으로 북상해 우리나라를 빠져나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