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미공사 이범진이 남긴 외교 일기 '미사일록' 문화재 된다

김예나 2023. 8. 10.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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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6년 6월 20일 이범진(1852∼1911)은 주미공사에 임명됐다.

문화재청은 이범진이 남긴 기록을 공사관 서기생이었던 이건호가 필사한 자료인 '미사일록'을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할 예정이라고 10일 예고했다.

문화재청은 "주미공사의 외교 활동, 당시 영어 사용 용례 및 표기, 19세기 말 지식인으로서 서양 국가에 대한 인식 수준 등 역사적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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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등록문화재 등록 예고…'호열자병예방주의서' 등록 확정
'미사일록' 본문 1면 [문화재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이범진을 특명 전권공사에 임용하고 칙임관 2등에 서임하였으며 미국에 주재하라고 명하였다.' (고종실록 1896년 기사)

1896년 6월 20일 이범진(1852∼1911)은 주미공사에 임명됐다.

인천에서 프랑스 군함을 타고 떠난 그는 중국 상하이(上海), 일본 나가사키(長崎)·요코하마(橫浜), 캐나다 밴쿠버 등을 거쳐 9월 10일 주미 공관에 도착했다.

머나먼 땅에 도착해 외교 무대에 적응하기까지의 과정은 일기 형식의 글로 전한다.

'미사일록' 앞표지 [문화재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문화재청은 이범진이 남긴 기록을 공사관 서기생이었던 이건호가 필사한 자료인 '미사일록'을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할 예정이라고 10일 예고했다.

미사일록은 1896년 6월 20일부터 1897년 1월 31일까지 약 7개월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범진이 임지로 이동하기 위해 바다를 건너가는 여정, 초기 미국에서의 생활, 미국 측 주요 인사 접견 등 주미 공사로서 활동하는 과정이 날짜별로 자세히 기록돼 있다.

박물관, 군인병원, 의사당 등 주요 기관과 문화시설, 유적지를 답사한 내용도 있다.

연회 좌석 배치도 [문화재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특히 10월 14일에 클리블랜드 대통령 관저로 가서 고종(1863∼1907)의 국서(國書·국가의 원수가 국가 이름으로 보내는 외교 문서)를 전달하고, 답사를 듣는 장면도 묘사돼 있어 주목할 만하다.

외교 무대의 한복판에서 살아남기 위해 영어와 한자, 한글로 영어 단어를 공부한 흔적도 엿볼 수 있다.

문화재청은 "주미공사의 외교 활동, 당시 영어 사용 용례 및 표기, 19세기 말 지식인으로서 서양 국가에 대한 인식 수준 등 역사적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라고 설명했다.

문화재청은 예고 기간 30일 동안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미사일록'의 등록 여부를 확정할 예정이다.

'미사일록' 부록 48·49면의 로마자 표기 연습 모습 [문화재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한편, 문화재청은 대한제국 시기 관립의학교가 1902년에 간행한 책자인 '호열자병예방주의서'를 국가등록문화재로 확정했다.

호열자는 콜레라균에 감염돼 발생하는 전염병인 콜레라를 지칭한다.

호열자병예방주의서는 근대 서양 의학을 기반으로 한 예방서로 콜레라의 전염과 예방법, 환자 관리, 소독 방역 등을 정리해 대한제국기 공중보건 지식 도입 과정과 방역 활동 등을 살펴볼 수 있다.

'호열자병예방주의서' 앞표지 [문화재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y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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