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기업들, 우크라戰 제재로 분쟁조정 英 대신 홍콩 법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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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사회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는 러시아 기업들이 국제분쟁 조정 절차를 위해 홍콩으로 몰리고 있다.
그동안 러시아 기업들은 국제분쟁 발생 때 조정절차를 영국에서 받는 것을 선호해왔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영국이나 서구권 로펌들이 이들과의 거래를 하지 않게 되면서 상대적으로 영국법 관련 체계가 남아 있고 제재가 아직까지 없는 홍콩을 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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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호적인 중국 대안으로 떠올라
베이징=박준우 특파원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사회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는 러시아 기업들이 국제분쟁 조정 절차를 위해 홍콩으로 몰리고 있다. 오랜 기간 영국의 식민지로 국제법 관련 분쟁 처리절차가 잘 정비돼 있는 데다 중국이 러시아에 대한 제재에 동참하지 않아, 홍콩 법조계가 뜻밖의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9일 니케이 아시아는 홍콩 지역 변호사들을 인용해 러시아 회사들이 상업적 계약에 홍콩 법을 채택하고 분쟁 관련 조정을 홍콩 법원에서 받을 것을 명시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그동안 러시아 기업들은 국제분쟁 발생 때 조정절차를 영국에서 받는 것을 선호해왔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영국이나 서구권 로펌들이 이들과의 거래를 하지 않게 되면서 상대적으로 영국법 관련 체계가 남아 있고 제재가 아직까지 없는 홍콩을 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홍콩서 활동하는 한 변호사는 "하루아침에 분쟁을 맡길 곳이 없어지면서 러시아 기업들이 홍콩으로 눈사태처럼 몰려오고 있다"고 밝혔다. 줄리엔 차이스 홍콩시립대 교수는 "홍콩은 비교적 분쟁 처리에 대한 평판이 좋다"고 평가했다.
러시아 기업의 유입으로 홍콩국제중재센터(HKIAC)는 지난 2020년 홍콩 국제보안법(홍콩보안법) 이후 자국을 이탈하기 시작한 글로벌 금융 기업들의 공백을 일부나마 메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많은 서구, 일본 기업들이 홍콩을 대신해 싱가포르의 중재센터를 대안으로 이용하며 HKIAC의 위상이 크게 흔들렸으나 러시아 기업들의 유입으로 그나마 흔들렸던 위상이 조금이나마 회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현지 변호사는 "서방 국가들은 우리가 중국인들에게 편향돼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우리를 외면하고, 러시아인들은 우리가 너무 서구적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아무것도 없는 가운데 갇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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