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의사가 비만주사·탈모약 대량 구매...‘셀프 투여’ 무더기 적발
김휘원 기자 2023. 8. 10. 09:37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이 의약품을 구매해 자신 또는 지인 등에게 투여한 치과의사 14명을 적발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들은 약품을 원가보다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하여, 진료와 관계 없이 개인적인 목적으로 의약품을 구매 및 투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민사단이 적발한 치과의원 14곳에서 구매한 약품 종류는 모두 24가지였다.
탈모 및 전립선 치료제를 구매해 투여한 경우가 가장 많았는데, 프로페시아·아보다트·마이녹실 등이었다. 비만치료 주사, 남성호르몬제, 발기부전치료제 등도 포함됐다.
마약류에 해당하는 수면제 800정을 대량 구입해 아무 기록 없이 임의대로 사용한 의사도 있었다. 마약류 의약품은 업무 목적으로만 사용해야 하며, 진료 관련 기록을 철저히 작성해야 한다.
치과의원에서 일하는 직원이 의사 몰래 의약품을 투여한 사례도 다수 적발됐다.
의약품 주문 업무를 맡은 직원이 영양수액제 200여 병을 자신의 카드로 결제해 주문한 뒤, 집에서 가족과 친척에게 주사했다. 의약품 주문을 맡은 직원이 아님에도 온라인 의약품 도매 사이트 로그인 정보를 알아내 자신이 복용할 탈모약을 구매한 경우도 있었다.
서영관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장은 “시민의 안전에 직접 관계되는 의약품 유통은, 불법 요소를 신속히 파악하고 의료인, 일반인을 가리지 않고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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