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아세안 정상회의 불참할 듯…'中 겨냥' 동남아 정책에 커지는 의구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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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오는 9월 아시아 순방 길에 오르지만 비슷한 시기에 열리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정상회의에는 참석하지 않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확대하는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결정은 아세안 국가들에 상당한 실망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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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참석 쉽게 하려고 날짜까지 바꿔"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오는 9월 아시아 순방 길에 오르지만 비슷한 시기에 열리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정상회의에는 참석하지 않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확대하는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결정은 아세안 국가들에 상당한 실망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바이든 대통령이 다음 달 5~7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리는 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하지 않을 것 같다고 여러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정상회의에는 바이든 대통령 대신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은 "바이든은 인도네시아에 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고, 또 다른 소식통도 "미국 주재 아세안 대사가 바이든이 인도네시아를 찾지 않을 것이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백악관 관계자도 바이든 대통령의 참석 가능성이 낮다고 귀띔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바이든 대통령이 인도네시아에 가지 않는 것이 맞느냐'는 질문에 "아직 이야기가 진행 중이며 더 많은 논의가 오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비슷한 시기인 다음 달 9~10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며, 조만간 베트남 측 초청에 응해 베트남을 방문할 방침이다.
보도대로 바이든 대통령이 아세안 정상회의에 불참할 경우, 비슷한 시기 다른 아시아 국가들을 방문하면서도 아세안 국가를 '패싱'한 모양새가 된다.
결국 중국과 러시아의 영향력 확대를 막기 위해 동남아 지역 국가들과 관계 강화를 우선 과제로 삼아온 바이든 대통령의 말과 행동이 다르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몇몇 아세안 외교관들은 "바이든 행정부가 동남아 지역과의 관계 중요성을 대중적으로 강조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바이든이 자카르타에 가지 않는다면 상당한 실망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올해 의장국인 인도네시아 측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의 참석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날짜까지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외교관은 "바이든이 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인도에서 열리는 G20으로 이동할 수 있게 하려고 통상적으로 11월에 열리는 아세안 정상회의를 9월로 잡았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아세안 중심성은 우리 행정부 전략의 핵심"이라며 5년 동안 공석이었던 아세안 주재 미국 대사에 요하네스 아브라함을 임명하는 등 동남아 지역에 대한 의지를 보여줬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의 아세안 불참 등 행동 없는 말들은 아세안 회원국들의 신뢰를 끌어내기에 불충분하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스콧 마르시엘 전 미얀마 주재 미국 대사는 폴리티코에 "동남아시아인들은 미중 경쟁과 긴장에 대해 끊임없이 우려하고 있다"며 "그들은 선택을 강요받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호주 싱크탱크 로위 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5년 동안 동남아 국가에서 미국의 영향력은 약해진 반면 중국의 영향력은 커졌다. 경제, 국방 네트워크, 외교적 영향력, 문화적 영향력 등 4개 범주에 걸쳐 42개 지표에 대해 양국을 비교했을 때, 이들 국가에서 중국과 미국 각각 54점과 46점을 얻었다.
이코노미스트는 이 보고서를 인용해 "바이든 대통령이 아세안을 구성하는 10개국이 미국 뒤에 줄을 서길 원한다면 우려스러운 추세를 역전시켜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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