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 '촉법소년 살인 논란' 발칵…등굣길 11세 소녀 숨져

유영규 기자 2023. 8. 10.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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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주범을 청소년이 아닌 성인으로 공식 발표했지만 성난 민심은 관련자들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며 거리 시위까지 벌였습니다.

세르히오 베르니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주 치안장관은 9일(현지시간) 현지 주요 언론이 생중계한 기자회견에서 "오늘 아침 발생한 11세 소녀 사망 사건과 관련해 살인 등 혐의로 2명을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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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세 소녀 사망 사건에 대한 항의 시위를 벌이는 아르헨티나 시민

남미 아르헨티나에서 형사 미성년자(촉법소년)에 의한 살인 사건 논란이 불거지면서 전국적으로 큰 공분이 일고 있습니다.

경찰이 주범을 청소년이 아닌 성인으로 공식 발표했지만 성난 민심은 관련자들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며 거리 시위까지 벌였습니다.

세르히오 베르니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주 치안장관은 9일(현지시간) 현지 주요 언론이 생중계한 기자회견에서 "오늘 아침 발생한 11세 소녀 사망 사건과 관련해 살인 등 혐의로 2명을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사건은 이날 오전 7시 30분쯤 부에노스아이레스 라누스에서 일어났습니다.

경찰이 현지 언론에 공개한 사건 현장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오토바이에 탄 괴한들이 등교하던 어린 학생의 가방을 노리고 달려들었습니다.

학생을 세게 가격해 쓰러뜨린 괴한들은 차량을 몰고 함께 움직이던 다른 사람들과 함께 곧바로 현장을 벗어났습니다.

피해자는 모레나 도밍게스(11) 양이라고 라나시온과 클라린 등 현지 일간지는 보도했습니다.

도밍게스 양은 아스팔트 바닥에 머리를 찧었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습니다.

이와 관련해 라누스 지역 지방자치단체는 이날 낮 용의자 검거 사실을 밝히고 그의 나이를 14세로 공개했습니다.

아르헨티나에서 14세는 형사 미성년자여서 형법의 적용을 받지 않습니다.

여론은 크게 동요했습니다.

등굣길 10대 학생이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봤는데도 가해자를 제대로 처벌할 수 없게 됐다는 이유에서입니다.

그러나 경찰은 몇 시간 뒤 현지 매체를 통해 "주범은 24세와 28세 형제"라고 발표했습니다.

베르니 장관도 경찰의 수사 내용을 재확인해 줬습니다.

전과가 있는 이들 형제는 마약 구매를 위해 강도 범행을 저질렀다고 경찰에서 진술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경찰은 또 형제와 14세 소년을 포함해, 7명을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피해자 이웃 주민들은 경찰에 가해자 엄중 처벌과 치안 강화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날 피의자들이 구금된 경찰서에 몰려가 돌을 던지는 등 강하게 항의하기도 했습니다.

한 시민은 아르헨티나 TV방송 '토도노티시아스'(TN) 인터뷰에서 "이게 우리 일상"이라며 "순찰하는 경찰을 찾아볼 수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오는 10월 치러질 대선 전초전 성격의 전국 예비선거(13일)에 나선 주요 예비 후보자들은 이날 각종 선거운동을 중단하고 피해자를 추모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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