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반떼보다 세금 덜 내는 수입 전기차… 내년에 오를까

현행 자동차세 배기량 기준으로 산정
1580㏄인 아반떼는 연간 28만7560원
전기차, ‘기타’로 분류 13만원만 부과

배기량을 기준으로 하는 현재의 자동차세 산정 방식이 바뀔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은 국민 의견을 모아 자동차세 개편 권고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내연기관차에 비해 매우 적은 전기차 세금이 오를지 주목된다.

대통령실은 자동차세 산정 방식 변경에 대한 국민 의견을 모으는 국민참여 토론을 오는 21일까지 진행한다. 이후 국민제안심사위원회 논의를 거쳐 자동차세 개편 권고안을 낼 예정이다. 지금은 도로 손상이나 환경 오염에 대한 부담을 지우기 위해 배기량을 기준으로 자동차세를 부과한다. 통상 배기량이 큰 차는 무거워서 도로를 더 파손시키고, 배출가스도 많이 배출하기 때문이다.

현대차 아이오닉 5. /현대차 제공

비영업용 승용차 기준으로 1000㏄ 이하 차는 ㏄당 80원의 세금을 낸다. 1600㏄ 이하는 140원, 2000㏄ 이하~2500㏄ 초과 차는 ㏄당 200원이다. 이에 따라 1580㏄인 현대차 아반떼는 연간 28만7560원(교육세 30% 포함)의 자동차세를 낸다.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등 배기량이 없는 차는 자동차 분류법상 ‘기타 자동차’에 들어간다. 자동차세(10만원)는 교육세(자동차세의 30%)를 더해 연간 13만원이 부과된다. 1억원을 훌쩍 넘는 수입 전기차도 2000만원대의 아반떼보다 자동차세를 적게 낸다.

진행 중인 국민 의견 중에는 차 가격으로 자동차세를 부과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다. 현행 자동차세는 보유세와 재산세의 성격을 지니는데, 보유보다 재산에 중점을 두자는 것이다. 그러나 이 경우 자동차 구입 과정에서 내는 개별소비세(교육세·부가세 포함), 취득세 등과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의 경우 주(州)에 따라 자동차세 부과 기준이 다르다. 텍사스, 켄터키, 조지아 등 26개 주는 차 가격이나 배기량과 관계 없이 자동차 한 대당 세금을 정액으로 낸다. 뉴욕과 플로리다, 메릴랜드, 캔자스시티 등 14개 주는 자동차의 무게로 세금을 정한다. 무거운 차일수록 도로 유지보수에 더 큰 비용이 필요해서다. 메릴랜드주는 차 무게가 3700파운드(lb·1678.29㎏) 미만이면 135달러, 그 이상이면 187달러를 부과한다. 캔자스시티는 4500파운드(2041.17㎏) 아래 차는 30달러, 그 위로는 40달러를 자동차세로 낸다.

캘리포니아와 애리조나 등 7개 주는 자동차세에 재산세 개념이 포함돼 있다. 캘리포니아는 모든 차에 기본 46달러의 자동차세를 매기고, 차 가격의 0.65%를 교통개선비 명목으로 추가 부과한다. 아이다호, 몬태나, 오클라호마 등 3개 주는 차령(출고된 해부터 사용한 햇수)에 따라 세금을 매긴다.

자동차세 부과 기준을 배기량에서 차 가격으로 바꾸면 비싼 차가 적은 소도시의 경우 세수가 줄어 자동차세 개편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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