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거제도-해녀의 숨비소리[박수현의 바닷속 풍경](34)
공기 공급 장치 없이 수중에서 어로채집 활동을 하는 여성을 해녀라고 한다. 내륙지방에서 바다를 찾는 사람들은 해녀를 통해 바다를 추억하겠지만, 해녀들의 삶은 거친 바다만큼 치열하기만 하다. 해녀는 우리나라와 일본에만 분포돼 있다. 2만명 정도로 추정되는 우리나라 해녀는 각 해안과 여러 섬에 흩어져 있지만, 대부분 제주도에 있다. 다른 지역 해녀들도 제주 출신이 많다.
해녀들은 무자맥질로 보통 수심 5m에서 30초쯤 작업하다가 물 위에 뜨곤 한다. 필요한 경우에는 수심 20m까지 들어가고 2분 이상 물속에서 작업하기도 한다. 물 위에 솟을 때마다 “호오이” 하면서 한꺼번에 막혔던 숨을 몰아쉬는 소리가 이색적이다. 이를 ‘숨비소리’, ‘숨비질소리’ 또는 ‘솜비소리’, ‘솜비질소리’라 한다. 오랜 세월 고립된 제주의 풍습을 혁신적으로 바꿨던 제주목사 기건(1443년 세종 25년 부임)은 해녀들이 한겨울에도 거의 벌거벗은 몸으로 조업하는 것을 안타깝게 여겨 평생 해녀들이 잡은 해산물을 먹지 않았다고 한다.
해녀의 장비로는 ①망사리(채취한 해산물을 담는 주머니처럼 짠 그물이다. 아가리가 좁고 그물테에는 테왁이 달려 있어 그물이 가라앉지 않도록 해준다) ②테왁(부력을 이용해 가슴에 안고 헤엄치며 아래에 망사리를 달 수 있다) ③빗창(30㎝가량의 단단한 무쇠칼로 주로 전복을 따는 데 사용한다) ④호미(제주에서는 낫을 호미라고 한다) ⑤갈갱이(호미) ⑥갈쿠리 ⑦소살(1m 정도의 작살) ⑧물수건(해녀들의 머리가 흩어지지 않도록 동여매는 수건) ⑨눈(수경으로 ‘통눈’과 ‘쌍눈’의 두 가지가 있다) ⑩ 물옷(과거 무명 잠수복을 사용했지만, 지금은 보온 효과와 부력이 있는 고무 재질의 잠수복을 주로 사용한다) 등이 있다.
박수현 수중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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