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김민재·이강인…잠 못 이루는 밤 시작이요
유럽 무대를 수놓을 한국의 별들이 온다. 1부리그 소속만 10개국 17명. 다가오는 주말 잇달아 개막하는 유럽 주요리그에서 활약할 한국 선수들이다. ‘차붐’ 차범근이 1978년 독일 무대에 진출하며 유럽 진출 문을 연 지 45년 만에 찾아온 코리안리거 최고 전성기다.
부상 털어낸 손흥민, 부진도 털고 훨훨 날까
손흥민(31·토트넘 홋스퍼)은 단연 가장 큰 관심을 받는다. 이번이 토트넘에서 9번째 시즌이다. 그 사이 손흥민은 아시아 선수 최초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리그 23골)에 오르는 등 팀을 대표하는 선수로 성장했다. 현지에서는 올 시즌 손흥민이 토트넘 주장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 시즌 스포츠 탈장과 안와골절 여파로 토트넘 합류 뒤 가장 부진(리그 10골)했지만, 몸 상태를 회복한 만큼 다시 본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전망이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신임 감독 선임은 긍정적인 변수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프리시즌 공격적인 전술을 선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손흥민은 그간 공격적인 전술을 펼칠 때 실력을 더 잘 발휘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준희 쿠팡플레이 해설위원은 “누누 산투 감독과 안토니오 콘테 감독은 공격적으로 활발하지 못했다”며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공격적인 플레이와 주도적인 플레이를 선호한다”고 했다.
다만 ‘손-케’ 듀오로 꼽혔던 해리 케인이 바이에른 뮌헨(독일)으로 이적할 가능성이 큰 점은 부정적인 변수다. 손흥민과 케인은 그간 토트넘에서 47골을 합작해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가장 많은 콤비네이션 득점을 터뜨렸다. 빅리그에 처음 도전하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어떤 역량을 보여줄지와 손흥민에게 어떤 역할을 맡길지도 지켜봐야 할 문제다.
인생 최대 도전 앞둔 김민재와 이강인
김민재(26·바이에른 뮌헨)와 이강인(22·PSG)은 나란히 올 시즌 유럽을 대표하는 구단으로 꼽히는 뮌헨과 파리 생제르맹(프랑스)에 입단했다. 뮌헨은 독일 분데스리가 최다 우승팀(32회)으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6차례나 정상에 오른 명문 구단이다. 파리 역시 프랑스 리그1 최다 우승팀(11회)으로 아직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은 없지만 스타군단을 앞세워 매번 유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는 강팀이다.
지난 시즌 나폴리(이탈리아)에서 리그 우승컵을 든 김민재는 지난달 19일 5년 계약에 이적료 715억원으로 뮌헨에 합류했다. 아시아 선수 역대 최고 이적료로, 역대 분데스리가 이적료 3위다. 그만큼 뮌헨이 김민재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비록 8일 AS모나코(프랑스)를 4-2로 이기는 과정에서 패스 실수를 범하며 실점 빌미를 내줬지만, 프리시즌 3경기 연속 선발 출전하며 주전 입지를 굳혔다.
마요르카(스페인)에서 활약하던 이강인도 지난달 9일 5년 계약에 이적료 311억원으로 파리에 입단했다. 파리가 현재 리오넬 메시(마이애미) 이적에 이어 네이마르·킬리안 음바페까지 이적설에 휩싸이며 혼란스럽긴 하지만, 이강인이 활약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는 전망이다. 한준희 해설위원은 “만약 그들(음바페, 네이마르)이 모두 떠나간다고 해도 이강인에게는 더욱 좋다고 본다”며 “활동 반경이 넓어질 것”이라고 했다. 한 해설위원은 또 “일부가 남는다고 해도 이강인이 실력에서 파리 선수 대부분을 능가하기 때문에, 주력에 가까운 롤(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했다.
덴마크 조규성부터 스코틀랜드 3인방까지
새롭게 유럽 무대 도전에 나선 다른 선수들도 눈여겨 볼만하다. 가장 좋은 흐름을 보여주는 선수는 조규성(25·미트윌란)이다. 올 시즌 전북 현대를 떠나 미트 윌란(덴마크)에 합류한 조규성은 리그 개막 뒤 3경기 연속골을 터뜨렸다. 미트 윌란 역사상 데뷔 시즌에 3경기 연속골을 터뜨린 선수는 조규성이 유일하다. 한 해설위원은 “조규성이 얼마나 급속도로 더 큰 리그의 주목을 받을 수 있을지 바라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라고 했다.
스코틀랜드에서 나란히 호흡을 맞출 오현규(22), 양현준(21), 권혁규(22·이상 셀틱)가 어떤 활약을 펼칠지도 관심이다. 셀틱은 지난 1월 오현규를 영입한 데 이어 7월 양현준과 권혁규를 잇달아 영입했다. 셀틱은 그간 기성용(34·FC서울)을 비롯해 많은 아시아 선수들의 유럽 등용문 역할을 해온 만큼, 세 선수가 이곳에서 보여주는 활약을 바탕으로 더 큰 무대에 진출할 가능성도 있다. 앞서 기성용은 셀틱을 거쳐 당시 프리미어리그에 있던 스완지 시티로 이적했다.
이밖에도 한국은 잉글랜드 황희찬(27·울버햄프턴), 황의조(30·노팅엄 포레스트), 김지수(18·브렌트퍼드)를 비롯해 독일 이재성(30·마인츠 05), 정우영(23·슈투트가르트), 그리스 황인범(26·올림피아코스), 벨기에 홍현석(24·KAA 헨트), 튀르키예 조진호(20·페네르바체), 체코 김승빈(22·슬로바츠코), 포르투갈 김용학(20·포르티모넨스) 등이 유럽 곳곳에서 새 시즌을 시작한다.
이준희 기자 givenhapp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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