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어, '인간 아기' 울음 소리에도 반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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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포한 포식자'로 알려진 악어에게 인간 아기의 울음소리를 들려주자 그 소리에 반응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니콜라스 그리모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 생물음향학 박사가 이끈 연구팀은 악어에게 인간, 침팬지, 보노보 등 영장목에 속하는 동물 새끼의 울음소리를 들려준 결과 악어가 목소리의 스트레스를 감지하고 반응을 보였다는 연구 결과를 9일(현지시간) 영국왕립학회보 B에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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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포한 포식자'로 알려진 악어에게 인간 아기의 울음소리를 들려주자 그 소리에 반응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은 "악어가 이종(異種)이 받는 스트레스도 느낄 줄 아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니콜라스 그리모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 생물음향학 박사가 이끈 연구팀은 악어에게 인간, 침팬지, 보노보 등 영장목에 속하는 동물 새끼의 울음소리를 들려준 결과 악어가 목소리의 스트레스를 감지하고 반응을 보였다는 연구 결과를 9일(현지시간) 영국왕립학회보 B에 발표했다.
연구 대상이 된 악어는 파충강 악어목에 속하는 나일악어다. '아프리카의 포식자'라는 별명이 붙은 나일악어는 몸길이가 5미터에 이를 정도로 거대하다.
연구팀은 모로코의 한 동물원에 있는 악어 25마리에게 인간, 침팬지, 보노보 새끼가 우는 소리를 녹음한 음성 파일을 들려줬다. 아기 침팬지가 우는 소리, 보노보가 자신의 엄마를 부르는 소리 등이 담겼다. 인간 아기의 경우 목욕할 때나 병원에서 예방주사를 맞을 때 우는 소리를 녹음했다.
어린 새끼 동물이 우는 소리를 들은 악어들은 대부분 즉각적인 반응을 보였다. 소리가 나는 쪽을 바로 돌아보거나 아기 울음소리가 나는 쪽으로 이동했다. 특히 예방주사를 맞는 아기의 자지러지게 우는 소리가 들릴 땐 25마리 악어중 절반이 반응했다. 연구팀은 이 같은 반응에 대해 "자신과는 다른 종일지라도 다른 개체가 고통 받고 있음을 아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번 연구에 참가하지 않은 피에라 필리피 스위스 취리히대 인지과학자는 뉴욕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발견은 무엇이 생존을 이끌 수 있는지 알려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만약 악어가 다른 종의 새끼가 겁먹은 사실을 알 수 있도록 진화했다면, 이를 통해 새끼 동물들을 살려줄 수도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션 두디 미국 사우스 플로리다대 보전생물학 박사는 이 같은 결구 결과에 대해 "악어의 성별이 연구에서 빠져있다"며 "악어의 반응이 포식자로서의 반응인지, 부모로서의 모(부)성애가 발휘된 것인지 불분명하다"라고 말했다.
[박건희 기자 wiss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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