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 이런 적이 별로 없는데… 현지 언론은 왜 고작 ‘삼진 2개’에 놀랐을까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김하성(28‧샌디에이고)은 9일(한국시간) 시애틀과 원정 경기에 선발 1번 2루수로 나서 4타수 1안타 3삼진을 기록했다. 안타 하나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나쁜 성적은 아니었지만, 근래 김하성의 뜨거운 타격감을 고려하면 뭔가 모자란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였다.
그만큼 김하성의 출루 능력이 최근 너무 좋았다. 김하성은 이날 경기 전까지 15경기 연속 2출루 이상을 기록했다. 하루 한 번의 출루도 아닌, 두 번 이상의 출루를 15경기 연속 이어 간 것이다. 이는 올 시즌 메이저리그 최장 기록이다. 2위 기록이 프레디 프리먼(LA 다저스)의 10경기고, 현재 유지되고 있는 가장 긴 기록이 보 비솃(토론토)의 6경기니 남은 경기를 고려하면 올해 1위 기록으로 굳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 15경기 구간에서 김하성은 타율 0.442, 출루율 0.567이라는 빼어난 성적을 거뒀다. 여기에 홈런도 4개를 보태 OPS(출루율+장타율)는 무려 1.259에 이르렀다. 1출루가 성에 안 차는 듯한 느낌은 그 때문이었다. 한편 15경기에서 67타석 동안 삼진은 단 5개밖에 안 되기도 했다. 그래서 한 경기 삼진 3개도 어색한 일이었다.
김하성은 올해 삼진을 잘 당하지 않는 선수다. 특히 근래 그랬다. 김하성의 올해 삼진 비율은 20.3%, 볼넷 비율은 12.8%로 이 비율의 격차가 굉장히 적은 선수다. 이 원동력은 유인구를 참아내는 능력에서 나온다. 김하성의 헛스윙 비율은 2021년 21.6%에서 지난해 19.1%, 올해 18.5%로 계속 낮아지고 있는데, 이는 유인구에 잘 속지 않는 능력에서 기인한다.
실제 김하성의 올해 체이스 레이트(존 바깥쪽의 공에 방망이를 휘두르는 비율)는 19.3%에 불과하다. 여기에 존 바깥으로 나가는 공을 콘택트한 비율은 70.9%로 자신의 경력 평균(67.1%) 및 메이저리그 이 기간 평균(58.1%)보다 훨씬 높다. 반대로 존에 들어오는 공을 콘택한 비율은 84.1%로 제법 높은 편이다. 투수로서는 존 안에 던지면 콘택트를 해내고, 존 바깥으로 던지면 참아내니 김하성을 상대하기 까다로운 것이다.
현지 언론에서 9일 주목한 것도 김하성이 존 바깥으로 나가는 공에 두 번이나 헛스윙 삼진을 당했기 때문이다. 시즌을 통틀어 자주 보기 어려운 상황이 나왔다는 게 지역 유력 매체인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의 분석이다. 김하성의 올해 콘택트와 참을성이 대단하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대목이다.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은 ‘김하성이 (9일) 마지막 타석에서 안타를 쳐 연속 안타 행진을 14경기, 출루 행진을 17경기로 늘렸다’면서 ‘김하성은 어제 삼진 3개를 당했다. 첫 두 개는 존 바깥에서 헛스윙 삼진을 당한 것이었고, 세 번째는 스트라이크존 바깥에서 루킹 삼진으로 끝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김하성의 체이스 레이트는 19.2%로 메이저리그 전체 11위다. 그리고 어젯밤은 두 번의 삼진이 체이스 상황에서 나온 올 시즌 세 번째 경기였다’고 놀라워했다. 존 바깥으로 나가는 공에 헛스윙 삼진을 두 차례 이상 당한 게 시즌을 통틀어 세 번밖에 안 된다는 것이다.
이날 김하성은 상대 선발 로건 길버트의 강력한 구위에 고전했고, 이는 다른 샌디에이고 동료들도 마찬가지였다. 길버트는 이날 7이닝 동안 삼진만 무려 12개를 잡았고, 김하성이 3개를 헌납했다.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의 설명대로 2개는 존 바깥에 떨어지는 공에 헛스윙 삼진이었고, 하나는 심판의 오심성 루킹 삼진이었다.
1회에는 2B-2S로 맞선 상황에서 5구째 낮게 떨어지는 90.6마일 슬라이더에 헛방망이가 나갔다. 올해 낮은 쪽에 떨어지는 공에도 기가 막힌 배트 컨트롤로 대응해내고 했던 김하성이지만 각이 너무 좋았다. 3회에는 1B-2S 상황에서 4구째 떨어지는 스플리터에 헛스윙을 했다. 시애틀 배터리의 구종 선택과 로케이션 선택이 모두 좋았다.
어쨌든 김하성의 연속 안타 행진과 연속 출루 행진은 이어지고 있다. 특히 14경기 연속 안타 기록은 올 시즌 메이저리그 전체 18위 기록에 해당될 정도로 훌륭하다. 올 시즌 리그 최장 기간 연속 경기 안타 기록은 마커스 시미언(텍사스)이 가지고 있는 25경기, 공동 2위는 프레디 프리먼(LA 다저스)과 마우리치오 듀본(휴스턴)의 20경기다.
김하성은 샌디에이고 기록을 가지고 있다. 올해 종전 기록은 시즌 초반인 4월 잰더 보가츠가 기록 중이었던 11경기였는데 김하성이 이를 벌써 뛰어 넘었다. 아시아 1위 기록은 요시다 마사타카(보스턴)의 16경기, 2위 기록은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의 15경기다. 김하성이 경신할 가능성이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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