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느니만 못한, ‘보호자’[한현정의 직구리뷰]

한현정 스타투데이 기자(kiki2022@mk.co.kr) 2023. 8. 10. 07:34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등장과 동시에 비극의 연속, 오글 거리는 대환장 추격전이다.

평범하고 싶은 비범한 아빠의 수습불가 딸 구출기.

10년 만에 출소한 생물학적 아빠, 전 범죄 조직 에이스 '수혁'(정우성)의 등장으로.

'킬링 로맨스' 조나단(이선균)을 떠올리게 하는 묘한 비주얼로 등장한 박성웅은 '신세계' 이중구 아우라를 뿜으며 진부한 캐릭터를 정석대로 연기한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사과해요, 관객한테!!!
‘정우성스러움’이란 난제, 포기할게요..
정우성. 사진I JTBC
등장과 동시에 비극의 연속, 오글 거리는 대환장 추격전이다. 평범하고 싶은 비범한 아빠의 수습불가 딸 구출기. 그나마 믿을 만한 건 내구성 갑, 스피드 갑, 좀비보다 질긴 생명력의 ‘BMW 차량’이다. 정우성만 아는, 정우성스러운 영화, ‘보호자’(감독·주연 정우성)다.

비록 아빠 없이 엄마와 단 둘이지만, 행복한 삶을 살고 있던 한 소녀. 그녀의 일상은 하루 아침에 무너진다. 10년 만에 출소한 생물학적 아빠, 전 범죄 조직 에이스 ‘수혁’(정우성)의 등장으로.

앞으로 불어닥칠 위험을 혼자만 모른 채, 수혁은 딸의 존재를 알곤 평범한 삶을 살기로 결심, 조직에서 떠나겠다고 선언한다. 그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렸던 조직 보스 ‘응국’(박성웅)은 배신감을 느끼며 자신의 오른팔인 2인자 ‘성준’(김준한)에게 (수혁을) 감시하라고 지시한다.

‘킬링 로맨스’ 조나단(이선균)을 떠올리게 하는 묘한 비주얼로 등장한 박성웅은 ‘신세계’ 이중구 아우라를 뿜으며 진부한 캐릭터를 정석대로 연기한다.

수혁에 대한 열등감으로 가득 찬 성준은 내내 고성방가하는 진상남이지만 김준한의 빛나는 열연으로 그나마 가장 눈에 띈다. 아는 맛이지만 매력은 있다. 성준은 제 힘으론 수혁을 제거할 수 없어 일명 세탁기라 불리는 2인조 해결사 ‘우진’(김남길)과 ‘진아’(박유나)에게 살인을 의뢰한다.

폭탄 설치가 주특기, 자신들의 방식대로 무자비하게 타겟을 처리하는 이들은 수혁을 죽이기 위해 접근했다가 그의 가족과 얽히며 함께 수렁으로 빠진다.

‘보호자’ 정우성 김남길 스틸. 사진I에이스무비메이커
“스토리는 흔한 클리셰지만 ‘정우성스러운’ 연출로 차별화를 뒀다. 완성도만 갖춘다면 의미있는 도전이라 믿고 피하지 않았다”는 감독 정우성의 말처럼, 이야기는 놀라울 정도로 대놓고 단순하고 진부하다. 쉽게 납득되지 않는 그만의 도전 정신도 엿보인다.

응국, 성준의 캐릭터는 등장부터 모든 서사가 읽히는 지극히 일차원적 인물이요, 비호감에 병맛을 겻들인 우진·진아 콤비는 무맥락 활약을 펼친다. 그 대책없이 당당함에 아주 잠깐 빠져들 구간도 있긴 하지만, 한 없이 뻗어 나가는 투머치 설정에 결국엔 힘을 잃고 만다. 특히 ‘맑눈광’으로 등장한 김남길은 자기 연민에 빠진 망상증 환자로 내내 오바스럽다.

무엇보다 피로 얼룩진 과거에 대한 회한으로 가득한 수혁의 서사는 텅텅 비어있다. 10년 만에 먹구름을 몰고 가정으로 돌아와 뒷수습에 올인 하는데, (그것도 어떻게든 엮기 위해 아내의 ‘시한부’ 설정까지 넣어) 뻔함과 무맥락을 오고가며 중간 없는 여정을 헤쳐가는데 전혀 몰입이 되질 않는다.

이쯤되면 왜 굳이 나타나 저러고 있나 싶을 정도로 답답하고 민폐다. 진한 부성애도 멋진 아저씨도 아닌 무적의 미친 아빠로 종횡무진 활약하는데 어떤 감흥을 느껴야 할지 어렵다. 심지어 정우성은 몇 마디 대사가 없음에도, 그마저도 계속 겉돌게 느껴진다. 몇몇 대사는 왜 이렇게 오글거리는지, 난제의 연속이다.

후반부에 접어들면서 영화의 부조화는 절정에 이른다. 정우성 감독이 말한 ‘정우성스러움’이란 게 대체 뭘지 궁금증이 치솟는다. 이 독특한 ‘블랙 코미디’ 혹은 ‘정체 없는 게 정체인가’란 대혼돈을 불러온다.

그야말로 ‘과잉’의 향연이다. 목숨을 건 사투의 반복, 이를 모두 이겨낸 주인공의 엔딩엔 멋스러운 음악이 울려퍼지는데 헛웃음이 빵터져 나오니, ‘이게 맞게 본건가’ 싶을 정도다.

빈약한 서사와 뻔하거나 이상한 캐릭터들의 논스톱 액션까지 모든 요소가 따로 논다. 어떤 미덕을 찾아야 할지 깊은 고민에 빠지게 만든다. 추신, 근데 감독님...진짜 장르가 뭐에요?

오는 8월 15일 개봉.

Copyright © 스타투데이.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