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 최정·박병호? KBO리그 20대 홈런왕 절실…노시환 질주, 한화 큰 일 한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언제까지 최정(SSG), 박병호(KT)인가.
KBO리그의 마지막 토종 20대 홈런왕은 2016년 최정(SK)이었다. 당시 29세의 나이로 40홈런을 때리며 에릭 테임즈(NC)와 공동 홈런왕에 올랐다. 그 전엔 2013~2015년 37홈런, 52~53홈런의 박병호(넥센)가 20대 홈런왕이었다.
1988년생 김재환(두산)이 30세였던 2018시즌에 44홈런으로 홈런왕 뉴페이스가 되긴 했다. 그러나 이후 토종 홈런왕은 또 박병호와 최정의 몫이었다. 이들이 아니면 외국인타자 차지였다. 지난 5년간 20대 타자들은 홈런 탑5에 거의 들어오지도 못했다.
그만큼 KBO리그가 거포 육성에 씨가 말랐다. 그런 점에서 올 시즌 홈런 레이스는 신선하다. 노시환(한화)이 질주하기 때문이다. 노시환은 9일 수원 KT전서 3홈런을 몰아치며 시즌 26홈런을 마크했다. 2위 최정(SSG, 21홈런)에게 5개 차로 도망갔다.
노시환은 올 시즌 한화가 치른 94경기에 모두 출전, 14.3타수당 1홈런을 쳤다. 잔여 50경기서 4타수씩 추가한다고 가정하면, 약 14홈런을 추가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즉, 올해 40홈런 돌파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시즌 막판 체력 이슈가 벌어지면 좀 줄어들 가능성은 있다. 리그가 투고타저가 되면서, 현 시점에서 최정을 위협하는 타자도 거의 없다.
노시환이 올 시즌 홈런왕에 오르면 무려 7년만에 KBO리그에 20대 토종 홈런왕이 탄생한다. 2000년생 노시환은 한화가 작정하고 밀어주는 유망주다. 이젠 유망주를 넘어 한화를 대표하는 공수겸장 3루수로 거듭날 시기다. 9월 말 항저우아시안게임 4번타자도 예약했다. 특히 박병호 앞에서 3홈런을 터트린 건, 마치 홈런왕 세대교체가 됐다는 시그널이기도 했다. 작년에 방황했으나 올해 삼진을 의식하지 않고 히팅포인트를 다시 앞으로 가져간 변화에 완벽히 적응하며 장점을 극대화한다. 포텐셜이 터졌다.
모든 팀이 거포 육성에 사활을 걸었다. 그러나 좀처럼 잘 안 되는 분위기다. 체격과 기술의 발달로 강속구 투수 유망주는 조금씩 나오는 추세지만, 거포 유망주는 좀처럼 물꼬가 터지지 않는다. 근래 운동능력이 가장 좋은 유망주가 김도영(KIA)인데, 30-30이 가능하다는 평가지만, 전형적 홈런타자와는 거리가 있다.
올 시즌만 해도 홈런 탑10에 20대 타자는 노시환이 유일하다. 20대 타자 중 10홈런을 돌파한 선수도 없다. 2003년생 이재현(삼성)이 9홈런을 쳤을 뿐이다. 이쯤 되면 KBO리그에 젊은 거포 갈증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게 드러난다.
그런 점에서 노시환의 등장이 참 반갑다. 한화가 리빌딩과 별개로 큰 일을 했다는 얘기가 야구계 안팎에서 들린다. 노시환 역시 몇 년을 걸쳐 지켜봐야 한다. 최정과 박병호가 그랬던 것처럼 수년간 30홈런 안팎을 때리면서 강타자로 군림해야 진정한 거포로 인정받을 수 있다. 한화도 KBO리그도 노시환의 홈런 퍼레이드가 1년 반짝으로 끝나길 바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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