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오는데 “전쟁 준비” 지시한 김정은…군 수뇌부 교체

총참모장에 리영길 차수 임명
9·9절 ‘민간무력 열병식’ 개최
“강한 군대 준비돼야…군대 강화 위해 군수 공장 임무” 강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연합뉴스

10일 오전 6시 30분 현재 태풍 ‘카눈’의 예상 경로. 기상청 제공

제6호 태풍 ‘카눈’이 한반도를 관통하는 경로로 북상하고 있는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한군 총참모장 박수일 대장을 해임하고 리영길 차수를 임명하는 등 군 수뇌부를 교체하고 “전쟁 준비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10일 북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8기 제7차 확대회의가 지난 9일 당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회의에서 지금의 한반도 지역 정세를 심도있게 개괄 분석하고 군대의 전쟁 준비를 공세적으로 더욱 다그치는 것에 대한 강령적 결론을 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김 위원장은 “적의 군사력 사용을 사전에 제압하며 전쟁 발생시 적의 각이한 형태의 공격행동을 일제히 소멸하기 위한 당중앙의 군사전략적 기도 실현에서 기본은 강한 군대가 준비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인민군대를 군사기술적으로 강화하는 데서 군수 공장들의 임무가 매우 중요하다”며 “군수공업 부문의 모든 공장, 기업소들에서는 현대화돼가는 군의 작전 수요에 맞게 각종 무장 장비들의 대량생산 투쟁을 본격적으로 내밀어야 한다”고 말했다. 중앙통신은 “조선반도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파괴하는 정세 악화의 주범들의 군사적 준동을 분석하고 철저히 견제하기 위한 공세적인 군사적 대응안들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북한 조선중앙TV가 9일 태풍으로 인해 많은 비와 강풍이 예상된다며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조선중앙TV 캡처 뉴시스

김 위원장의 이같은 발언은 이달 말 진행되는 한미연합연습을 앞두고 긴장감을 최대로 끌어올려 도발의 명분으로 삼으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미는 오는 21∼24일 한미연합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 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며, 북한은 이를 ‘북침 전쟁 연습’이라며 강하게 반발해왔다. 중앙통신은 정권 수립 75주년(9·9절)을 맞아 ‘민간무력 열병식’을 개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날 새벽 남해안에 상륙한 태풍 카눈은 한반도를 관통하는 경로로 북상하고 있는 가운데 중심부가 서울을 관통하며 북한을 향해 북상할 예정이다. 이에 북한 조선중앙TV 역시 10~11일 태풍 소식을 보도하며 주의를 당부했다.

임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