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녹십자 "R&D서 퀀텀점프"… 희귀질환 신약·프리미엄 백신 개발 속도

최영찬 기자 2023. 8. 10.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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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그린 크로스에 심은 도전과 열정②] 남들 안 하는 희귀질환 신약, '고수익' 대상포진 백신은 새 성장동력

[편집자주]GC녹십자가 성장을 위한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자사 대표 제품인 혈액제제와 독감 백신의 글로벌 진출을 꾀한다. 혈액제제인 알리글로(ALYGLO)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네 번째 품목허가 문을 두드린다. 독감 백신은 이집트에서 시판 허가를 받아 아프리카 대륙에 진출했다. 지난해엔 연구개발에 20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희귀질환 치료제와 프리미엄 백신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삼고 개발을 완주하겠다는 의지다.

GC녹십자가 의약품 연구개발(R&D)을 강화하면서 신성장동력으로 꼽은 희귀질환 신약과 프리미엄 백신 개발에 속도를 낸다. 사진은 GC녹십자 본사. /사진=GC녹십자
▶기사 게재 순서
①'혈액제제 강자' GC녹십자, 독감백신 더해 세계로 '쭉쭉'
②GC녹십자 "R&D서 퀀텀점프"… 희귀질환 신약·프리미엄 백신 개발 속도
③성장하는 GC녹십자, 여전한 수면 아래의 후계 구도

GC녹십자(녹십자)가 기존 주력사업인 혈액제제와 독감백신 사업을 넘을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에 힘쓰고 있다. 매년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리며 희귀질환 치료제와 프리미엄 백신 개발에 도전하고 있다.
이를 위해 GC녹십자는 지난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중 네 번째로 많은 R&D 투자를 단행했다. 지난해 2136억원을 투자했는데 셀트리온(4123억원), LG화학 생명과학사업부문(2760억원), 삼성바이오로직스(2683억원)만이 GC녹십자보다 R&D 투자가 많았다. 2018년 1459억원을 투자한 것과 비교하면 4년 새 투자액은 약 700억원 늘었다.

GC녹십자가 다른 제약사의 접근성이 떨어지는 희귀질환 신약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사진은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 /사진=GC녹십자


'헌터라제 성공' GC녹십자, 희귀질환 신약 한번 더


GC녹십자는 국내 제약사 중 희귀질환 치료제 출시에 가장 적극적이다. 희귀질환 치료제는 개발이 어렵고 환자 수가 적어 매출 확장에 한계가 있다는 점 등으로 인해 제약사가 선뜻 진입하기 쉽지 않다. GC녹십자는 발상을 전환해 오히려 안정적인 매출을 올릴 수 있는 기회로 보고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성과도 내고 있다. GC녹십자가 세계에서 두 번째로 상용화에 성공한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와 기존 정맥주사제형의 헌터라제를 뇌실에 직접 약물을 투여하는 방식으로 개량한 헌터라제ICV의 매출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GC녹십자에 따르면 헌터라제와 헌터라제ICV의 합산 매출은 2020년 450억원, 2021년 530억원, 2022년 700억원으로 급성장 중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올해 헌터라제의 매출 규모는 1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본다. 헌터라제는 국내를 포함해 12개국에서 판매 중이다. 2020년 9월 중국에서 품목허가를 받았지만 아직 약가 협상이 진행 중이어서 판매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협상이 완료돼 중국 시장을 공략한다면 매출 증가 속도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중국 내 헌터증후군 환자 수는 약 3000명으로 추정되는데 헌터라제는 중국에서 유일하게 허가를 받은 헌터증후군 치료제다.

GC녹십자는 헌터라제에서 자신감을 얻고 희귀질환 치료제 후보물질 확보를 위해 글로벌 바이오텍과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

창립 초기부터 관심을 가져왔던 혈우병 치료제 개발을 위해 지난 2월 미국 바이오텍 카탈리스트바이오사이언스로부터 글로벌 임상 3상 시험 중인 MarzAA(성분 마젭테코그 알파)를 포함한 희귀 혈액응고 질환 신약 후보물질 3종의 자산을 사들였다. MarzAA는 피하주사제형으로 개발 중이어서 환자의 편의성을 높일 치료제로도 주목받고 있다.

이밖에 2021년 7월 미국 제약사 미럼 파마슈티컬스로부터 희귀 유전성 간 질환 신약 리브말리(성분 마라릭시뱃)의 국내 독점 개발 및 판매권한을 확보했다. 지난 2월 간 담도가 감소하고 담즙이 정체되는 소아 희귀 유전 질환인 알라질증후군(ALGS) 치료제로 식약처의 품목허가를 받았다. 리브말리는 ALGS뿐만 아니라 진행성 가족성 간내 담즙정체증, 담도 폐쇄증을 적응증으로 하고 있어 GC녹십자는 리브말리의 국내 허가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다.

인포그래픽은 GC녹십자의 R&D 투자 규모. /그래픽=이강준 기자


독감백신 넘을 수익성 높은 프리미엄 백신 개발 목표


GC녹십자는 미국 자회사 큐레보를 통해 대상포진 백신 개발에 나서고 있다. 현재 대상포진 백신 후보물질 CRV-101의 미국 임상 2b상 시험을 진행 중이다. 이르면 연내 톱라인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운 면역증강제를 활용해 기존 대상포진 백신보다 안전성이 더 높은 차세대 대상포진 백신으로 주목받고 있다.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CDC)에 따르면 기존 대상포진 백신 접종자의 16.6%에서 부작용이 나타났는데 CRV-101 임상 시험에서는 부작용 발생 비율은 1.3%에 불과했다.

글로벌 대상포진 백신 시장은 2019년 23억달러(3조원)에서 2026년 64억달러(8조원)로 연평균 17%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유망분야다. 지금까지 개발된 대상포진 백신은 GSK의 싱그릭스, MSD의 조스타박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스카이조스터 3종뿐이어서 GC녹십자를 포함해 화이자, 모더나 등의 개발 움직임이 활발하다.

GC녹십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감염병 대유행) 시기 주목받은 mRNA(메신저리보핵산)를 활용한 백신 개발도 추진 중이다. 화이자와 모더나의 mRNA 코로나19 백신 가격(1도즈당 26~30달러)과 전통적 방식으로 생산된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 가격(1도즈당 4달러)에서 알 수 있듯이 수익성이 낮은 독감백신이어도 mRNA 방식으로 출시되면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GC녹십자는 지난 3월 캐나다 바이오텍 아퀴타스테라퓨틱스가 보유한 mRNA 백신 개발·생산에 필수적인 지질나노입자(LNP) 기술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4월 기술 도입에 대한 옵션 계약을 체결한 뒤 mRNA 기반 독감백신 개발 가능성을 타진해 왔는데 성공 가능성을 확인해서다. 2024년 mRNA 기반 독감백신 후보물질의 임상 1상 시험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영찬 기자 0chan11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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