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스컵 2위' 박정은 BNK 감독 "유종의 미 잘 거둬...이소희 베스트5는 내 지분"

고성환 2023. 8. 10.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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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WKBL 제공.

[OSEN=고성환 기자] "유종의 미를 잘 거둔 것 같다. 한국 가서 다시 힘을 낼 수 있는 원동력으로 삼겠다."

박정은 BNK 썸 감독이 처음 출전한 존스컵을 2위로 마무리한 소감을 전했다.

BNK는 9일(한국시간) 대만 타이베이 허핑농구체육관에서 열린 대만국가대표 A팀과 제42회 윌리엄존스컵 농구대회(존스컵) 5차전에서 31점·6리바운드를 올린 이소희의 활약을 앞세워 93-76으로 이겼다. 대회 전적 4승1패를 기록한 BNK는 일본 샹송화장품(5승)에 이어 2위로 이번 대회를 마감했다.

이번 대회 5경기에서 평균 18.2점을 올린 이소희는 요시다 마이, 이조예 우체, 고이케 하루카(이상 샹송화장품), 전옌여우(대만)와 함께 대회 베스트5에 선정되는 기쁨을 누렸다.

BNK는 2쿼터 들어 치고 나가기 시작했다. 1쿼터는 21-20으로 마쳤지만, 2쿼터 들어 이소희와 안혜지를 앞세워 득점 행진을 이어갔다. BNK는 전반에만 19점을 뽑아낸 이소희의 활약에 힘입어 전반을 46-38로 마무리했다.

BNK는 이후로도 맹폭을 이어갔고, 14점 차로 달아나기도 했다. 결국 박정은 감독은 경기 종료 1분 40초를 남기고 주전 선수들을 모두 교체하는 여유까지 보이며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소희가 3점슛 3개를 포함해 31점 6리바운드로 펄펄 날았다. 진안과 한엄지도 각각 14점 6리바운드, 15점 2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사진] WKBL 제공.

■ 이하 BNK썸 박정은 감독 인터뷰

Q. 2위로 마친 소감.

A. 생각이 조금 많았던 대회였던 것 같다. 5일 동안 계속 게임을 하는데, 12명의 선수 엔트리 제한이 있었고, 그러다 보니 어떻게 하면 로테이션을 잘 할 수 있을까라는 그런 생각을 많이 할 수 있는 대회였다. 기대했던 것보다 선수들이 잘 치렀다. 힘들었을텐데, 2위로 유종의 미를 잘 거둔 것 같다. 이 분위기를 한국 가서 다시 힘을 낼 수 있는 원동력으로 삼겠다.

Q. 대만도 쉽지 않은 상대였는데 편안하게 승리할 수 있었던 요인은 어디에 있나.

A. 우리가 대만에 일찍 들어와서 연습 경기를 통해 상대에 대해 많이 알고 시작한 게 좀 도움이 됐던 것 같다. 그리고 선수들 역시 상대를 알고 들어가다 보니 본인들이 어떻게 해야 되는지 좀 더 알고 들어갔기 때문에 저희가 경기의 흐름을 넘겨주지 않고 잘 끌고 갔다고 생각한다.

Q. 대만 전지 훈련부터 존스컵까지 전체적으로 평가한다면.

A. 너무 긴 시간을 이렇게 타지에 나와 있다 보니 선수들이 좀 지치지 않을까 걱정을 많이 했는데, 그래도 이렇게 무리를 하면서까지 온 이유는 대표팀 선수들과 기존에 있는 선수들이 손발을 맞출 지금 이 시기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을 했다. 또 국내 연습경기는 한정돼 있는데, 좋은 연습 파트너를 찾고 싶었다. 이런 대회를 통해서 선수들이 한층 똘똘 뭉쳐진 것 같다. 시즌 중에는 일부 선수만 경기에 임했다면, 단기간의 대회에서는 모든 선수들이 기쁨을 같이 누릴 수 있는 좋은 경험이지 않았나 생각한다.

Q. 이번 대회를 통해 그동안 뛰지 못했던 선수들 중에 가장 두각을 나타냈던 선수는.

A. 우선 김지은 선수가 자기의 역할을 좀 잘해줬던 것 같다. 물론 많은 부분을 보강해야 하겠지만, 그래도 본인이 자신이 잘할 수 있는 부분들을 잘 이행해줬다. 그리고 본인도 뭔가 앞이 깜깜했던 본인의 미션에 대해서 이제는 길이 보이고, 자기의 숙제를 찾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 그래서 시즌 때 팬분들 앞에 좀 더 설 수 있는 가능성을 갖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사진] WKBL 제공.

Q. BNK는 아직 어린 팀이다. 이번 대회를 통해서 성장한 모습이 있다면.

A. 제가 처음에 와서 이 선수들을 봤을 때 가능성이 있는 선수들이라는 게 보였는데 한 1년, 2년을 겪으면서 선수들에 대한 그런 기대치가 많이 높아진 것 같다. 그래서 이번 대회도 이소희 선수나 안혜지 선수, 진안 선수, 한엄지 선수 등에게 화도 냈지만 알고 보니 이 선수들이 20대 초반 중반 이런 선수들이었다. 그래서 아직 더 성장해야 하는 선수들인데, 제가 너무 욕심을 부린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 선수들이 너무 잘 성장하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 여자 농구에서도 중심을 잡아주면서 커갈 수 있는 그런 선수들이 되지 않을까 생각을 한다. 저도 책임을 갖고 이 선수들을 잘 더 잘 키워보겠다.

Q. 대회 전체적으로 최대 수확과 보완할 점은.

A. 최대 수확은 본인들이 위기를 넘기는 힘들이 많이 생긴 것 같다. 그래서 이번 5일 동안 경기를 하면서도 선수들이 힘들 수도 있고 위기도 있었을 텐데 이겨내는 힘이 우리도 생겼구나라는 걸 좀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식스맨들에 대해 좀 더 가용 폭을 넓힐 수 있는 타이밍을 저도 배워가는 대회였던 것 같다. 선수들을 어느 때 넣어야 하고 어떤 구성을 해야 하는지 나도 좀 더 연습할 수 있는 대회였다.

숙제로는 이 선수들이 얼마나 수비 조직력을 얼마나 끌어올리느냐가 중요하다. 공격적인 면은 그래도 각자의 역할들이 있기 때문에 약점이 좀 두드러지진 않지만 그래도 수비 약점들이 커지면 이 선수들이 뛸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 수밖에 없고 기존에 있는 선수들에게 부하가 갈 수밖에 없다. 수비 로테이션 등 선수들에게 좀 더 주입과 훈련을 해서 단단한 팀으로 만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Q. 박신자컵 목표는.

A. 국내에서 해외 팀들과 교류할 수도 있고 프로 팀들과 정상적으로 겨룰 수 있는 또 다른 의미로 박신자컵이 새롭게 커졌다. 그래서 우리 선수들도 그런 분위기를 즐겼으면 좋겠고, 정규 시즌보다는 좀 더 로테이션 폭을 넓히면서 운영해보고 싶은 생각이 있다. 그래서 선수들이 자신감을 얻을 수 있는 대회로 삼고 싶다.

[사진] WKBL 제공.

Q. 이소희 선수가 베스트 5에 뽑혔다. 3차전 이후 혼내기도 하셨는데.

A. 따끔하게 했다. 저 베스트5 상도 제가 가져오려고 했다. 내 지분이 있다. (하하) 이소희 선수는 아시는 것처럼 스코어러로서 장점을 가진 선수고, 좀 더 폭발력을 보여주면 경기력은 훨씬 더 올라갈 것이다. 본인이 생각이 많아지고 다운되는 느낌이 들었을 때는 팀 경기력도 같이 떨어진다. 본인이 그런 부분을 많이 느낄 수 있는 대회였던 것 같다. 상은 받았지만 표정이 별로 안 좋은 거 보니까 언니들한테 고마운 것도 있고 많은 생각들이 스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 이렇게 큰다고 생각한다. 아직도 이소희는 커가야 하는 선수고,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는 선수니까 다른 선수들과 같이 한번 성장할 수 있는 그런 대회였을 것이다. 앞으로도 저희 BNK를 이끌어갈 그런 스타들이다.

Q. 필리핀과는 박신자컵에서도 붙게 되는데.

A. 필리핀은 농구를 즐기면서 하는 것 같다. 즐기는 거의 바탕에는 어느 정도의 체력은 있어야 되는 것 같다. 저희가 공교롭게 3차전에서 만나다 보니 필리핀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많이 지쳤을 때 저희가 맞붙은 것 같다. 그런데 저희보다는 훈련량이 적었을 거라고 생각이 든다. 그러다 보니 체력적으로 해서 본인들의 플레이를 잘 못했던 것 같다. 그래서 어제 경기나 오늘 경기 같은 경우도 상당히 잘 한 걸로 봤는데 그런 부분들은 저희가 잘 캐치를 해서 한국에서도 제대로 한번 붙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첫 게임이라서 아주 싱싱할 때 붙는다. (웃음) 필리핀 체력이 좋을 때 붙는 거라 우리도 준비를 잘해서 또 제대로 한번 더 국내 팀의 자존심을 세우겠다.

Q. 상송한테 진 뒤 많이 아쉬워했다고 들었다. 일본 여자 농구가 강세인데, 맞붙어본 소감과 보완해야 할 점은.

A. 나는 옛날 사람이라 한일전에 대한 생각이 좀 남다르다. 그래서 꼭 이겨야한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고, 그러나 현실상 지금은 전력이 많이 차이가 나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패배는 받아들여야 하겠다. 그러나 내가 많이 속상했고 화가 났던 부분은 너무 위축된다는 거였다. 불필요하게 위축되는 모습이 보여서 그런 모습들을 좀 탈피했으면 해서 선수들한테 큰소리를 좀 많이 친 게임이었던 것 같다. 그때는 약간 선수들이 부딪혀보면서 해법을 찾아야 하는데 자꾸 그걸 안 된다, 벽이라는 생각을 좀 하는 것 같다. 그러다 보니 다리가 무거워지고 수비를 자꾸 놓치고 이런 것들이 있었던 것 같다. 물론 선수들도 느꼈겠지만, 저는 그래도 해볼 만하다고 생각이 들었었다. 조금 더 보충을 한다면 한국 농구도 그렇게 많이 뒤쳐지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이 든다. 그래서 지금 올라오고 있는 선수들이 그런 마음을 갖고 자신 있게 부딪쳐봤으면 하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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