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인 “‘D.P’는 내 인생작…남성 팬 늘어 뿌듯해”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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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정해인(35)과 손석구(40)는 "군 복무를 2번이나 한 기분"이라며 웃었다.
2021년 8월에 이어 지난달 28일 시즌2를 선보인 넷플릭스 드라마 'D.P.'로 "꿈에서라도 다시 가고 싶지 않았던 군대"의 풍경을 고스란히 재현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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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하남 이미지 싹…인생 변곡점 된 작품
정해인은 2010년 육군 만기 전역했다. 군 복무를 마친 지 10년도 훌쩍 지났지만, 당시 습관은 몸에 그대로 남았다. 그는 “시즌1 첫 촬영 날 하도 긴장해서 극중 이름인 ‘이병 안준호’를 외쳐야 하는 순간에 나도 모르게 ‘이병 정해인’을 외친 게 기억난다”며 웃었다.
“그만큼 생활관을 비롯해 군부대 곳곳이 현실적으로 재현돼 있었어요. 어찌나 괴롭고 긴장되던지. 하하! 드라마를 촬영하는 내내 군대 시절이 자주 떠올랐어요. 이등병 땐 행주나 걸레를 항상 손에 쥐고 있었어요. 사단장 운전병 출신이라 한 번씩 차를 타고 바깥세상 구경 나갔죠. 라디오를 들으며 세상과 연결되는 느낌이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었어요.”
그가 선임 구교환과 탈영병을 잡으러 다니는 과정을 통해 군대 내 괴롭힘, 만연한 폭력, 차별 등을 조명하면서 드라마는 폭넓은 시청자로부터 공감을 끌어냈다. 인기에 힘입어 예정에 없던 시즌2도 곧바로 제작됐다. 이번 시즌에서 일등병으로 진급한 정해인은 더 이상 ‘방관자’가 되길 거부하고, 조직의 변화를 직접 이끌기 위해 몸을 내던진다.
“군대문화가 점차 좋은 방향으로 바뀌고 있지만, 아직도 많은 노력과 관심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아무리 윗세대가 ‘요즘 군대 편해졌다’고 해도, 온전한 어른이 아닌 20대 초반으로서는 군 생활이 힘들 수밖에 없어요. 이미 그걸 겪은 어른들이 드라마를 보면서 ‘우리부터 바뀌자’고 생각한다면 그것만큼 뿌듯한 일이 없을 거예요.”
캐릭터의 압박감을 드러내고 싶어서 시즌2 촬영 내내 밥도 잘 먹지 않을 만큼 모든 걸 쏟아부었다. 덕분에 ‘D.P.’는 그의 새 인생작이 됐다. JTBC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MBC ‘봄밤’ 등으로 고착됐던 ‘연하남’ 이미지도 지웠다.
“길거리에서 마주친 남성분들이 ‘드라마 잘 봤어요’하고 인사해주면 정말 기뻐요. 시즌1 이후 다양한 장르의 대본도 받고 있고요. 많은 감독님이나 작가님이 ‘정해인을 데리고 이런 것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한 것이니 배우로서 감사하죠. 인생의 변곡점을 맞은 기분이에요.”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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