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만명 떼창" 美 뒤흔든 뉴진스…하이브 주가는 뚝, 왜

김소연 기자 2023. 8. 10.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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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뉴스1) 권현진 기자 = 뉴진스의 혜인(왼쪽부터)과 하니, 민지, 다니엘, 해린이 해외 일정을 위해 미국 시카고로 출국하고 있다. /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에서는 국내 걸그룹 '뉴진스' 노래를 7만여명이 따라 부르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시카고 그랜드파크에서 열린 대형 음악 축제 '롤라팔루자' 무대에 뉴진스가 오르자 벌어진 일이었다. 롤라팔루자 페스티벌은 1991년부터 전 세계를 돌며 개최되는 종합 음악 페스티벌로, 국내 걸그룹이 이 무대에 선 것은 뉴진스가 처음이다.

하이브의 팬덤이 날로 커지고 있다. BTS(방탄소년단)의 부재를 걱정했던 과거가 무색할 정도다. 다양한 라인업이 동시다발적으로 쏟아져 나오고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하이브의 레벨업이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실적과 달리 주가는 좋지 않아 관심이 커진다.

9일 하이브는 전일대비 1만2500원(4.60%) 떨어진 25만99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그간 순매수를 지속해온 기관과 외국인이 이날 각각 2만4000주, 9만8000주 가량 내다팔면서 주가가 하락했다.

하이브는 명실상부한 K팝 선두주자로, 신기록들을 연이어 써나가고 있다. 이번 2분기 실적에서 하이브는 컨센서스를 상회하는 깜짝 실적을 기록했다. 하이브의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6210억원, 81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1% 증가하고 8% 하락했다. 영업이익 시장 컨센서스(704억원)을 뛰어넘은 깜짝 실적이다.

이로써 하이브는 상반기 매출액만 1조원을 뛰어넘으며 명실상부 엔터테인먼트 공룡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이브가 써나가는 기록도 놀랍다.

'뉴진스'의 앨범 '겟업(Get Up)'은 타이틀 3곡이 모두 빌보드 핫100에 차트인 하는 동시에 음원차트인 빌보드 200에서는 1위를 차지했다. 뉴진스 데뷔가 불과 지난해 7월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놀랄만큼 빠르게 팬덤이 확장되고 있다.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지난달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 케이팝 스퀘어 전광판에 방탄소년단(BTS) 멤버 정국의 솔로 싱글 '세븐(SEVEN)'의 광고물이 송출되고 있다. 빌보드에 따르면, 지난 14일 발매된 정국의 '세븐'은 '핫100'에서 1위에 올랐다.


최근 BTS 멤버 정국의 '세븐' 음원도 빌보드 핫100 1위를 차지했다. BTS 일부 멤버가 군대에 가더라도 팬덤이 여전히 건재하다는 것을 드러낸 셈이다. BTS 멤버들이 모두 솔로 활동을 시작하면서 오히려 더 큰 매출을 창출할 가능성도 있다.

세븐틴은 미니 10집이 발매 첫날에만 399만장 앨범이 팔리며 K팝 역사상 발매 첫날 음반 판매 신기록을 세웠다. 6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887만장에 달한다. 여기에 일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르세라핌에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엔하이픈, 하이브 아메리카를 통해 인수한 QC미디어홀딩스 소속 아티스트들까지 라인업이 차고 넘친다.

BTS를 글로벌 아티스트로 키워낸 노하우가 다른 아티스트들에게 접목되면서 신인 아이돌일지라도 빠르게 글로벌 팬덤을 확보하고, 그 팬덤이 음반과 공연 수요 확장으로 이뤄지고, 이것이 MD와 자체 플랫폼인 위버스에까지 긍정적 영향을 미치면서 실적이 우상향하는 선순환 그림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아티스트 플랫폼인 위버스의 경우 유저 90%가 국외에서 접속할 정도다. 하이브는 이미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반열에 올라 있다.

이에 따라 올해 하반기 실적도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하이브의 올해 연간 매출액은 2조1831억원, 영업이익은 27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3%, 15%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주가 측면에서는 증권가 의견이 엇갈린다. 실제 하이브는 전날 깜짝 실적을 발표하고도 주가가 반락해 이날까지 5% 이상 하락했다.

당장 주가가 하락한 원인은 위버스로 꼽힌다. 위버스 유료화가 연기되면서 실적에 위버스 기여도가 낮았던데 따른 실망감에, 지난 4월부터 주가가 급하게 올라오면서 차익실현 욕구가 강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서울 용산구 하이브 사옥에서 외국인 팬들이 방탄소년단(BTS) 데뷔 10주년 기념 그림을 찍고 있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하이브의 성장세에 찬사를 보내면서도 하이브가 하이브를 뛰어넘어야 할 때가 왔다고 입을 모은다. 이미 시장의 기대치가 한껏 높아진 상태이기 때문이다.

박수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 눈높이는 한발 빠르게 올라가고 있다"며 "어제 보여준 성장을 내일 뛰어넘을 수 있을지에 대한 확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언급했다.

음원과 공연 수익등 직접 매출 외에 강력한 팬덤만이 보여줄 수 있는 MD와 위버스 등 간접매출이 약하다는 점도 발목을 잡는다. 박성국 교보증권 연구원은 "2개 분기 연속 큰 폭의 콘텐츠 매출이 감소하면서 BTS 감소로 인한 간접 매출 성장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구독형 서비스인 '위버스 멤버쉽+' 도입시기를 올해 3분기에서 내년으로 연기한 것도 영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우려는 내년 새로운 걸그룹의 등장과, 위버스 플랫폼 유료화를 통해 불식될 수 있다. 특히 K팝을 넘어 글로벌 팝으로 거듭나고 있는 하이브의 성장에 주목하라는 의견이 나온다.

지인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하이브 음악은 실제 미국팝을 만드는 글로벌 대형 프로듀서들로부터 곡을 소싱받기 때문에 더 좋다"며 "이번 정국의 신곡은 저스틴비버 등과 작업한 프로듀서가 맡았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하이브 아메리카를 통해 탄생할 미국 걸그룹이 강력한 투자 포인트로 발현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소연 기자 nicks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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