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현대百 '비틀'…쿠팡, 월가 전망 뛰어넘은 21% 성장

서미선 기자 2023. 8. 10.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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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수요 둔화에 현대百·신세계 2분기 매출·영업익·순익↓
고물가에 '쿠팡러' 올들어 160만명↑…혜택강화로 '록인'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서미선 기자 = 전통 유통강자인 신세계(004170)와 현대백화점(069960)이 2분기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반면 쿠팡은 4분기 연속 영업익 흑자와 최대 매출을 경신하는 실적을 내며 미국 월가 전망치를 초과한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지난해 명품 '보복소비'로 호실적을 낸 백화점들이 올해는 역기저 효과에 이익 감소를 피하지 못했으나, 쿠팡은 고물가와 경기침체 속 멤버십 혜택 강화를 통해 고객을 확보하는 '록인(잠금)효과'를 거둔 영향으로 분석된다.

유통업계에서 온오프라인 경계가 희미해지는 '빅블러'(big blur)가 가속화하며 하반기 유통업계 경쟁은 고객 충성도를 높이는 멤버십과 객단가·고객층을 다변화하는 명품 판매, 배송 강화 3가지에서 판가름날 전망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과 신세계의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은 모두 전년동기 대비 감소했다.

2분기 현대백화점 매출은 9703억원, 영업이익은 556억원, 당기순이익은 256억원으로 각각 1년새 13.8%, 21.9%, 52.3% 줄었다. 신세계는 매출 1조5759억원, 영업이익 1496억원, 당기순이익 687억원으로 같은기간 각 16%, 20.2%, 4.3% 감소했다.

실적 발표를 앞둔 롯데쇼핑(023530)과 이마트(139480)의 2분기 매출 성장폭도 소폭 오르거나 줄어들 가능성이 있단 게 증권가 분석이다.

반면 쿠팡은 월가 전망치를 뛰어넘는 매출과 영업이익을 보였다. 외신에 따르면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쿠팡 2분기 매출 전망치(블룸버그·금융데이터업체 팩트세트·골드만삭스 등 취합)는 56억~57억달러선, 당기순이익 전망치는 8600만~1억달러였다. 골드만삭스의 영업이익 예상치는 1억2800만달러였다.

실제 쿠팡의 2분기 매출과 영업익, 당기순이익은 각 58억3788만달러(분기 환율 1314.68원 기준 7조6749억원), 1억4764만달러(1940억원), 1억4519만달러(1908억원)로 모두 전망치를 웃돌았다. 1년 새 매출은 21% 성장했고 영업익과 순익은 흑자전환했다.

백화점을 보유한 신세계, 현대백화점의 부진은 매출 30%이상을 책임지던 명품 수요가 올 들어 꺾이며 매출 타격이 불가피해진 게 영향을 끼쳤다. 지난해 1분기 30%대였던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의 명품 매출 성장률은 올 1분기 각각 7%, 7.8%, 9%로 급감했다.

반대로 쿠팡은 6개월만에 160만명이 새 '쿠팡러'로 들어오는 등 고물가 속 가파르게 고객이 늘고 있다. 쿠팡은 1100만 회원을 보유한 와우 멤버십과 연동한 쿠팡이츠 최대 10%할인 등이 고객을 늘리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이츠 할인혜택을 선보인 지역에서 이츠를 쓰는 와우회원이 80%, 지출액이 20% 증가했다는 것이다. 이에 활성고객(분기 1번이라도 제품을 산 고객)은 1971만명으로 2000만명에 육박한다. 혜택 강화를 통한 '록인효과'를 거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하반기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멤버십 경쟁은 심화될 전망이다.

쿠팡은 '무제한 쿠팡이츠 할인'을 멤버십 정규혜택에 넣기로 했고 신세계는 계열사 6곳을 연결한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 혜택을 보다 키울 방침이다. 롯데는 고객 서비스 강화를 위해 엘페이 프리미엄 유료 멤버십 신규가입을 중단했다.

객단가 높은 명품 시장을 둘러싼 경쟁에서도 온오프라인 경계가 희미해질 전망이다.

신세계는 SSG닷컴을 통해 스위스 명품 브랜드 '피아제' 신제품을 세계 최초로 선보였고, 신세계라이브쇼핑엔 5월 '신세계백화점관'을 오픈했다. 롯데는 롯데온의 명품 버티컬 '온앤더럭셔리'를 키우고 있다. 후발주자인 쿠팡은 7월 명품 화장품을 로켓배송해주는 '로켓럭셔리'를 론칭했다.

이밖에 유통사들은 배송서비스 강화에도 주력하고 있다. 쿠팡은 최대 강점으로 로켓배송을 내세우고 있고, 최근 SSG닷컴과 G마켓은 각각 익일배송 서비스 '쓱원데이'와 '스마일 무료배송'을 시작했다.

smit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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