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발견’ 리그 최고 셋업맨이 NC에 있다… 공룡 불펜은 보여줄 게 더 많다

김태우 기자 2023. 8. 10.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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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시즌 맹활약으로 리그 최정상급 셋업맨 대열에 합류한 NC 류진욱 ⓒ곽혜미 기자
▲ 지난해보다 구속과 무브먼트가 좋아진 류진욱은 강력한 구위를 뽐내고 있다 ⓒNC다이노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NC 불펜에 숨은 보석이 많다”

10개 구단 트래킹 데이터를 분석하는 전문가들은 리그에서 가장 과소평가된 불펜 중 하나로 NC를 뽑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이름값이야 다른 팀 불펜 투수들이 더 높을지 몰라도, 긍정적인 데이터 값으로 무장한 선수들이 NC 불펜에 즐비하기 때문이다.

성적의 선행 지표로 볼 수 있는 패스트볼의 구속 및 수직무브먼트, 변화구의 무브먼트, 익스텐션이나 적절한 릴리스포인트 등 우리에게 잘 보이지 않는 지표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젊은 선수들이 적지 않다. 그게 다 성적으로 이어지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잠재력은 풍부하다는 의미가 될 수 있다. 주축을 이루는 불펜 투수들의 나이를 고려하면 향후 3년에서 가장 기대되는 불펜으로 뽑는 이들도 적지 않다.

대표적인 선수가 바로 우완 류진욱(27)이다. 부산고를 졸업하고 2015년 NC의 2차 2라운드(전체 21순위) 지명을 받은 류진욱은 고교 시절 화려한 경력으로 무장한 유망주였다. 입단 이후 제대로 된 활약을 하지 못하며 고전하던 시기도 있었지만, 2021년 44경기, 2022년 51경기에 나가며 경험을 쌓은 뒤 올해 자신의 잠재력을 폭발시키고 있다.

류진욱의 올해 성적은 말 그대로 ‘최고’다. 리그의 그 어떤 중간 투수보다 더 뛰어난 성적을 거두고 있다고 해도 과장이 아니다. 류진욱은 9일 현재 시즌 42경기에 나가 41⅓이닝을 던졌다. 올 시즌 표본은 차고 넘치게 쌓였다. 이 표본에서 평균자책점 1.31, 피안타율 0.123, 이닝당출루허용수(WHIP)가 0.87이다. ‘언터처블’이라는 수식어를 붙여주기에 전혀 아깝지 않다.

좋은 잠재력을 가지고 있기는 했지만, 사실 지난해까지 그 잠재력이 성적으로 이어졌다고 볼 수는 없다. 지난해 51경기에서의 평균자책점은 4.86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패스트볼 구속이 빨라지고 자신의 공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면서 가면 갈수록 더 좋아지고 있다는 게 사령탑인 강인권 NC 감독의 이야기다. 강 감독도 류진욱의 성장세를 놀랍다고 이야기할 정도니, 다른 팀 선수들이 받을 충격이야 미뤄 짐작할 수 있다.

▲ 류진욱은 마무리 이용찬 앞에 서는 셋업맨으로 올해 뛰어난 성적을 거두고 있다 ⓒNC다이노스
▲ 김영규는 매년 구위가 성장하는 좌완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NC다이노스

강 감독은 9일 인천 SSG전을 앞두고 “류진욱의 구위가 워낙 좋아졌다. 구속도 그렇고, 스플리터도 그렇고, 던지는 커터도 구종 가치가 지금 높게 나오고 있다. 8회 중요한 순간에 던져주고 있는데 자기 역할을 충분히 잘하고 있다”고 박수를 보냈다. 현재 마무리 이용찬 앞에서 가장 믿을 만한 선수가 류진욱이라는 것을 시사하고 있는 대목이다.

강 감독은 “(이전에 비해) 마운드에서의 기복이 많이 줄었다. 일단 구속이 상승되면서 거기서 자신감이 조금 더 붙은 것 같다. 포크볼의 완성도도 높아졌다”면서 “그렇게 구종 가치들이 조금 더 높게 나오면서 본인 스스로 작년보다 더 자신 있고 과감하게 승부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좋은 투구 내용을 보여주고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KBO리그 9개 구단에 트래킹 데이터를 제공하는 ‘트랙맨’의 집계에 따르면, 류진욱의 지난해 포심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시속 147㎞ 수준이었다. 이것도 충분히 빠른 공이었는데 올해는 148.7㎞까지 올라왔다. 이미 기본이 빠른 공에서 2㎞를 더 끌어올렸으니 선수의 자신감이 배가될 수 있다. 커터의 구속도 비슷한 수준으로 더 향상됐다. 구속 뿐만 아니라 분당 회전 수(RPM)도 60회 가량 더 늘어났고, 변화구의 경우 수평무브먼트 쪽에서의 향상이 눈에 들어온다.

즉, 공도 빨라졌고 홈플레이트 앞에서의 움직임도 더 좋아졌으며 변화구의 각까지 더 커졌다는 의미다. 지난해 류진욱의 공을 머릿속에 두고 있었을 타자들로서는 굉장히 까다롭게 느껴질 수 있다. 특히 포크볼의 경우는 땅볼을 자주 유도하고 있어 요긴하게 활용 중이다.

류진욱의 뒤를 이어 ‘터질 만한’ 유망주들도 제법 많은 NC다. 김시훈 조민석 김영규 김진호 등은 리그 평균 이상의 패스트볼 무브먼트를 자랑한다. ‘트랙맨’ 기준으로 류진욱(152.3㎞), 김진호(152.1㎞), 김영규(150.4㎞), 김시훈(150.3㎞), 이용준(150.2㎞) 모두 시속 150㎞ 이상의 최고 구속을 기록한 적이 있는 등 구위 측면에서 기대를 걸어볼 만한 젊은 투수들이 집합되어 있는 것도 특징이다. 류진욱의 뒤를 이을 선수가 누가 될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워졌다. 공룡 불펜은 아직 보여줄 게 조금 많이 남아있다.

▲ 김진호는 부상 전까지 호평을 받는 패스트볼 구위를 자랑했다 ⓒNC다이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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