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는 ‘인물난’ 野는 ‘내홍’…‘총선 격전지’ 수도권, 누가 잡을까
‘지지율 우위’ 웃을 수 없는 與
여론조사 근소하거나 우세한 승
인천·경기 현역 80% 민주당 소속
안철수 “수도권은 심각한 위기”
“선거 지원 조직력 부족” 우려도
野, 집안싸움에 민심 이탈 가속
‘여당 견제론’이 ‘안정론’ 앞서지만
친명 “현역 50% 물갈이 방안 필요”
비명 “공천룰 손질, 비명계 학살”
혁신위 대의원제 개편 놓고 내분
제22대 총선이 약 8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9일 여론조사 결과 내년 총선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수도권에서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을 근소한 차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지만 내년 총선에서 ‘야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정부 여당 견제론(50.8%)이 ‘정부와 여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안정론(42.0%)을 앞지른 조사도 같이 나와 여당이 마냥 웃을 수만도 없다. 여야 모두 총선의 승부처인 수도권에서 위기감이 커지는 이유다.
접전으로 나타난 여론조사 결과와 다르게 국민의힘 내에선 ‘수도권 위기론’이 분출하고 있다. 특히 경기·인천을 중심으로 전멸에 가까운 패배를 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안철수 의원(경기 분당갑)은 이날 KBS라디오에서 “(수도권은) 심각한 위기다. 인물난이 생각보다 심각하다”고 말했다. 윤상현 의원(인천 동구미추홀구을)도 페이스북에서 “8개월 남짓한 총선에서 수도권 위기론은 현실”이라고 했다.
경기의 한 당협위원장은 통화에서 “다선 의원이 있는 지역은 조직이 탄탄하게 뿌리 내리고 있어 바뀌기 쉽지 않다”며 “경기는 서울의 젊은 층과 같은 외지인 출신이 많아 민주당에 유리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2021년 재보궐선거와 2022년 대선·지선을 3연속 승리하며 지형이 상대적으로 좋아진 서울도 낙관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당 관계자는 “서울도 강남, 서초, 송파 일부 빼고는 (당선이) 안 되는 수준”이라며 “TK(대구·경북), PK(부산·경남) 지도부여서 그런지 위기의식이 없다”고 했다.
지난 총선에서 수도권에서만 103석을 휩쓴 민주당이지만 최근 민심 이반으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자체 분석을 해보니 경기와 인천은 그나마 괜찮은데 서울은 진짜 어려워졌다”면서 “강북·광진 등 동북권과 일부 서남권에서는 여전히 우세했지만 동남권에선 국민의힘에 열세를 보였다. 서북·도심권에서는 접전양상”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런 가운데 내홍도 격화하고 있다. 김은경 혁신위원회가 개편을 논의 중인 공천룰과 대의원제가 그 방아쇠가 된 모양새다. 비명계(비이재명계) 이원욱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에서 “공천룰을 자꾸 손보겠다고 하는 것 자체가 비명계 학살”이라고도 했다. 반면 친명계(친이재명계) 원외인사 중심 ‘더민주전국혁신회의’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혁신위가 50% 물갈이가 가능한 공천룰 변경안을 내놔야 한다고 압박했다.
이날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는 대의원제를 놓고 정청래 최고위원과 양소영 대학생위원장, 박홍배 노동위원장 간의 충돌이 벌어졌다. 친명계인 정 최고위원은 대의원제 폐지를 주장하며 “통일주체국민회의 대의원 수를 늘린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반면 양 위원장은 “혁신위는 총선과는 전혀 상관없고, 국민 다수의 관심 밖인 대의원제를 놓고 그것이 혁신인 듯 외치고 있다”고 꼬집었다. 박 위원장은 “대의원제가 폐지된다면 한국노총과의 정책연대 파기 가능성은 매우 상당히 높다”고 경고했다.
김병관·김현우·김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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