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네 맘에 슬램덩크~♪’ 농구에 진심인 마이티 마우스

최창환 2023. 8. 10.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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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최창환 기자] 농구에 진심인 마이티 마우스가 점프볼과 만났다. 디지털 싱글 ‘슬램덩크’를 발표, 농구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낸 마이티 마우스는 농구만이 지닌 매력부터 선수들과의 에피소드에 이르기까지 농구인 못지않게 깊이 있는 농구 이야기를 들려줬다.

※본 기사는 농구전문 매거진 점프볼 8월호에 게재됐습니다.

점프볼 독자들에게 인사 부탁드립니다.

쇼리_점프볼 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마이티 마우스 쇼리입니다.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7월호 사진 올려주셔서 감사했어요) 아, 마침 서점에 갔는데 (최)준용이가 저를 보고 있더라고요(웃음).
추플렉스_저희는 농구를 너무너무 사랑하는 마이티 마우스예요. 가수가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농구를 사랑하고, 농구를 많이 했었죠.

“했었죠”라는 건 과거형인데 최근에 농구를 한 적은 없는 건가요?
추플렉스_제가 농구하다 큰 수술을 2번 받았거든요. 예전에 발목인대를 수술한 적이 있어요. 발목인대는 극복했는데 3년 전쯤 십자인대가 끊어진 거예요. 무릎까지 다치니 다치는 것 자체가 너무 두려워지더라고요. 그래서 농구하는 걸 끊게 됐죠. 물론 농구는 제가 영원히 보고 사랑해야 할 존재예요.

다치던 순간이 생생히 기억에 남아있을 것 같아요.
추플렉스_쇼리랑 같이 픽업게임을 하러 갔어요. 몸살이 심해 안 가려고 했는데 다른 친구가 가볍게 슛만 던지고 오자고 했죠. 가보니 프로선수들도 있는 거예요. 잘하는 모습 보여주고 싶잖아요. 컨디션 안 좋은 와중에 진짜 열심히 뛰었죠. 체력적으로 힘들다는 게 느껴지고 있던 찰나에 같은 팀이었던 프로선수가 속공 상황에서 패스를 했어요. 그걸 점프해서 받은 후 착지하는 과정이었는데 무리한 동작은 아니었죠. 그런데 ‘뚝’ 소리가 나더라고요. 잘못됐다는 걸 바로 직감했죠.
쇼리_형이 기어서 나가는 걸 보니 ‘뭔 일이지?’ 싶더라고요.
추플렉스_선수 출신이었던 분이 오셔서 바로 다리를 만져보더라고요. “다행히 십자인대는 안 끊어졌네요”라고 하셔서 제가 “너무 감사합니다. 코트의 허준!”이라고 했죠. 다음날 공연도 있고, 며칠 후에는 미국 공연도 가야 했거든요. 그런데 병원에서 검진 받아보니 (십자인대가)완전히 끊어졌다는 거예요. 알고 보니 간단하게 십자인대 이상을 체크하는 방법이 있는데 저는 하체 근육이 많은 편이어서 선수 출신이었던 분도 발견을 못했던 거죠. 그래도 한 발로 서서 공연은 다 소화했어요. 쇼리가 부축해줬죠.

처음부터 너무 무거운 주제로 얘기를 나눴네요. 아티스트명을 상추에서 추플렉스로 바꾼 이유가 궁금합니다.
추플렉스 아무리 해도 포털사이트 검색에서 상추를 이길 수 없겠더라고요. 대한민국 대표 채소잖아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채소를 검색하다 보니 저는 9장 중 1장 껴있는 상추였죠(웃음). 다른 활동명이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제 유튜브 채널명이 추플렉스예요. 예전부터 저를 봐왔던 분들은 상추라고 하지만, 어린 학생들은 ‘추플렉스’라고 불러서 새로운 활동명으로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죠.

소속사를 빅플래닛메이드엔터로 옮긴 후 첫 디지털 싱글 ‘슬램덩크’를 발매했습니다. 노래를 통해 농구에 대한 마이티 마우스의 애정을 느낄 수 있는데 곡을 만들게 된 과정이 궁금합니다.
쇼리_노래는 3년 전쯤 만들었어요. 추플렉스 형이 십자인대 끊어지기 전이었죠. 그때만 해도 매일 농구를 할 때였고, 지인들도 모니터할 때 좋다고 해주셨어요. 새로 계약한 회사에서 리스트 정리하고 모니터 회의한 끝에 발매하게 됐어요.
추플렉스_제가 원래 농구와 관련된 노래 피쳐링을 많이 했어요. 가사에 농구를 담는 것도 좋아했고요. 농구를 사랑에 비유해 가사를 쓰면 재밌을 것 같았죠. ‘이제는 말할 수 있다’인데 ‘슬램덩크’ 발매일에 골프하러 가자는 연락을 받았어요. “음반 발매일이어서 어려울 것 같습니다”라고 했는데 김주성 감독님도 나온다고 하시더라고요. 바로 “갈게요”라고 했죠. 감독님이 골프도 잘하시더라고요. 골프 선수였어도 성공하셨을 것 같아요.

마이티 마우스가 생각하는 농구의 매력은?
쇼리_음악과 제일 연관성이 많은 스포츠인 것 같아요. 보시다시피 제가 농구를 하기엔 부족한 신체잖아요. 최악의 피지컬이죠(웃음). 그럼에도 성공했을 때 희열감을 느낄 수 있는 가장 큰 스포츠가 농구라고 생각해요. 먹시 보그스(160cm)처럼 작은 선수도 NBA에서 해냈잖아요. 그때 대리만족을 느끼기도 했어요.
추플렉스_개인적으로는 가장 화려하고 보여줄 수 있는 기술이 많은 스포츠라고 생각해요. 개인차가 있겠지만, 노력한 만큼 실력이 느는 솔직한 스포츠이기도 하고요. 저도 드리블은 서른 넘어서 연습했는데 늘더라고요. 칼로리 소모도 굉장히 많죠. 유산소 운동 삼을 수도 있고요. 다른 스포츠에 비해 득점이 많이 나오고, 버저비터처럼 짜릿한 순간이 많은 것도 매력이에요. 힙합과 가장 어울리는 스포츠인 것 같아요. 보여주고, 과시할 수 있는 게 많잖아요.

2009년에 대구 오리온스 홍보대사로 임명됐습니다. 주제곡을 직접 부르고 홈 개막전 시구, 공연도 맡았는데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추플렉스_오리온에서 과자를 안 주시더라고요. 농담입니다(웃음). 시구를 덩크슛으로 해달라고 하셨는데 자신이 없더라고요. 관중들 앞에서 실패하면 망신이잖아요. 자유투였나 레이업슛이었나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바꿔서 했던 기억이 있어요.
쇼리_상대 팀 선수 중 서장훈 형님이 계시더라고요. 원래 친분이 있는 사이이긴 했거든요. 인사드리니까 (소주 마시는 제스처를 따라하며)이러시더라고요(웃음).

추플렉스는 과거 덩크슛 영상이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덩크슛하면 어떤 기분인가요?
추플렉스_덩크슛해보는 게 꿈이었거든요. 상상하다가 꿈속에서 덩크슛한 적도 있는데 그게 현실이 되니 꿈꾸는 듯한 기분이었죠. 덩크슛은 30대 중반까지 가능했는데 컨디션 좋은 날은 체이스다운 블록슛도 해봤어요.
쇼리_저는 그게 궁금하더라고요. 도움을 받아서 림에 매달려봤는데 내려올 때 생각보다 오래 걸렸죠. 그럼 진짜 높게 뛰는 외국선수들은 어떤 기분일까 싶더라고요. 형은 어떤 기분이었어? 우월한 신체조건을 갖고 있잖아.
추플렉스_가끔 현실, 꿈이 구분이 안 될 정도로 높이 떠 있다는 느낌도 들지. 예전에 ‘출발 드림팀’에서 태릉선수촌으로 촬영을 갔는데 유명해진 영상이 있거든요. 제가 태릉선수촌을 10년만 일찍 찾았으면 체육인이 됐을 것 같아요. 한때 직업 잘못 선택한 연예인 1위로 뽑히기도 했죠(웃음).

몸이 좋은 연예인으로 유명한데 평소 몸 관리는 어떻게 하나요?
추플렉스_웨이트 트레이닝을 꾸준히 하고 있죠. 골프에 빠져서 한동안 웨이트 트레이닝을 안 한 적이 있어요. 오랜만에 웨이트 트레이닝하러 갔는데 (김)종국이 형이 있더라고요. 마스크를 쓰고 있긴 했지만 형이 저를 못 알아보셨어요. “야, 너 몸이 어쩌다 이렇게 됐어? 엄청 말랐네”라며 혼내시더라고요. 그때 자극받아서 다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게 됐어요.

농구에 빠져들게 된 계기는?
쇼리_조던이죠. 어릴 때 토요일 오후 2시만 기다렸어요.(추플렉스 : AFKN!) 처음에는 신발로 조던을 알게 됐어요. 신발이 너무 예뻐서 파고들다 보니 농구에 대해 알게 됐고, 그러다 빠져들게 됐죠. 어릴 때부터 누가 미국에 간다고 하면 NBA 비디오 사달라는 부탁도 했어요. 그 비디오는 지금도 가지고 있죠. 하이라이트를 보면서 나중에 크면 저도 저렇게 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웃음).
추플렉스_길거리농구하다 빠져들었는데 그땐 룰도 제대로 몰랐어요. 그냥 과격하게 농구했죠. 무조건 골밑 들어가고, 수비 달고 뜨고 그랬어요. 몸 아끼지 않고 저돌적으로 농구하는 스타일 있잖아요. (어떤 포지션을 맡았나요?) 센터가 없으면 센터, 포워드가 없으면 포워드 다 했어요. 가드는 안 맡았어요. 어릴 때는 볼 핸들링 연습을 많이 안 했거든요. 가드는 30대 들어서면서 맡았죠.
쇼리_저는 어릴 때부터 가드를 맡았는데 ‘핸섬타이거즈’ 촬영하면서 정말 많은 걸 깨달았어요. 농구를 잘한다는 게 아니라 대하는 자세, 시야가 완전 달라졌어요. ‘이게 진짜 농구인가?’ 싶기도 하고, 선수들이 정말 힘들겠다는 것도 느꼈죠. 농구하다 근육 뭉친 것도 처음이었죠. 이전까지는 농구하면서 한 번도 안 다쳤어요. 그건 감사한 일이죠.
추플렉스_쇼리가 짧고 굵잖아요. 안 다칠만한 체형이죠(웃음).

농구는 몸싸움이나 점프가 많아서 항상 부상이 따라붙는 스포츠입니다. 종종 친한 선수가 다치는 모습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도 들 것 같아요.
추플렉스_동병상련이죠. 남일 같지 않아요. 준용이가 십자인대 다쳤다는 소식 들었을 때도 바로 연락했어요. 물론 각 팀의 메디컬 체계가 잘 갖춰져 있겠지만, 저도 똑같은 부상을 당한 경험이 있잖아요. 저만의 노하우를 알려주려고 했죠.
쇼리_저는 선수들에게 부상 조심하라는 말 자체를 안 해요. 진짜 부상당할까 봐요. 한 번 다치면 선수 생활에 큰 지장을 받게 될 수도 있잖아요. 물론 속으로는 항상 부상당하지 말라고 응원하죠.
추플렉스_의학이 발달해서인지 희망을 줄 수 있는 사례도 많이 나오는 것 같아요. 게다가 준용이는 어려서인지 진짜 빨리 회복했죠. NBA에서도 자말 머레이, 잭 라빈이 부상을 딛고 돌아와서 잘하고 있잖아요. 아킬레스건이 가장 재활기간이 긴 부상인데 케빈 듀란트도 성공적으로 복귀했고요. 위안이 됐죠. 같은 부상을 경험해봐서인지 더 팬심을 갖고 지켜보게 되더라고요.

농구와 관련 없는 질문인데, 쇼리는 예전에 콘로우를 한 적도 있지만 항상 삭발을 고수하더라고요.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쇼리_귀찮기도 하고, 이게 제일 잘 어울리기도 하죠. 그런데 사람들이 머리 길렀던 걸 몰라요. 단발이어서 묶고 다닌 적도 있는데 ‘쇼리=삭발’이라고 인식이 되어있어요. 지금은 캐릭터가 되어서 괜찮은데 아기가 있다 보니 다시 기르는 중이에요.(추플렉스 : 아기가 “아빠 대머리”라고 할까봐?) 아기가 있는 부부들끼리 모임이 있는데 나가다 보니 길러야 할 필요성을 느끼게 되더라고요.
추플렉스_하긴, 저도 아기 있으면 이 머리 못할 것 같아요. 점프볼 촬영 때문에 방금 염색하고 온 거예요. (초록색으로 염색한 이유는?) 제가 그동안 여러 색깔을 해봤는데 초록색만 안 해봤거든요. 상추 색깔도 초록색이잖아요(웃음). 원장님께 데니스 로드맨 사진까지 보여드렸죠. 골프도 좋아하니까 ‘공을 페어에 올리겠다’라는 마음으로 초록색을 골랐어요.

농구계를 대표하는 브로맨스인 이대성, 최준용과도 친분이 있습니다. 어떻게 해서 인연이 닿은 건가요?
쇼리_저는 원래 NBA를 좋아했는데 2019년에 한국이 레바논과 월드컵 아시아 지역예선을 한 적이 있어요. 그때 우연히 채널을 돌리다 (이)대성이를 처음 봤는데 이상한 희열이 느껴지더라고요. 이전에도 유명한 선수들이 많았지만 ‘이 선수는 누구지?’ 싶어서 밤새 대성이에 대해 찾아봤어요. 스토리가 있는 선수더라고요. ‘오늘은 이 정도까지만 봐야지’라며 접었는데 대성이에 대해 더 찾아볼 내일이 기대되더라고요. 인스타그램 팔로우해놓고 잤는데 다음날 아침에 맞팔 되어있더라고요. 누가 DM을 먼저 보냈는지는 기억 안 나지만, 주고받다 보니 더 리스펙하게 되고 빨리 만나보고 싶었죠. 대성이가 먼저 만나자고 얘기해줘서 너무 고마웠어요. 실제로 만나보니 성격도 좋더라고요. 운동선수랑 친해진 건 처음이었는데 그러다 보니 준용이도 소개를 받았죠. 준용이는 소개받기 전 스포츠뉴스에서 처음 봤어요. 웬 또라이(?)인가 싶어서 추플렉스 형한테도 뉴스를 보여줬죠(웃음).
추플렉스_준용이는 제가 진짜 오래간만에 NBA에서 KBL로 눈을 돌리게 만든 선수예요. 캐릭터 자체가 너무 신선하잖아요.
쇼리_대성이랑 친해지던 와중에 마침 핸섬타이거즈에서도 섭외가 들어왔어요. 대성이도 가드니까 더 찾아보며 공부하게 되더라고요. 저는 대성이가 더 잘 되길, 더 많은 사람들이 알아봐주길 바라는 마음에 여기저기에 팬심을 드러내고 있어요. 제가 얼마나 유명한 연예인인지는 모르겠지만, 조금이라도 더 이대성이라는 선수를 알리고 싶었죠.
추플렉스_마이너스가 된 건 아니지?(웃음)

이대성은 도전 정신이 강한 선수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최근 일본에 진출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는데 응원의 메시지를 남긴다면?
쇼리_쉽지 않은 길이지만 대성이는 농구에 진심이에요. 한편으로는 ‘더 빨리 만났어야 하는데, 미국 도전할 때부터 알았어야 하는데’라는 아쉬움도 남지만 한국 농구를 위해 오래오래 뛰어줬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고양에 있을 땐 직관을 자주 갔는데 대구로 이적한 후에는 거리나 일정 때문에 많이 못 가봤어요. 일본은 일정 맞춰서 꼭 가보려고요. 호주 진출 얘기 나올 땐 호주여행 계획도 세우고 있었어요.
추플렉스_쇼리는 대성이 경기만 있으면 다른 일정 다 제치는 스타일이에요. 저도 대성이가 성공적인 사례, 멋있는 이단아로 한 페이지에 남길 바라요.

연예인들을 비롯해 전태풍, 최준용, 허훈 등이 참여한 슬램덩크 챌린지는 어떻게 기획하게 된 건가요?
쇼리_회사에서 회의하다 나온 아이디어였어요. 주위에 있는 분들이 도와줘서 재밌게 진행할 수 있었죠. 대성이도 참여하고 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계약을 진행 중인 시기였거든요.
추플렉스_사람들이 진짜 성공한 거냐고 많이 물어봐요. 준용이는 1시간 정도 촬영한 것 같아요.(쇼리 : 제가 계속 장거리 패스해주다 보니 패스가 늘더라고요) 중간에 한 번 들어갔는데 림 튕기고 들어간 거라 안 예뻤죠. 계속 안 들어가서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해보자고 했는데 그게 들어간 거예요. 준용이가 주문한 대로 쿨한 표정과 리액션까지 완벽하게 해줬죠. 오래 걸리긴 했지만 대단한 거예요. 어깨 힘이 없으면 공이 그렇게 안 날아가거든요.

만화 슬램덩크에서는 어떤 캐릭터를 가장 좋아하나요?
추플렉스_저는 무조건 강백호죠. Never Give Up의 상징이잖아요.
쇼리_저도 강백호인데 왠지 송태섭에게 자꾸 눈이 가네요(웃음).

‘핸섬타이거즈’에서 본 감독 서장훈은 평소 알고 지내던 서장훈과 어떻게 달랐나요?
쇼리_무서웠죠. 아, 이건 뭐…. 어떻게 얘기해야 하지?
추플렉스_두드러기 올라오는 거 아냐?(웃음) 쇼리는 (서)장훈이 형이 아끼는 동생이었거든요. 촬영장에 놀러갔는데 쇼리가 뭘 잘못했나 싶더라고요.
쇼리_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웃음). 친구들끼리 하는 농구가 아니었어요. 장훈이 형이 프로그램을 통해 세운 모토는 ‘진짜 농구’였죠. 패턴 연습을 하는데 진짜 어렵더라고요. ‘내가 할 수 있는 건 패스밖에 없구나’ 싶었죠. 100%까진 아니겠지만, 덕분에 농구선수들의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게 됐어요. 프로에서 잘 된 선수들이 얼마나 대단한 건지, 스타가 되지 못한 선수라도 얼마나 노력을 한 건지 느낄 수 있었죠. 장훈이 형 덕분에 농구의 화려한 부분 이외에 선수들이 어떤 노력을 거치는지 알게 됐고, KBL과 NBA 선수들의 스토리에 더 귀 기울이게 됐어요. 농구에 대한 개념이 완전히 달라진 거죠.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촬영 끝난 날 밤이었는데 전화를 하시더라고요. 얼마나 긴장하고 있었는지 “예, 감독님”이라며 전화를 받았죠. 몸 잘 풀고 반신욕도 하면 좋다고 말씀해주시더라고요. 아침에 농구하러 가는 게 싫었던 날도 있었는데 그 따뜻함에 다 풀렸습니다. 장훈이 형, 보고 싶습니다!
추플렉스_쇼리는 ‘핸섬타이거즈’를 통해 농구를 더 좋아하고 빠져들게 됐어요. 저도 장훈이 형에게 고마운 일이 있었어요. 무릎 다쳤을 때라 목발 짚고 촬영하는 걸 보러 갔는데 “다리 어떻게 된 거야?”라고 하시더라고요. 장훈이 형이 저를 추가 멤버로 영입할 계획이 있었던 거죠. 아쉬워하셨지만 사실 제일 아쉬운 건 저였어요. 그래서 ‘다치면 잃는 게 많다’라는 걸 더욱 뼈저리게 느꼈죠.
쇼리_프로그램 끝난 이후에도 멤버들과 농구는 꾸준히 하고 있어요. 물론 출연진 중 빠진 멤버도, 새롭게 들어온 멤버도 있고요.

두 분이 그룹을 결성하게 된 과정도 궁금합니다.
쇼리_제 고등학교 선배의 친구여서 알고 있었는데 가수가 되기 위해서 처음 만난 건 20살쯤이었어요. 주석(래퍼) 형을 통해서 한 팀이 됐죠.
추플렉스_제가 주석 형 크루에 들어가게 된 과정이 재밌어요. Double K(래퍼)랑 어릴 때부터 친구였는데 같이 양재동에 길거리농구 하러 갔거든요. 미친 듯이 뛰는 저를 보시더니 “너처럼 흑인 느낌 있는 멤버가 필요했는데 랩 해볼래?”라고 하셨죠. 제가 랩을 막 시작할 때이긴 했는데 랩은 안 들어보고 농구하는 것만 보고 크루 제의를 하셨던 거죠. 원래 각자 솔로 앨범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주석 형이 둘이 팀을 해보라고 제안하셨어요. 처음에는 안 어울릴 것 같았는데 잘 맞았죠. 지나고 돌아보니 농구를 통해 맺은 인연이 많네요.

팀명이 마이티 마우스인 이유가 궁금합니다.
추플렉스_주석 형이랑 같이 지방 행사 내려가는 카니발 안에서 얘기를 주고받았어요. 언밸런스, 상추와 쇼리, 소울브라더스가 나왔죠. 어머니가 기독교 신자이신데 “믿음의 형제들은 어때?”라고 하시더라고요(웃음). 래퍼는 입으로 승부하잖아요. 애니메이션 마이티 마우스(Mighty Mouse)에서도 영감을 받아서 팀명을 마이티 마우스(Mighty Mouth)로 정했죠.

애착을 갖고 있거나 점프볼 독자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노래는?
추플렉스_당연히 ‘슬램덩크’죠. 농구 골대든, 텀블러든 골이라면 상관없습니다. ‘슬램덩크’ 들으시고 재밌는 슬램덩크 챌린지도 만들어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쇼리_대성이 주제곡을 만들어야 하는데…. 아직 얘기하긴 조심스러운데 트랙이 있긴 해요. 앞으로 기회가 닿으면 좋겠어요.

마이티 마우스가 전망하는 올 시즌 MVP 후보는 누구인가요?
추플렉스_준용이나 허훈 선수? 슬램덩크 챌린지 해준 선수 중 1명이 받았으면 좋겠어요.
쇼리_저도 준용이 꼽을게요.

벌써 마이티 마우스로 데뷔한지 15년이 흘렀습니다. 농구로 비유하면 지금이 몇 쿼터일까요?
추플렉스_하프타임인 것 같아요. 3쿼터에 들어가기 위해 충전하고, 컨디션 조절하면서 다시 마인드 셋하는 거죠.
쇼리_전 아직 1쿼터요. 할 일이 너무 많이 남아있거든요. 요새 ‘70살에도 이렇게 뛰면서 공연할 수 있을까?’란 생각을 종종 해요. 그때가 되면 어떤 식으로 공연해야 할지 와이프와 얘기 나눈 적도 있고요.
추플렉스_잠깐, 저도 바꿀게요. 라커룸에서 워밍업 중인 걸로요(웃음). 쇼리가 70살 얘기를 왜 했냐면, 최근 삼일제약 70주년 행사에 갔어요. 삼일제약 측에서 80주년, 100주년 때도 와달라고 하셨는데 그때가 되면 저희는 할아버지잖아요. 삼일제약에서 만든 약 먹고 올라가야죠(웃음).

가수로 향후 목표가 있다면?
추플렉스_숫자에 연연하고 싶진 않지만, 저희가 음원차트 1위는 올랐는데 음악방송에서는 2위만 해봤어요. 언젠가 한 번은 음악방송에서도 1위에 오르고 싶어요. 그리고 지난달 29일에 ‘SUPER KOREAN(슈퍼코리안)’이라는 신곡이 나왔어요. 한국에 대해 궁금해 하는 외국인 친구들이 많은데 제 관점에서 한국 문화에 대해 소개하는 노래예요. 코로나19 확산 전 만들었는데 당분간 공연할 수 없을 것 같아서 발매를 미뤘던 곡이죠. LA, 라스베이거스에서 찍은 뮤직비디오가 담긴 하드가 날아가서 뮤직비디오를 새로 찍었어요. 감사하게도 다시 촬영할 때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셨어요. 한국에 대해 재밌게 소개했고, 유명한 분들도 나옵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이번에는 뒷 표지에 나오지만, 다음에는 점프볼 최초로 앞표지에 등장하는 그룹이 되고 싶어요. (우승한다면 최준용과 함께 표지 촬영하는 게 어떨까요?) 오, 그거 좋네요.
쇼리_진짜 그렇게 되면 기념적인 순간일 것 같아요. 물론 이렇게 인터뷰하는 것도 기념입니다. 우리는 ‘KBL의 김흥국’이 될게요(웃음).

점프볼 독자들 또는 한국 농구를 향한 메시지를 부탁드립니다.
쇼리_해외파라는 것이 꼭 미국만 있는 게 아니잖아요. 최근 일본에 진출한 한국선수가 많은데 저는 너무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축구는 유럽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리그에 나가서 활약하고, 그거에 대한 시너지 효과가 크게 일어나잖아요. 해외파라고 하면 ‘와’ 하는데 농구는 반응이 조금 다르더라고요. 대성이를 비롯해 해외리그로 가는 선수들이 잘 됐으면 하고, 이 선수들로 인해 어린 선수들도 더 많은 무대에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친선전이 더 활성화돼 국가대표에 대한 선수, 팬들의 자부심이 더 커졌으면 해요.
추플렉스_농구 좋아하는 분들이 많이 하는 말인데 예전에 농구가 난리 났던 시절이 있잖아요. 그때처럼 다시 농구 붐이 일어났으면 좋겠어요. 요새 올 듯 말듯하고 있는데 농구 붐이 꼭 다시 일어날 겁니다. 저는 준용이처럼 개성 있는 선수가 더 많이 나와야 된다고 생각해요. 예전에는 “네가 지금 그런 거 할 때냐? 가서 연습이나 더 해”라고 하는 사람들이 많았잖아요. 요새는 팀 분위기가 많이 자유로워진 것 같더라고요. 저는 문화생활을 즐기는 것도 선수들에게 분명 필요한 부분이라 생각해요. 이를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면 그게 농구할 때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거든요.
쇼리_KBL 인스타그램 보니까 요새 챌린지를 다양하게 하더라고요. 저희도 해주셨으면….
추플렉스_KBL 홍보대사 맡겨주시면 그 누구보다 열심히 할 수 있어요. 제가 예전부터 회사 대표님들께 제일 많이 들은 얘기가 “너 가수야. 농구 좀 그만해”였어요. 혹시 이 글을 보는 분들 중 농구 관련 행사를 기획 중이라면 마이티 마우스를 불러주세요. 농구와 관련된 행사는 그 누구보다 잘할 자신 있습니다.

이대성이 말하는 쇼리
“저는 에너지가 좋은 사람들에게 끌리는 편이에요. 쇼리 형은 농구를 좋아하는 연예인이어서 알게 됐지만, 쇼리 형이 갖고 있는 에너지가 너무 좋아서 이렇게 더 깊게 친해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제가 배울 점도 많은 분이고요. 사실 슬램덩크 챌린지는 제가 제일 먼저 하고 싶었는데 계약이 한창 진행 중이던 시기여서 쇼리 형에게 미리 양해를 구했어요. 다음에 기회가 닿으면 저도 꼭 참여해야죠. 쇼리 형은 대중들뿐만 아니라 주위에 있는 사람들에게도 밝은 에너지를 많이 전해주세요. 개인적인 바람이라면 오랫동안 옆에서 그 에너지를 받고, 저도 쇼리 형에게 에너지를 줄 수 있는 사이로 남고 싶어요.”

#사진_문복주 기자, KBL PHOTOS, 이대성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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