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대출 갈아타기, 은행·앱 창구 거래 7000억 vs 핀테크 3000억

이용안 기자 2023. 8. 10.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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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의 앱과 창구에서 이뤄진 '비대면 신용대출 갈아타기'가 플랫폼사 앱 내에서 이뤄진 거래보다 2배 이상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은행들이 플랫폼사에 제공한 비대면 대환대출 전용 상품보다 자사 앱에서 갈아탈 수 있는 상품 경쟁력이 좋은 경우도 있어서다.

비대면 대환대출에서 종속 현상이 나타나지 않은 이유는 은행들이 플랫폼사에 제공한 전용 상품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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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의 앱과 창구에서 이뤄진 '비대면 신용대출 갈아타기'가 플랫폼사 앱 내에서 이뤄진 거래보다 2배 이상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은행들이 플랫폼사에 제공한 비대면 대환대출 전용 상품보다 자사 앱에서 갈아탈 수 있는 상품 경쟁력이 좋은 경우도 있어서다.

9일 금융업권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기준 비대면 대환대출 서비스를 통해 이동된 대출 1조48억원 가운데 7000억원 정도가 시중은행·인터넷은행·지방은행의 앱과 창구에서 대환대출됐다. 토스, 카카오페이, 핀다 등 플랫폼사에서 성사된 대환대출은 3000억원 가량으로 은행에서 이뤄진 거래의 절반 이하 수준이었다.

비대면 대환대출은 '비대면-원스톱'으로 여러 금융사의 대출상품을 비교한 후 갈아탈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다. 그동안은 고객이 대환대출을 하려면 오프라인 영업점을 방문해야 하는 등 번거로운 절차를 거쳐야만 했다. 19개 은행, 18개 저축은행, 7개 카드사, 9개 캐피탈사와 23개 플랫폼사가 참여했다.

비대면 대환대출 서비스가 시작된 지 두 달이 지났지만, 우려와 달리 금융권의 플랫폼 종속 문제는 아직 두드러지지 않았다. 은행과 플랫폼사간 7대 3의 거래 비중은 서비스 시작 당시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온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당국이 비대면 대출 갈아타기를 추진한다고 밝혔던 2021년부터 은행들은 자신들이 플랫폼에 종속될 것이라 토로해왔다. 고객들이 은행이 아닌 플랫폼을 통해서만 금융서비스를 이용해 본인들은 상품 납품업체로 전락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일부 지방은행은 신규 신용대출 70%가 플랫폼에서 이뤄지고 있는데, 비대면 갈아타기를 통해 종속 현상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분석한 것이다.

비대면 대환대출에서 종속 현상이 나타나지 않은 이유는 은행들이 플랫폼사에 제공한 전용 상품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최소 1개 이상의 플랫폼사와 상품 협약을 맺고 비대면 전용 대출상품을 만들어 플랫폼사에 입점시켰는데, 기존에 은행들이 판매하고 있는 대출상품의 금리가 더 낮은 경우도 있다. 예컨대 고객이 A플랫폼사 앱에서 갈아탈 대출을 비교했을 땐 B은행 상품의 최저금리가 6%로 나타나는 반면, B은행 앱에서는 5.5% 금리의 상품이 존재할 수 있다는 뜻이다.

오프라인 지점 창구영업 강화도 비대면 갈아타기 점유율을 높이는 데 일조했다. 창구 직원이 찾아온 고객에게 비대면 대환대출을 권유해 갈아타기를 성사시키는 식이다. 비대면 대환대출은 금융결제원이 운영하는 인프라를 통해서만 가능해 창구에서 이뤄진 대출 갈아타기도 실적으로 집계된다.

플랫폼사들은 아직 서비스 초기인 만큼 고객 편익 극대화에 집중해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한 플랫폼사 관계자는 "상품 입점에서 주도권을 가진 은행이 플랫폼에 제한적으로 대출 상품을 공급하면 자연스레 점유율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며 "플랫폼사들이 정책 취지에 맞게 단기적 이익보다 고객 편의 극대화에 초점을 맞춰 서비스를 고도화해 나가는 만큼 금융당국에서도 플랫폼사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용안 기자 ki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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