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 시장 최고의 CB' 김민재가 뮌헨을 선택한 이유 공개..."투헬과 영상통화 이후 분명해졌다"
[인터풋볼] 신인섭 기자= 김민재가 바이에른 뮌헨 이적을 결정하는 데에는 토마스 투헬 감독과의 영상통화가 결정적이었다.
지난해 여름 나폴리 유니폼을 입은 김민재는 곧바로 핵심 선수가 됐다. 김민재는 올 시즌 나폴리가 치른 경기 중 2경기를 제외하고 모두 출전했을 정도로 루치아노 스팔레티 감독의 많은 신임을 받았다. 김민재는 팀의 33년 만에 스쿠데토에 일조하기도 하며 알짜배기 영입으로 찬사를 받았다.
그야말로 '괴물'이다. 김민재는 축구통계매체 '풋몹' 기준 시즌 평점 7.43(세리에A 전체 10위), 90분 당 패스 정확도 75.1%(전체 1위), 90분 당 인터셉트 1.2개(전체 52위), 90분 당 클리어링 3.6개(전체 23위) 등을 기록했다.
자연스럽게 여름 이적시장 최고의 센터백 자원 중 하나로 꼽혔다. 우선 바이아웃 금액이 매우 낮은 것이 큰 이유였다. 나폴리는 김민재의 가치와 잠재성을 일찍 알아보고 '바이아웃'을 삽입했다. 바이아웃은 5,000만 유로(약 720억 원)로 알려져 있다. 바이아웃 발동 조건이 있었다. 해외 구단을 대상으로만 7월 1일부터 15일까지 발동되는 조건이다.
이에 뮌헨은 김민재의 군 생활이 마무리되는 날에 맞춰 직접 한국까지 찾아왔다. 발빠르게 메디컬 테스트를 진행했고, 구두 계약을 맺었다. 이미 사전에 협의가 된 내용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김민재가 퇴소 이후 곧바로 뮌헨과 계약을 맺기 위해선 입대 전 사전 회담이 있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는 김민재의 인터뷰로도 추측이 가능하다. 김민재는 9일(한국시간) 독일 '빌트'와 인터뷰에서 뮌헨 이적을 결심한 이유를 설명했다. '뮌헨이 당신과 계약하고 싶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가장 먼저 한 일은?'이라는 물음에 김민재는 "뮌헨이 나를 원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정말 놀랐다. 뮌헨의 도시, 구단 등은 독일의 훌륭한 상징이다. 매우 영광스럽게 생각했다"고 언급했다.
투헬 감독과의 영상 통화가 결정적이었다. 김민재는 "통화는 결정적이었고 매우 감동했다. 투헬 감독은 나에 대해 매우 긍정적으로 말해줬다. 그는 나의 모든 것을 알고 있었고, 내 경기에 대해 속속들이 알고 있었다"라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어 "그뿐만이 아니다. 그는 나에 대한 명확한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매우 상세했다. 그것은 나에게 큰 감동을 주었고, 자신감과 안정감을 주었다. 그의 의견은 내 플레이, 강점에 대한 내 생각과 정확히 일치했다. 투헬 감독과의 대화에서 즉시 분명해졌다"고 덧붙였다.
감독의 플랜에 있다는 점은 매우 중요하다. 시즌을 치르며 꾸준하게 감독의 선택을 받을 가능성이 높고, 투헬 감독도 김민재를 통해 분데스리가 우승을 비롯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에 도전할 계획이라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김민재는 이미 프리시즌에 치러진 경기를 통해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김민재는 가와사키전을 통해 뮌헨 데뷔를 이뤄냈다. 당시 선발 출전한 김민재는 뱅자맹 파바르와 함께 수비 라인을 구축해 뮌헨 선수들과 처음으로 호흡을 맞췄다. 리버풀전에도 선발로 나섰다. 다요 우파메카노와 수비 라인을 형성했다.
공격포인트를 달성하기도 했다. 김민재는 경기 초반 실책을 범하기도 했지만, 세르쥬 그나브리를 향한 롱 패스를 통해 어시스트를 적립하기도 했다. 또한 마지막 '모의고사'였던 AS모나코전에도 선발로 나서며 시즌을 앞두고 마지막 점검을 마쳤다.
실수도 있었지만, 충분히 실력을 증명했다. 하지만 김민재는 프리시즌 경기에 대해 "나 자신에게 만족하지 않는다. 특히 체력 수준이 만족스럽지 않다. 여전히 여기에서 크게 향상되기를 원한다. 또 팀원들과 더 친해져야 한다. 외부의 피드백이 좋다. 나는 오히려 자기비판적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빌트'는 김민재의 군 생활 이야기도 들었다. 김민재는 "전문 분야에서 정밀하게 제어되는 훈련은 운동선수의 신체 조건에 적합하지 않다. 이후 나는 동료들보다 뒤처졌지만, 올바른 길을 가고 있다. 리그가 시작될 때 과거의 모습을 유지하고 싶다. 근육량이 좀 줄어서 파스타와 고기를 많이 먹고 있다"고 밝혔다.
김민재도 불침번은 고통이었다. 그는 "프로 축구 선수로서 호텔 1인실에 많이 익숙해져 있다. 군대에서는 남자 14명이 작은방을 같이 썼다. 우리는 일찍 잠들어야 했다. 하지만 정말 힘들었던 건 야간 경계 근무였다. 취침 시간은 밤 10시부터 아침 6시까지였고, 그 시간 동안 모두가 1시간 동안 근무를 서야 했다. 새벽 2~3시 사이가 특히 피곤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민재는 "나는 3주만 복무하면 됐는데, 한국의 남자 복무 기간은 보통 18개월이다. 군인들에게 일상이 어떤 의미인지 체험할 수 있었다. 힘든 삶이다. 그들을 존경한다"며 군 생활을 마친 소감을 전했다.
개인적인 질문이 이어졌다. '190cm의 큰 키에도 불구하고 빠른 속도와 체력을 겸비했다. 원천은?'이라는 물음에 김민재는 "좋은 유전자를 갖고 있기 때문에 부모님에게 감사하다. 어렸을 때 훈련도 많이 했고, 타이어를 등에 지고 언덕을 뛰곤 했다"고 답했다.
'몬스터'란 별명에 대해서는 "참 마음에 든다. 나에게 그것은 경기장에서 내 자질을 설명하기 때문에 긍정적이다. 뮌헨에서도 이 별명에 부응하고 뮌헨 팬들이 나를 싸우고 강한 수비수로 볼 수 있도록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상대한 선수 중 가장 힘든 선수로는 올리비에 지루를 뽑았다. 김민재는 "지루는 강하고 피지컬이 좋고 헤딩 능력이 뛰어나고 지능적이다. 그는 공을 패스하고 득점도 할 수 있는 선수다"라며 이유를 설명했다.
김민재는 뮌헨 하면 떠오르는 인물로 마타이스 데 리흐트를 꼽기도 했다. 그 이유에 대해 "데 리흐트트 유벤투스에서 좋은 시즌을 보냈다. 그래서 그를 더 집중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했다. 뮌헨의 관심을 들었을 때 즉시 데 리흐트를 생각했다"라면서 "우리는 이제 매우 잘 지낸다. 물론 2명의 중앙 수비 자리를 놓고 경쟁이 있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이것은 프로 축구다"라고 전했다.
김민재는 아직까지 '전통적인 뮌헨 신고식'을 치르지 않았다. 뮌헨도 나폴리와 마찬가지로 이적 이후 노래를 불러야 한다. 김민재는 "나는 전통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아직 기회가 없었다. 다른 선수들과 투헬 감독님이 노래하는 영상을 봤다. 솔직히 나는 안 해도 될 것 같다"며 웃었다.
뮌헨 역사에서 가장 깊은 영감을 받은 선수로는 프란츠 베켄바워를 선택했다. 그는 "베켄바워는 항상 위를 바라보고 있었고, 나는 그의 영상을 본 적도 있다. 내 롤 모델이다. 또한 브라질 수비수 루이수와 함께 플레이 해보고 무언가를 배우고 싶다. 내가 좋아하는 두 명의 전설이다"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모든 대회 우승에도 조심스러우면서도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민재는 "뮌헨 선수로서 우리는 유럽축구연맹(UEFA) UCL에 집중해야 할 의무가 있다. 클럽은 우승을 위한 모든 것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단기적으로 나는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초반 경기들을 승리하고 싶다"고 목표를 밝혔다.
분데스리가에 도전장을 내민 김민재다. 그는 "분데스리가는 유럽 최고의 리그 중 하나이며 (도전은) 과제이다. 나의 자질을 가져오고 끝까지 플레이함으로써 팀원들을 돕고 싶다. 어떤 스트라이커를 상대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나는 그를 짜증나게 하고 방어하고 싶다. 상대방의 이름에 너무 신경 쓰면 집중도가 떨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뮌헨은 오는 13일 라이프치히와의 DFL-슈퍼컵을 치른 뒤, 19일 베르더 브레멘과 2023-24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개막전을 치를 예정이다. 김민재도 남은 시간 동안 더욱 폼을 끌어올려 개막전 선발 출전을 노릴 계획이다.
사진=바이에른 뮌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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