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기 빠지고 눈 커져" SNS 미녀 잇템…똑같이 먹어도 효과 없었던 이유

식품의약품안전처가 4월 SNS 인플루언서 계정을 특별 단속해 적발한 허위·과대 광고 사례./사진제공=식품의약품안전처

#'면역력 챙겨 가세요', '붕어가 되지 않기 위해 마시는 붓기차', '변비·비만 해결'.

위와 같은 문구로 일반 식품을 판매하거나 광고하면 모두 식품표시광고법 위반이다. 최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한 식음료 공동 구매가 늘어나면서 허위·과장 광고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일반 식품을 건강기능식품, 의약품처럼 오인하게 하거나 특정 효능이 있다고 알리는 방식으로 판매가 이뤄져 주의가 요구된다.

9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유튜브 등을 포함한 SNS의 불법·부당 광고 적발 건수는 7212건이다. 2020년 3850건, 2021년 4732건으로 해마다 적발 건수가 느는 추세다.

서울시전자상거래센터의 'SNS 이용실태조사'에 따르면 SNS 이용자의 50%가 SNS를 통해 쇼핑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구매 이용 빈도가 가장 높은 매체는 인스타그램이다. SNS 쇼핑의 피해 유형으로는 54.4%가 '허위·과장 광고'를 꼽았다.

인증받지 않은 성능을 허위·과장으로 알려 소비자에게 피해가 돌아간 것이다. 식약처는 '건강기능식품 인증마크' 등을 확인해야 한다며 주의를 요구하지만 판매자들은 정가 대비 20~40%가량 저렴한 가격과 확인되지 않은 문구 등으로 구매를 유도하고 있다.

인스타그램에서 공동 구매 경험이 있는 오모씨(26)는 "인플루언서가 사용 전후 사진을 보여주면서 수분 보충·미백 효과 등을 강조하면 구매 심리가 자극되지만 효과를 보지 못했다"며 "효과가 없었다고 문의해도 환불이 어렵거나 사람마다 생활 습관에 따라 효과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고 말했다.

오씨가 구매한 제품은 고형차와 효소로 건강기능식품 표시가 없다. 하지만 오씨가 본 인스타그램 계정주는 '혈액 순환 끌어올린다', '소화 잘 안되는 분', '부기 빠져 눈 크기 2배 된다' 등의 문구로 제품을 홍보했다. 이는 모두 적발 대상이다.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 8조 1항은 일반 식품에 위와 같은 문구를 표시하거나 광고해선 안 된다고 규정한다. △질병의 예방·치료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인식할 우려가 있거나 △식품 등을 의약품으로 인식할 우려가 있거나 △건강기능식품이 아닌 것을 건강기능식품으로 인식할 우려가 있는 표시 또는 광고를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식약처는 수시로 SNS,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모니터링하면서 부당 광고 행위를 적발한 뒤 지자체엔 행정 처분을,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엔 사이트 차단을 요청하고 있다. 하지만 식약처는 인스타그램 등에서 공동 구매로 물건을 파는 사람들이 기업 혹은 등록된 사업자가 아니어서 빠른 시정 조치가 어렵다는 점을 지적했다.

행정 처분을 위해선 판매자의 이름, 연락처, 소재지 등의 정보를 알아야 하는데 SNS에선 개인의 인적사항을 빠르게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판매 게시물을 삭제해 적발을 피하는 경우도 있다. 식약처가 지난 4월 실시한 인플루언서 계정 특별단속도 행정 처분과 수사 의뢰까지 2개월가량 걸린 것으로 전해졌다.

식약처 관계자는 "단속 대상 선정을 위해 기초 조사부터 실시하고 그 뒤엔 SNS 계정의 소유주를 추적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며 "주의 깊게 보지 않으면 광고를 믿고 구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애매한 문구, 표현 방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방법으로 상시 점검하면서 조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제공=식품의약품안전처

유예림 기자 yesrim@mt.co.kr